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0건 기술이전 완료ㆍ진행…사업단장제 효과 커
R&D 성과 산업화 연계 중간단계 지원 아쉬워
R&D 성과 산업화 연계 중간단계 지원 아쉬워
■ 21세기 프론티어사업 과학기술에 미래있다
(5) 전문가 좌담회〈끝〉
나노, 환경, 바이오 등 첨단 과학기술 분야에서 세계 정상급 기술력을 확보한다는 목표 하에 지난 1999년말 출범한 교육과학기술부의 중장기 대형 R&D 프로젝트 `21세기 프론티어 연구개발사업'이 10년을 맞아 내년 4개 사업단의 활동 종료를 앞두고 있다. 이 사업은 정부 R&D사업 중 최초로 사업단장이 사업 추진을 책임지는 단장 중심제도를 도입하고 각 사업단의 특허ㆍ사업화 등을 지원하는 전담 연구성과지원센터를 두는 등 새로운 R&D 추진방식으로 주목을 받았다.
21세기 프론티어 사업 기획시리즈의 마지막회로 이 사업의 성과와 의미를 돌아보고 향후 국가 대형 R&D사업 추진방안에 대해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보는 좌담회를 마련했다.
◇참석자(가나다순)
문승현 (주)서남 대표
민경찬 연세대 교수ㆍ대학원장
박항식 교육과학기술부 기초연구정책관(국장)
송지용 프론티어연구성과지원센터장
이강인 프론티어연구개발사업단협의회장(자원재활용기술개발사업단장)
사회=김욱원 디지털타임스 정경과학부장
△사회=교과부의 대표적인 대형 중장기 R&D 지원사업인 21세기 프론티어 사업이 내년 4개 사업단이 종료되는 것을 시작으로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지난 10년간 프론티어 사업이 이뤄낸 성과와 의미는 무엇인가.
△박항식 국장=직접적인 경제효과만 30조원이 기대된다. 내년 종료되는 4개 사업단의 성과도 주목할 만하다. 테라급나노소자사업단에서는 40나노 32Gb 낸드플래시 기술로 세계 시장의 20%를 차지해 약 17조원의 경제효과가 기대된다. 자생식물사업단은 고지혈증 치료 활성물질로 120억원의 로열티가 예상된다. 자원재활용사업단도 혼합폐플라스틱 자동분리선별시스템 개발 등으로 녹색기술의 선봉 역할을 하고 있다. R&D 투입 대비 SCI 논문실적은 국가 전체의 12배 수준이고 논문의 영향력지수(IF)도 3.24로 한국 평균인 2.08의 1.5배가 넘는다. 최근 사업이 종반으로 가면서 기술료 징수율도 높아지고 있다. 지금까지 530건의 기술이전이 완료됐거나 진행되고 있다. 충분한 사전기획을 통해 투자효율성을 높일 수 있었다고 본다.
△사회=이 사업은 그 분야의 전문가가 연구관리를 책임지는 사업단장제를 채택했다. 사업단장제 등 프론티어 사업 추진방식에 대한 진단과 문제점을 지적해 달라.
△이강인 협의회장=전문가에게 연구관리를 맡기는 시스템이 처음 시도돼 상당히 좋은 효과를 봤다고 본다. 전문가가 사업관리를 함으로써 연구거점이 만들어질 수 있었고 연구여건이나 환경변화에 빨리 적응할 수 있는 장점이 있었다. 그러나 평가와 성과관리 체계는 다소 미흡했다고 본다. 서로 다른 성격의 16개 사업단을 객관성, 공정성, 전문성에 맞춰 평가해야 하는데 다 만족시키기가 어렵다. 어느 쪽에 중점을 둬서 평가를 할지가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성과지원센터가 초창기부터 만들어져 활동을 하고 평가센터의 역할도 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홍보도 좀 미흡했다. 투자한 만큼 성과가 어떻게 나왔는지 잘 알리기 위해 성과지원센터가 미리부터 구성돼 1, 2단계부터 홍보가 이뤄졌으면 한다.
△민경찬 교수=대형 사업은 팀워크와 글로벌 네트워크가 중요하다. 또 사업 운영을 기능적으로 접근하면 안되고 철학을 가진 사람이 끌고 가는 게 중요하다. 다만 기존에는 시스템이 경직돼 책임자들이 유연하고 자율적으로 사업을 끌고 가는 게 힘들고 예산 지원, 운영 등이 너무 틀이 짜여져 있어 힘든 점이 있었다. 기본적으로는 사람 중심, 연구자 중심으로 가야 한다고 본다.
