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T 광장] 네덜란드 IT교육의 경쟁력

은미 포스트마 네덜란드교육진흥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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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10-06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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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들에게 네덜란드 하면 `튤립과 풍차의 나라', `히딩크의 나라' 정도로 인식되어 있다. 흔히 사용되는 `더치 페이(Dutch Pay)'라는 표현으로 매사에 합리적이고 실용적인 사람들로도 흔히 알려져 있다.

실제 네덜란드는 서로 다른 것을 인정하는 관용과 청교도 정신의 절약, 겸손 등이 중요한 미덕으로 삼는다. 다양성을 존중해 외국인에 대한 차별도 적은 편이다. 이러한 네덜란드의 국민적 특성은 교육에서 가장 잘 드러나는데 네덜란드의 교육은 `공교육의 혁명'이라 할 정도로 합리적이고 실용적인 부분을 강조하고 있다.

1등을 키우는 영재교육이 아니라 학생 개개인의 역량을 계발시키는데 중점을 두는 네덜란드식 교육은 아직 한국에는 널리 알려진 편은 아니다. 네덜란드의 학제는 초등교육(4세~12세), 중등교육(13세~18세), 전문교육(MBO), 고등교육(대학)으로 이루어져 있다. 초등교육과정를 마치고 중등교육을 선택할 때 대학에 진학하고자 할 경우에는 6년 예비 대학 교육인 대학진학학교(VWO), 5년 과정의 일반 중등 교육인 일반학교(HAVO)를 선택하고, 중등교육과정을 졸업한 후 바로 직업을 얻고자 한다면 직업 교육을 중심으로 하는 직업학교(VMBO) 중 한 곳을 택해 진학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대학진학 학교나 일반학교 과정을 이수하면 대학으로 진학하여 학사나 석사 학위를 취득할 수 있으며 직업학교 과정을 마치면 4년의 고등 직업훈련인 MBO과정으로 진학하는데 상당수 네덜란드 학생이 직업학교로 진학한다.

또 네덜란드는 대학입학에 필요한 대학입학시험제도가 없다. 네덜란드 대학입학자격에 준하는 중등교육을 이수한 누구라도 어느 대학, 어느 과로도 진학이 가능하다. 바로 이 점이 한국과 가장 큰 차이점이 아닐까 한다.

이런 네덜란드 학제에서 사교육이 파고들 틈이 없다. 첫째, 대학입시가 없으니 대학입학을 위한 무리한 학업이 요구되지 않는다. 무엇보다도 이미 중등교육과정을 선택하는 과정에서 대학 진학자와 취업 희망자가 나뉘어졌기 때문에 경쟁률이 높지 않다. 다만, 입학은 쉬워도 탄탄한 커리큘럼과 시스템을 통해 성실히 공부하여 일정 시험에 합격한 자만이 졸업이 가능하도록 하여 입학생에 비해 졸업생의 수는 크게 차이가 난다.

둘째, 직업의 귀천이 없고 개인의 선택에 편견이 없는 사회 분위기를 들 수 있다. 대학을 나와야만 인정을 해주는 학벌 사회가 아닌 네덜란드에서 구두수선공과 돼지가공육 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는 은행원이나 교사와 똑같은 그저 직업인일 뿐이다. 네덜란드인은 일을 통해 가족을 부양하는 점에 의미를 두고 있으며 그것이 직업의 최고가치이다. 또, 어린 시절부터 자기 주도적 학습을 중시하고 실용성을 강조하기 때문에 대학을 졸업하지 않더라도 학력 차별을 받는 일은 없다.

셋째, 네덜란드 교육의 기본철학인 문제중심학습(Problem Based Learning)을 들 수 있다.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학습하고 수양하는 과정을 중요하게 여기는 문제중심학습은 학생들에게 능동성과 적극성을 길러주고 탐구정신과 창의력의 기반을 닦을 수 있는 교육방법으로 초등교육부터 시작되며 고등교육과정인 대학교 진학 이후에 학생들 스스로 원하는 것을 공부할 수 있도록 한다.

이러한 교육적 특징을 바탕으로 네덜란드 국민 대부분이 모국어인 네덜란드어를 비롯해 영어, 불어, 독어 등을 자유롭게 구사할 수 있으며, 전 국민의 80%가 영어에 능숙하고 국민의 절반이 2개 국어를 할 수 있다. 또, 네덜란드 대학은 영국의 `더 타임스(The Times)'에서 발표한 2009년도 세계대학 200순위(The Top 200 World Universities 2008)에 무려 11개의 대학이 랭크되면서 대학의 질적 우수성을 입증한 바 있다.

한국에서 교육 문제는 가장 첨예한 이슈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특히 IT 산업에 매우 중요한 대학 공과대학 교육 시스템에 대해 일부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네덜란드의 사례를 한국 현실에 그대로 도입하기에는 무리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공교육을 정상화시키고 교육의 본래 가치를 실현하는데 참고할 수 있는 좋은 모델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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