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시장 개방형OS로 무게중심… 3.0ㆍ세계화 공허한 메아리만
■ 정보미디어 이슈 플러스
한국 무선인터넷플랫폼의 기술 독립 상징으로 인식되며 국내에서 유일무이 독보적 입지를 유지하던 위피(WIPI)가 운영체제(OS)의 개방화란 글로벌 메가 트렌드 앞에서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됐다. 위피가 3년이란 짧은 시간 안에 무선인터넷 활성화에 기여하고 4000만대 이상의 단말기에 탑재됐던 것은 한국형, 폐쇄형이란 기술적 특징과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덕에 가능했다.
하지만 위피는 폐쇄라는 기술적 특징을 선택하면서 단말 선택의 다양성, 콘텐츠 선택의 다양성이란 기술선택의 자유는 포기해야했다. 이런 가운데 글로벌 이통시장의 무선인터넷 플랫폼은 개방형 OS에 힘이 실리면서 폐쇄에서 개방으로 그 무게 중심이 옮겨가고 있다.
최근 국내 이통업계를 중심으로 불거지고 있는 위피 의무화 폐지 논란은 이런 세계시장 동향과 무관치 않다. 바야흐로 위피는 개방과 폐쇄 사이에서 그 운명을 선택해야하는 상황을 맞고 있는 것이다.
◇위피의 어제〓위피는 사용자가 휴대폰에서 모바일 콘텐츠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해주는 일종의 미들웨어다. 위피 등장 전에는 국내에는 이통사마다 각기 다른, 예를 들어 SK텔레콤은 SKVM(자바기반), KTF는 브루(자바기반) 등을 사용했다.
위피 등장의 배경은 바로 이통3사가 공통으로 사용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어 단말기→콘텐츠→서비스로 이어지는 연결고리의 효율성을 높이자는 취지였다. 여기에 이통서비스의 첨단화로 점차 그 중요성이 높아지는 모바일 플랫폼 분야의 독자 기술을 확보, 글로벌 시장에서도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는 경쟁 논리도 가세했다.
이런 목적으로 탄생한 위피는 전기통신설비 상호접속기준 개정을 통해 지난 2005년 4월부터 의무화된다. 이후 국내 출시되는 모든 단말기에 위피를 의무적으로 탑재됐다.
위피 등장의 가장 큰 효과는 무선인터넷 플랫폼 분야에서 기술 독립을 이뤘다는 점이다. 정부 주도형이긴 했지만 나름대로 심비안, 윈도모바일 등 글로벌 모바일 플랫폼에 대적할 결과물을 만들어 낸 것이다. 위피 의무화를 추진하면서 퀄컴의 브루 등 미국업체의 입장을 대변하는 미국 정부로부터 기술선택권을 제한한다면서 통상압력이 들어왔던 것이 이를 방증한다.
위피 의무화는 또 우리 단말산업의 외곽을 보호해주는 장벽 역할도 톡톡히 했다. 위피 기술이 없는 외산 단말기 업체들이 이를 커스터마이징하기 위해서는 우리 기술을 거쳐야하기 때문에 사실상 한국 시장에 진입이 원천적으로 차단됐던 셈이다.
◇위피의 오늘〓하지만 이런 위피의 긍정적 측면들은 최근 들어 퇴색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독자적인 모바일플랫폼 기술이라는 취지는 좋지만, 글로벌 시장 대응력이란 측면에서 취약점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정부 주도형이라는 한계가 또 다른 발목을 잡고 있다.
실제 위피는 과거 저 사양 단말기에서 솔루션의 이식성에 중점을 둔 탓에 갈수록 확대되는 스마트폰 및 다기능 휴대폰 시장에 대응이 어렵다는 지적이 많았다. 최근 단말기 CPU의 성능은 ARM7에서 초기 PC수준인 ARM11으로 발전했으며 디스플레이나 메모리도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좋아졌다. 이른바 `PC폰' 시대에 맞게 윈도나 심비안의 S60, 리눅스 같은 운영체제를 탑재해야 한다는 것이다.
휴대폰에서 오피스나 PC용 애플리케이션까지 구동하는 상황에서 소규모 콘텐츠 구동을 위해 설계된 미들웨어격인 위피의 입지가 좁아지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하다. 게다가 최근 거세지고 있는 OS의 개방화 움직임은 위피의 운명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변수다.