한편 전체적으로 사업기획과 평가기능이 취약한 것 같다. 사업을 끝내면서 논문, 기업 기술이전, 특허 등의 처음 계획 대비 성과를 좀더 명확히 가렸으면 한다. 목표와 성과를 명확히 분석해야 다음 사업에 반영할 수 있다. 잘못된 것도 솔직하게 드러내서 다음 프로젝트에 큰 도움이 되는 메시지를 줘야 한다. 이를 통해 과학계의 공감을 얻고 국민의 신뢰를 높이는 것도 중요하다.
△박 국장=사업단장제는 전문연구자가 잘 하는 사람을 컨택해서 그 분야를 끌고 가는 조타수가 돼 보라고 한 것으로, 처음 시도 치고 잘 됐다고 보며 성과도 있었다. 대형 연구사업을 비전문가가 뛰어들어 끌어가는 것은 문제가 크다. 앞으로도 연구자가 사업단장을 맡도록 하되 단장의 자율성을 더 강화하고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잣대를 만들도록 하겠다.
△문승현 대표=전문가가 사업단 대표를 맡을 때 장점은 유연성이다. 첨단분야일수록 변화가 심하고 역동적이다. 무빙 타깃을 정해 두고 1년 내에도 변화를 할지, 계속 갈지 판단하는 것은 그 분야의 전문가가 해야 할 것이다.
△송지용 센터장=프론티어 사업은 10년이 지나면 끝나는 방식인데 성과가 좋은 과제는 다른 프로그램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 기술이전 돼서 기업에서 실용화된 과제는 추적관리해서 이익, 손실, 실용화 등을 지속 관리해야 한다고 본다. 이를 미래 프로그램 평가, 국민홍보 등에 이용할 수 있을 것이다.
△사회=내년부터 새로운 글로벌 프론티어 사업이 진행될 예정이다. 향후 국가 중장기 대형 R&D사업이 성공적으로 이뤄지기 위한 추진방향과 운영체계는 어떻게 잡아야 한다고 보는가.
△이 협의회장=프론티어 사업의 장점인 사업단 체계를 그대로 가되, 평가나 성과활용 등 미흡했던 점을 보완했으면 한다. 프론티어 사업은 R&D의 범위가 기초에서 응용까지 상당히 넓어 평가시 혼선이 있었다. 앞으로 대형 사업에서는 그런 점이 보완돼야 할 것이다. 또 연구과제를 따내지 못한 사람도 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포용하는 체계가 필요하다. 이와 함께 원천기술이 산업화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강한 특허를 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지원체계가 꼭 필요하다. 연구성과지원센터나 사업단 내에 특허 전문가나 분석가와 연계된 특허전략 지원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개발한 원천기술을 시범화하는 채널, 원천기술 산업화를 시도하는 기업에 대한 지원체계도 보강돼야 한다.
△문 대표=R&D 성과가 기술 이전돼 실질적인 산업화로 이어지기 위한 중간단계 지원이 부족하다. 어떤 기술은 특허를 파는 것으로 끝나지만 어떤 것은 산업화가 안되면 소용 없다. 원천특허가 있어도 바로 제품생산으로 이어질 수 없고 중간단계를 거쳐야 한다. 그 단계에서 추가지원이 없으면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기 힘든데, 그 부분을 신경 써 주는 곳이 별로 없다. R&D 성과를 지식경제부 등 다른 부처로 이전해 시범사업에 적용하는 등 사업화가 진행돼야 대기업에서 받아들여 산업화가 이뤄질 수 있다. 과학기술사모펀드 등 정부 펀드도 실패가 전혀 용인 안되고 일반펀드와 같은 형태로 운영되는 만큼 보완이 필요하다.
