기능분산으로 신성장동력 발굴 한계… 정부 조직개편 의지가 관건
ICCT(정보통신콘텐츠기술) 통합부처를 다시 신설하자는 김형오 국회의장의 13일 발언은 정치권은 물론 이해관계에 있는 방송통신위원회, 지식경제부, 문화체육관광부, 행정안전부 등 정부부처에 큰 화두를 던졌다.
이날 김 의장의 제안이 사전에 각 정부부처와 조율을 거친 사항은 아니지만, 여야 정치권 상당수가 ICT 기능통합, 또는 이에 준하는 조직개편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어 정치권과 정부차원의 부처통합 및 신설논의의 물꼬를 틀 것으로 보인다. 이명박 정부 들어 단행된 정보통신부 해체가 IT를 기반으로 한 신성장동력 발굴에 한계를 드러냈고, 급변하는 시장흐름을 반영하는데 실패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인식이다.
◇기능분산, IT산업 진흥 구심점 잃어=2008년 2월 정부조직개편의 와중에서 정통부의 IT 컨트롤타워 기능은 △방송통신, 융합(방통위) △제조, 연구개발(지경부) △콘텐츠(문화부) △전자정부(행안부) 등으로 각각 분산됐다. 당시 정통부 해체명분은 이미 일반인들의 생활 속으로 들어온 IT 정책을 제조, 서비스 등 각 산업부문에 스며들게 함으로써 IT 융합을 달성하자는 것이었다. IT 성장은 나름대로 달성한 만큼, 이를 자동차, 선박, 화학 등 제조산업과 교육, 유통 등 서비스 산업 전반에 융합시켜 국가경쟁력을 극대화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2년여가 지난 지금, 당초 기대했던 IT 융합의 가시적인 성과는 나오지 않고 IT컨트롤타워 해체에 따른 후유증만 나타나고 있다는 게 관계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서비스-기기-콘텐츠ㆍ애플리케이션으로 이어지는 IT 생태계 곳곳에서 동맥경화를 일으키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4개 정부부처가 각각의 기득권을 앞세워 서비스, 제조, 연구개발, 콘텐츠 정책과 진흥을 외치다 보니, 구호만 요란하다는 지적이다.
통신업계 한 임원은 "연구개발과 서비스, 서비스와 제조산업, 최근에는 서비스와 콘텐츠를 떼어놓고서는 사업을 할 수 없는 게 시장환경"이라면서 "정부의 IT 기능은 이러한 시장상황과 거꾸로 가고 있다"고 꼬집었다.
특히 IT 정부부처들이 모두 경쟁적으로 정책과 진흥정책들을 쏟아내면서, 산업진흥을 위한 예산집행을 놓고 중복투자 논란과 함께 곳곳에서 갈등만을 야기시키고 있다. 지난해 방통위와 지경부가 각각 정보통신진흥기금, 방송통신발전기금 문제를 놓고 혈전을 벌인데 이어, 올초에는 방통위와 문화부가 콘텐츠 진흥재원을 놓고 갈등을 빚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관련 기업들은 4개 부처 모두의 눈치를 살펴야 하는 상황이 됐다.
가장 큰 문제는 IT 컨트롤타워 부재다. IT 기반의 신성장동력 창출을 위한 힘의 약화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보급을 계기로 전 세계 IT 시장이 모바일 인터넷 산업창출에 주력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국내 IT 업계는 IT 기능분산과 정책기능의 실종, 업체들의 준비부족으로 힘든 혹한기를 경험하고 있다.
최근 정부가 IT 신성장동력을 위한 아젠다를 제시하고 3D, 모바일, 콘텐츠 산업육성을 천명했지만, 정책기능과 산업진흥을 위한 재원이 나뉘어져 있다보니, 투자계획이나 고용창출 목표가 자칫 구호차원에서 그칠 것이란 우려다.
◇정부 IT통합부처 신설논의 불가피= 전문가들은 이같은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 △방통위, 지경부, 문화부 등 3개 부처의 IT 산업기능을 통합, 과거의 정통부 기능을 복원하거나 이것이 불가능하다면 △방통위, 문화부 등을 통합, 서비스-콘텐츠 정책을 일원화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김 의장도 방통위, 지경부, 문화부 등의 기능을 발전적으로 통합, ICCT로 통합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문제는 정부차원에서 정부조직개편 의지가 있느냐의 문제다. 청와대는 IT컨트롤타워 통합에 아직 미온적인 입장이다. 방통위, 지경부, 문화부 등 각각의 IT 정부부처가 기능분산에 따른 적응기를 보내고 있다는 게 청와대측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그러나 부처개편의 실패를 인정하고 싶지않는 측면이 강하다.
IT업무를 추가로 맡게된 지경부, 행안부, 문화부 등도 부정적인 입장이다. 김형오 의장이 당정협의도 거치지 않고 제안한 것도 미풍이 될 가능성을 예고하고 있다. 하지만 IT컨트롤타워 문제는 지방선거까지 앞두고 있어 화두가 될 전망이다.