노키아 주도로 심비안과 S60, UIQ, 모압(MOAP) 등 굴지의 스마트폰 플랫폼을 결합해 오픈소스화하는 결정은 시장에 막대한 후 폭풍을 일으키고 있다. 이어 리눅스 진영의 립스(LiPs)와 리모(LIMO)도 통합했다. 각 오픈 플랫폼 진영은 유수의 제조사와 이통사, 모바일 솔루션 업체를 끌어모으며 세를 과시하고 있다.전통적인 라이선스 기반인 윈도모바일의 위기론이 심화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때문에 내수전용 플랫폼이자 전통적 라이선스 기반으로 표준화조차 완전하지 않은 위피의 미래가 갈수록 위태로운 것은 명약관화해 보인다.
정부가 위피 3.0과 세계화를 부르짖음에도 이같은 고사양 플랫폼들이 득세하고, 삼성과 LG를 포함한 제조사들은 물론 주요 이동통신사, 독립소프트웨어개발업체(ISV), 콘텐츠 공급사들도 생존을 위해 개방형 OS진영과 합종연횡에 나서는 상황에서 `위피 고도화'가 소리만 요란한 구호로 밖에 들리지 않는 이유다.
김종식 한국무선인터넷솔루션협회 회장은 "위피의 목적은 콘텐츠 호환성 확보였지만, 이통사와 제조사 입장이 다르다보니 내수에서조차 호환성이라는 목표를 제대로 달성하지 못했다"며 "이통 3사조차 호환되지 않는데 어떻게 해외에서 표준화가 되느냐"고 말했다.
그는 "물론 심비안은 모르겠지만 가령 리눅스 기반인 리모에 비해서는 2002년부터 구상된 위피의 기반이 강하지 않겠느냐"면서도 "세계 2, 3위 제조사와 중견 이통사가 있는 우리도 위피를 오픈소스(Open Source)화하면 경쟁력이 있겠지만 너무 시기를 놓친 느낌"이라고 말했다.
특히 참여업체들의 입장이 제각각이어서 위피를 주도할 주체가 없고 정부 역시 위피의 추진력을 잃어버렸다는 게 대다수 업계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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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무선인터넷플랫폼의 기술 독립 상징으로 인식되며 국내에서 유일무이 독보적 입지를 유지하던 위피(WIPI)가 운영체제(OS)의 개방화란 글로벌 메가 트렌드 앞에서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됐다. 위피가 3년이란 짧은 시간 안에 무선인터넷 활성화에 기여하고 4000만대 이상의 단말기에 탑재됐던 것은 한국형, 폐쇄형이란 기술적 특징과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덕에 가능했다.
하지만 위피는 폐쇄라는 기술적 특징을 선택하면서 단말 선택의 다양성, 콘텐츠 선택의 다양성이란 기술선택의 자유는 포기해야했다. 이런 가운데 글로벌 이통시장의 무선인터넷 플랫폼은 개방형 OS에 힘이 실리면서 폐쇄에서 개방으로 그 무게 중심이 옮겨가고 있다.
최근 국내 이통업계를 중심으로 불거지고 있는 위피 의무화 폐지 논란은 이런 세계시장 동향과 무관치 않다. 바야흐로 위피는 개방과 폐쇄 사이에서 그 운명을 선택해야하는 상황을 맞고 있는 것이다.
◇위피의 어제〓위피는 사용자가 휴대폰에서 모바일 콘텐츠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해주는 일종의 미들웨어다. 위피 등장 전에는 국내에는 이통사마다 각기 다른, 예를 들어 SK텔레콤은 SKVM(자바기반), KTF는 브루(자바기반) 등을 사용했다.
위피 등장의 배경은 바로 이통3사가 공통으로 사용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어 단말기→콘텐츠→서비스로 이어지는 연결고리의 효율성을 높이자는 취지였다. 여기에 이통서비스의 첨단화로 점차 그 중요성이 높아지는 모바일 플랫폼 분야의 독자 기술을 확보, 글로벌 시장에서도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는 경쟁 논리도 가세했다.
이런 목적으로 탄생한 위피는 전기통신설비 상호접속기준 개정을 통해 지난 2005년 4월부터 의무화된다. 이후 국내 출시되는 모든 단말기에 위피를 의무적으로 탑재됐다.