△송 센터장=좋은 R&D 성과가 나오기 위해서는 기술성, 사업성 등을 객관적으로 판단해 주고 실질적인 기술마케팅도 지원하는 체계가 필요하다. 연구 마지막 단계의 지원도 필요하지만 초ㆍ중반부터 조율하는 것도 중요하다. 센터에서 랩 컨설팅을 해보니 대학 교수나 출연연 연구자들이 실용화를 해보지 않아서 어느 정도 연구성과가 나오면 그 이상은 뭘 할지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본인이 할 것을 다 했으니 더 이상 할 게 없다고 생각한다. 그 단계에서 벤처기업 연계 등이 이뤄질 수 있어야 한다. 우리 센터가 연구 초기단계부터 세계 특허동향과 기술동향 등을 완벽하게 파악해 효과적인 R&D가 이뤄지게 하는 전주기적 지원조직으로 탈바꿈할 수 있도록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민 교수=국가 전체적인 R&D 구조에 대한 퍼즐이 중요하다고 본다. 국가적 R&D 퍼즐의 관계를 잘 링크해야 효율성을 키울 수 있을 것이다. 기초연구도 영역에 따라서는 대형 연구도 필요할 수 있다. 또 연구자가 연구에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이 우선 마련돼야 한다. 연구자들이 연구비를 따기 위해 뛰어다니는 시간이 너무 많다. 특히 혁신본부가 폐지돼 컨트롤타워가 없어지다 보니 연구자들이 기획재정부까지 뛰어야 한다. 책임연구자가 연구에 몰두해야 하는데 그 밑의 그룹이 연구하니까 연구 질이 떨어질 수 있다. 또 기존의 규제 및 관리형 평가에서 성과평가로 평가의 틀이 바뀌어야 한다. 감사원, 재정부, 국회부터 바뀌지 않으면 평가체계가 안 바뀐다. 사회 전체적인 평가체계가 변해야 한다. 과학기술의 가치를 중요하게 보는 환경도 필요하다.
△박 국장=글로벌 프론티어 사업에서는 실패를 과감히 허용하고 평가도 획일적 형태가 아니라 연구 특성에 맞는 평가방법을 고심해 내놓을 것이다. 또 사업단장의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하되, 아는 사람만 모이는 부작용을 막기 위해 장치를 마련하고 사업과제에 탈락한 사람도 함께 참여할 수 있게 할 계획이다. 연구비 지급도 그동안은 획일적으로 했는데 사업별로 100억에서 300억원까지 다양화 할 생각이다. 또 연구성과가 사업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경부, 복지부 등과 부처간 연계프로그램을 만들어 잘 된 성과는 다른 부처로 이관하는 체계를 만들고자 한다. 이와 함께 기초연구비와 R&D 예산을 꾸준히 늘리고 연구자들이 안정적인 연구를 할 수 있도록 연구선진화 과제를 다음달 중 마련할 예정이다.
정리=안경애기자 naturean@
사진=김동욱기자 gphoto@
(5) 전문가 좌담회〈끝〉
나노, 환경, 바이오 등 첨단 과학기술 분야에서 세계 정상급 기술력을 확보한다는 목표 하에 지난 1999년말 출범한 교육과학기술부의 중장기 대형 R&D 프로젝트 `21세기 프론티어 연구개발사업'이 10년을 맞아 내년 4개 사업단의 활동 종료를 앞두고 있다. 이 사업은 정부 R&D사업 중 최초로 사업단장이 사업 추진을 책임지는 단장 중심제도를 도입하고 각 사업단의 특허ㆍ사업화 등을 지원하는 전담 연구성과지원센터를 두는 등 새로운 R&D 추진방식으로 주목을 받았다.
21세기 프론티어 사업 기획시리즈의 마지막회로 이 사업의 성과와 의미를 돌아보고 향후 국가 대형 R&D사업 추진방안에 대해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보는 좌담회를 마련했다.
◇참석자(가나다순)
문승현 (주)서남 대표
민경찬 연세대 교수ㆍ대학원장
박항식 교육과학기술부 기초연구정책관(국장)
송지용 프론티어연구성과지원센터장
이강인 프론티어연구개발사업단협의회장(자원재활용기술개발사업단장)
사회=김욱원 디지털타임스 정경과학부장
△사회=교과부의 대표적인 대형 중장기 R&D 지원사업인 21세기 프론티어 사업이 내년 4개 사업단이 종료되는 것을 시작으로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지난 10년간 프론티어 사업이 이뤄낸 성과와 의미는 무엇인가.
△박항식 국장=직접적인 경제효과만 30조원이 기대된다. 내년 종료되는 4개 사업단의 성과도 주목할 만하다. 테라급나노소자사업단에서는 40나노 32Gb 낸드플래시 기술로 세계 시장의 20%를 차지해 약 17조원의 경제효과가 기대된다. 자생식물사업단은 고지혈증 치료 활성물질로 120억원의 로열티가 예상된다. 자원재활용사업단도 혼합폐플라스틱 자동분리선별시스템 개발 등으로 녹색기술의 선봉 역할을 하고 있다. R&D 투입 대비 SCI 논문실적은 국가 전체의 12배 수준이고 논문의 영향력지수(IF)도 3.24로 한국 평균인 2.08의 1.5배가 넘는다. 최근 사업이 종반으로 가면서 기술료 징수율도 높아지고 있다. 지금까지 530건의 기술이전이 완료됐거나 진행되고 있다. 충분한 사전기획을 통해 투자효율성을 높일 수 있었다고 본다.