최경섭기자 kschoi@
이날 김 의장의 제안이 사전에 각 정부부처와 조율을 거친 사항은 아니지만, 여야 정치권 상당수가 ICT 기능통합, 또는 이에 준하는 조직개편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어 정치권과 정부차원의 부처통합 및 신설논의의 물꼬를 틀 것으로 보인다. 이명박 정부 들어 단행된 정보통신부 해체가 IT를 기반으로 한 신성장동력 발굴에 한계를 드러냈고, 급변하는 시장흐름을 반영하는데 실패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인식이다.
◇기능분산, IT산업 진흥 구심점 잃어=2008년 2월 정부조직개편의 와중에서 정통부의 IT 컨트롤타워 기능은 △방송통신, 융합(방통위) △제조, 연구개발(지경부) △콘텐츠(문화부) △전자정부(행안부) 등으로 각각 분산됐다. 당시 정통부 해체명분은 이미 일반인들의 생활 속으로 들어온 IT 정책을 제조, 서비스 등 각 산업부문에 스며들게 함으로써 IT 융합을 달성하자는 것이었다. IT 성장은 나름대로 달성한 만큼, 이를 자동차, 선박, 화학 등 제조산업과 교육, 유통 등 서비스 산업 전반에 융합시켜 국가경쟁력을 극대화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2년여가 지난 지금, 당초 기대했던 IT 융합의 가시적인 성과는 나오지 않고 IT컨트롤타워 해체에 따른 후유증만 나타나고 있다는 게 관계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서비스-기기-콘텐츠ㆍ애플리케이션으로 이어지는 IT 생태계 곳곳에서 동맥경화를 일으키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4개 정부부처가 각각의 기득권을 앞세워 서비스, 제조, 연구개발, 콘텐츠 정책과 진흥을 외치다 보니, 구호만 요란하다는 지적이다.
통신업계 한 임원은 "연구개발과 서비스, 서비스와 제조산업, 최근에는 서비스와 콘텐츠를 떼어놓고서는 사업을 할 수 없는 게 시장환경"이라면서 "정부의 IT 기능은 이러한 시장상황과 거꾸로 가고 있다"고 꼬집었다.
특히 IT 정부부처들이 모두 경쟁적으로 정책과 진흥정책들을 쏟아내면서, 산업진흥을 위한 예산집행을 놓고 중복투자 논란과 함께 곳곳에서 갈등만을 야기시키고 있다. 지난해 방통위와 지경부가 각각 정보통신진흥기금, 방송통신발전기금 문제를 놓고 혈전을 벌인데 이어, 올초에는 방통위와 문화부가 콘텐츠 진흥재원을 놓고 갈등을 빚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관련 기업들은 4개 부처 모두의 눈치를 살펴야 하는 상황이 됐다.
가장 큰 문제는 IT 컨트롤타워 부재다. IT 기반의 신성장동력 창출을 위한 힘의 약화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보급을 계기로 전 세계 IT 시장이 모바일 인터넷 산업창출에 주력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국내 IT 업계는 IT 기능분산과 정책기능의 실종, 업체들의 준비부족으로 힘든 혹한기를 경험하고 있다.
최근 정부가 IT 신성장동력을 위한 아젠다를 제시하고 3D, 모바일, 콘텐츠 산업육성을 천명했지만, 정책기능과 산업진흥을 위한 재원이 나뉘어져 있다보니, 투자계획이나 고용창출 목표가 자칫 구호차원에서 그칠 것이란 우려다.
◇정부 IT통합부처 신설논의 불가피= 전문가들은 이같은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 △방통위, 지경부, 문화부 등 3개 부처의 IT 산업기능을 통합, 과거의 정통부 기능을 복원하거나 이것이 불가능하다면 △방통위, 문화부 등을 통합, 서비스-콘텐츠 정책을 일원화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김 의장도 방통위, 지경부, 문화부 등의 기능을 발전적으로 통합, ICCT로 통합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문제는 정부차원에서 정부조직개편 의지가 있느냐의 문제다. 청와대는 IT컨트롤타워 통합에 아직 미온적인 입장이다. 방통위, 지경부, 문화부 등 각각의 IT 정부부처가 기능분산에 따른 적응기를 보내고 있다는 게 청와대측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그러나 부처개편의 실패를 인정하고 싶지않는 측면이 강하다.
IT업무를 추가로 맡게된 지경부, 행안부, 문화부 등도 부정적인 입장이다. 김형오 의장이 당정협의도 거치지 않고 제안한 것도 미풍이 될 가능성을 예고하고 있다. 하지만 IT컨트롤타워 문제는 지방선거까지 앞두고 있어 화두가 될 전망이다.
최경섭기자 kschoi@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