위피 등장의 가장 큰 효과는 무선인터넷 플랫폼 분야에서 기술 독립을 이뤘다는 점이다. 정부 주도형이긴 했지만 나름대로 심비안, 윈도모바일 등 글로벌 모바일 플랫폼에 대적할 결과물을 만들어 낸 것이다. 위피 의무화를 추진하면서 퀄컴의 브루 등 미국업체의 입장을 대변하는 미국 정부로부터 기술선택권을 제한한다면서 통상압력이 들어왔던 것이 이를 방증한다.
위피 의무화는 또 우리 단말산업의 외곽을 보호해주는 장벽 역할도 톡톡히 했다. 위피 기술이 없는 외산 단말기 업체들이 이를 커스터마이징하기 위해서는 우리 기술을 거쳐야하기 때문에 사실상 한국 시장에 진입이 원천적으로 차단됐던 셈이다.
◇위피의 오늘〓하지만 이런 위피의 긍정적 측면들은 최근 들어 퇴색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독자적인 모바일플랫폼 기술이라는 취지는 좋지만, 글로벌 시장 대응력이란 측면에서 취약점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정부 주도형이라는 한계가 또 다른 발목을 잡고 있다.
실제 위피는 과거 저 사양 단말기에서 솔루션의 이식성에 중점을 둔 탓에 갈수록 확대되는 스마트폰 및 다기능 휴대폰 시장에 대응이 어렵다는 지적이 많았다. 최근 단말기 CPU의 성능은 ARM7에서 초기 PC수준인 ARM11으로 발전했으며 디스플레이나 메모리도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좋아졌다. 이른바 `PC폰' 시대에 맞게 윈도나 심비안의 S60, 리눅스 같은 운영체제를 탑재해야 한다는 것이다.
휴대폰에서 오피스나 PC용 애플리케이션까지 구동하는 상황에서 소규모 콘텐츠 구동을 위해 설계된 미들웨어격인 위피의 입지가 좁아지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하다. 게다가 최근 거세지고 있는 OS의 개방화 움직임은 위피의 운명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변수다.
노키아 주도로 심비안과 S60, UIQ, 모압(MOAP) 등 굴지의 스마트폰 플랫폼을 결합해 오픈소스화하는 결정은 시장에 막대한 후 폭풍을 일으키고 있다. 이어 리눅스 진영의 립스(LiPs)와 리모(LIMO)도 통합했다. 각 오픈 플랫폼 진영은 유수의 제조사와 이통사, 모바일 솔루션 업체를 끌어모으며 세를 과시하고 있다.전통적인 라이선스 기반인 윈도모바일의 위기론이 심화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때문에 내수전용 플랫폼이자 전통적 라이선스 기반으로 표준화조차 완전하지 않은 위피의 미래가 갈수록 위태로운 것은 명약관화해 보인다.
정부가 위피 3.0과 세계화를 부르짖음에도 이같은 고사양 플랫폼들이 득세하고, 삼성과 LG를 포함한 제조사들은 물론 주요 이동통신사, 독립소프트웨어개발업체(ISV), 콘텐츠 공급사들도 생존을 위해 개방형 OS진영과 합종연횡에 나서는 상황에서 `위피 고도화'가 소리만 요란한 구호로 밖에 들리지 않는 이유다.
김종식 한국무선인터넷솔루션협회 회장은 "위피의 목적은 콘텐츠 호환성 확보였지만, 이통사와 제조사 입장이 다르다보니 내수에서조차 호환성이라는 목표를 제대로 달성하지 못했다"며 "이통 3사조차 호환되지 않는데 어떻게 해외에서 표준화가 되느냐"고 말했다.
그는 "물론 심비안은 모르겠지만 가령 리눅스 기반인 리모에 비해서는 2002년부터 구상된 위피의 기반이 강하지 않겠느냐"면서도 "세계 2, 3위 제조사와 중견 이통사가 있는 우리도 위피를 오픈소스(Open Source)화하면 경쟁력이 있겠지만 너무 시기를 놓친 느낌"이라고 말했다.
특히 참여업체들의 입장이 제각각이어서 위피를 주도할 주체가 없고 정부 역시 위피의 추진력을 잃어버렸다는 게 대다수 업계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