△사회=이 사업은 그 분야의 전문가가 연구관리를 책임지는 사업단장제를 채택했다. 사업단장제 등 프론티어 사업 추진방식에 대한 진단과 문제점을 지적해 달라.
△이강인 협의회장=전문가에게 연구관리를 맡기는 시스템이 처음 시도돼 상당히 좋은 효과를 봤다고 본다. 전문가가 사업관리를 함으로써 연구거점이 만들어질 수 있었고 연구여건이나 환경변화에 빨리 적응할 수 있는 장점이 있었다. 그러나 평가와 성과관리 체계는 다소 미흡했다고 본다. 서로 다른 성격의 16개 사업단을 객관성, 공정성, 전문성에 맞춰 평가해야 하는데 다 만족시키기가 어렵다. 어느 쪽에 중점을 둬서 평가를 할지가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성과지원센터가 초창기부터 만들어져 활동을 하고 평가센터의 역할도 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홍보도 좀 미흡했다. 투자한 만큼 성과가 어떻게 나왔는지 잘 알리기 위해 성과지원센터가 미리부터 구성돼 1, 2단계부터 홍보가 이뤄졌으면 한다.
△민경찬 교수=대형 사업은 팀워크와 글로벌 네트워크가 중요하다. 또 사업 운영을 기능적으로 접근하면 안되고 철학을 가진 사람이 끌고 가는 게 중요하다. 다만 기존에는 시스템이 경직돼 책임자들이 유연하고 자율적으로 사업을 끌고 가는 게 힘들고 예산 지원, 운영 등이 너무 틀이 짜여져 있어 힘든 점이 있었다. 기본적으로는 사람 중심, 연구자 중심으로 가야 한다고 본다.
한편 전체적으로 사업기획과 평가기능이 취약한 것 같다. 사업을 끝내면서 논문, 기업 기술이전, 특허 등의 처음 계획 대비 성과를 좀더 명확히 가렸으면 한다. 목표와 성과를 명확히 분석해야 다음 사업에 반영할 수 있다. 잘못된 것도 솔직하게 드러내서 다음 프로젝트에 큰 도움이 되는 메시지를 줘야 한다. 이를 통해 과학계의 공감을 얻고 국민의 신뢰를 높이는 것도 중요하다.
△박 국장=사업단장제는 전문연구자가 잘 하는 사람을 컨택해서 그 분야를 끌고 가는 조타수가 돼 보라고 한 것으로, 처음 시도 치고 잘 됐다고 보며 성과도 있었다. 대형 연구사업을 비전문가가 뛰어들어 끌어가는 것은 문제가 크다. 앞으로도 연구자가 사업단장을 맡도록 하되 단장의 자율성을 더 강화하고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잣대를 만들도록 하겠다.
△문승현 대표=전문가가 사업단 대표를 맡을 때 장점은 유연성이다. 첨단분야일수록 변화가 심하고 역동적이다. 무빙 타깃을 정해 두고 1년 내에도 변화를 할지, 계속 갈지 판단하는 것은 그 분야의 전문가가 해야 할 것이다.
△송지용 센터장=프론티어 사업은 10년이 지나면 끝나는 방식인데 성과가 좋은 과제는 다른 프로그램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 기술이전 돼서 기업에서 실용화된 과제는 추적관리해서 이익, 손실, 실용화 등을 지속 관리해야 한다고 본다. 이를 미래 프로그램 평가, 국민홍보 등에 이용할 수 있을 것이다.
△사회=내년부터 새로운 글로벌 프론티어 사업이 진행될 예정이다. 향후 국가 중장기 대형 R&D사업이 성공적으로 이뤄지기 위한 추진방향과 운영체계는 어떻게 잡아야 한다고 보는가.
△이 협의회장=프론티어 사업의 장점인 사업단 체계를 그대로 가되, 평가나 성과활용 등 미흡했던 점을 보완했으면 한다. 프론티어 사업은 R&D의 범위가 기초에서 응용까지 상당히 넓어 평가시 혼선이 있었다. 앞으로 대형 사업에서는 그런 점이 보완돼야 할 것이다. 또 연구과제를 따내지 못한 사람도 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포용하는 체계가 필요하다. 이와 함께 원천기술이 산업화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강한 특허를 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지원체계가 꼭 필요하다. 연구성과지원센터나 사업단 내에 특허 전문가나 분석가와 연계된 특허전략 지원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개발한 원천기술을 시범화하는 채널, 원천기술 산업화를 시도하는 기업에 대한 지원체계도 보강돼야 한다.
△문 대표=R&D 성과가 기술 이전돼 실질적인 산업화로 이어지기 위한 중간단계 지원이 부족하다. 어떤 기술은 특허를 파는 것으로 끝나지만 어떤 것은 산업화가 안되면 소용 없다. 원천특허가 있어도 바로 제품생산으로 이어질 수 없고 중간단계를 거쳐야 한다. 그 단계에서 추가지원이 없으면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기 힘든데, 그 부분을 신경 써 주는 곳이 별로 없다. R&D 성과를 지식경제부 등 다른 부처로 이전해 시범사업에 적용하는 등 사업화가 진행돼야 대기업에서 받아들여 산업화가 이뤄질 수 있다. 과학기술사모펀드 등 정부 펀드도 실패가 전혀 용인 안되고 일반펀드와 같은 형태로 운영되는 만큼 보완이 필요하다.
△송 센터장=좋은 R&D 성과가 나오기 위해서는 기술성, 사업성 등을 객관적으로 판단해 주고 실질적인 기술마케팅도 지원하는 체계가 필요하다. 연구 마지막 단계의 지원도 필요하지만 초ㆍ중반부터 조율하는 것도 중요하다. 센터에서 랩 컨설팅을 해보니 대학 교수나 출연연 연구자들이 실용화를 해보지 않아서 어느 정도 연구성과가 나오면 그 이상은 뭘 할지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본인이 할 것을 다 했으니 더 이상 할 게 없다고 생각한다. 그 단계에서 벤처기업 연계 등이 이뤄질 수 있어야 한다. 우리 센터가 연구 초기단계부터 세계 특허동향과 기술동향 등을 완벽하게 파악해 효과적인 R&D가 이뤄지게 하는 전주기적 지원조직으로 탈바꿈할 수 있도록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민 교수=국가 전체적인 R&D 구조에 대한 퍼즐이 중요하다고 본다. 국가적 R&D 퍼즐의 관계를 잘 링크해야 효율성을 키울 수 있을 것이다. 기초연구도 영역에 따라서는 대형 연구도 필요할 수 있다. 또 연구자가 연구에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이 우선 마련돼야 한다. 연구자들이 연구비를 따기 위해 뛰어다니는 시간이 너무 많다. 특히 혁신본부가 폐지돼 컨트롤타워가 없어지다 보니 연구자들이 기획재정부까지 뛰어야 한다. 책임연구자가 연구에 몰두해야 하는데 그 밑의 그룹이 연구하니까 연구 질이 떨어질 수 있다. 또 기존의 규제 및 관리형 평가에서 성과평가로 평가의 틀이 바뀌어야 한다. 감사원, 재정부, 국회부터 바뀌지 않으면 평가체계가 안 바뀐다. 사회 전체적인 평가체계가 변해야 한다. 과학기술의 가치를 중요하게 보는 환경도 필요하다.
△박 국장=글로벌 프론티어 사업에서는 실패를 과감히 허용하고 평가도 획일적 형태가 아니라 연구 특성에 맞는 평가방법을 고심해 내놓을 것이다. 또 사업단장의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하되, 아는 사람만 모이는 부작용을 막기 위해 장치를 마련하고 사업과제에 탈락한 사람도 함께 참여할 수 있게 할 계획이다. 연구비 지급도 그동안은 획일적으로 했는데 사업별로 100억에서 300억원까지 다양화 할 생각이다. 또 연구성과가 사업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경부, 복지부 등과 부처간 연계프로그램을 만들어 잘 된 성과는 다른 부처로 이관하는 체계를 만들고자 한다. 이와 함께 기초연구비와 R&D 예산을 꾸준히 늘리고 연구자들이 안정적인 연구를 할 수 있도록 연구선진화 과제를 다음달 중 마련할 예정이다.
정리=안경애기자 naturean@
사진=김동욱기자 gphot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