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 과금 10초냐…1초냐
■ 정보미디어 이슈 플러스
휴대전화 과금단위 변경이 이동통신업계의 `뜨거운 감자'로 부상했다.
감사원이 옛 정보통신부(현 방송통신위원회)를 감사한 결과, 현행 10초당 과금체계로 이통사들이 8000억원 이상의 `낙전수익'을 보고 있다며 이를 개선할 것으로 주문하면서부터다. 방통위는 감사원의 지적에 따라 과금단위 변경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으며, 이통사들은 방통위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면서 혹시라도 불어올 과금단위 변경의 후폭풍에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있다.
지난 10여년간 유지된 10초단위 과금체계 변경은 산업적, 시장적 측면에서 적지 않은 파장을 불러올 전망이다. 따라서 단위 변경의 기준은 시장과 소비자 모두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경우에만 가능하겠지만, 이를 계량화된 수치로 보여주는 일은 그리 만만한 일이 아니다. 통신산업의 제도는 기본적으로 한 국가의 고유한 시스템이나 환경, 문화에 영향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10초당 과금제의 타당성여부와 1초당 과금제의 도입 가능성, 그리고 이에 따른 소비자들의 득실여부를 살펴본다. <편집자 주>
현행 이동통신 과금제(10초=1도수)에 대한 논란은 감사원이 촉발했다. 앞서 감사원은 지난 12일 작년 10월부터 한달여간 진행된 정보통신부에대한 감사결과를 공개했다. 감사는 대통령직 인수위 시절부터 공약된 통신비 부담 경감방안을 마련하는 동시에 통신시장 규제시스템에대한 개편을 촉발하기위한 목적으로 풀이된다.
보고서의 핵심은 불합리한 요금제도에대한 개선으로, 과금단위는 되도록 짧을수록 정확하다는 게 요지다.
감사원은 과거 정통부가 1996년 12월 통화료 과금단위를 10초(1도수)로 설정한 SK텔레콤 이용약관을 인가한뒤 현재까지 이를 바꾸지 않고 있어 이통업계가 모두 10초단위로 집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런데 이 경우 이용자 통화료 부과시 실제 사용하지 않는 시간은 평균 5초가량으로 이에 따른 2세대(CDMA) 낙전수익이 8000억원을 넘어선다는 것. 감사원은 과금단위만 바꿔도 충분한 요금인하 여력이 있는 만큼 방통위에 개선방안을 마련하도록 했다.
이에대해 이동통신 3사는 이례적으로 해명자료를 내고 감사원 지적사항을 반박했다. 구 정통부에 대한 감사결과이지만 이통사의 직접적 이해관계가 얽혀있기 때문이다. 10초단위 과금에 대해서 이통사들은 OECD 등 해외사례에 비춰 합리적이라는 주장과 함께, 1초단위 과금을 시행하는 OECD 6개국은 별도 요금을 부과하는 만큼 과금단위 축소가 요금인하로 이어진다는 판단은 사실과 다르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또 1초단위 과금시 전단위 절사 등 요금제 전면개편이 불가피하고 3분에서 30초까지 다양한 과금체계를 적용한 시내및 시외전화와의 형평성에도 어긋난다고 반박했다.
◇1초 VS 10초 어느쪽이 타당한가=초단위 요금제가 도입된다면 이용자 입장에서는 사용만 만큼만 요금을 내면 되기 때문에 합리적이다. 이용자의 통화패턴과 무관하게 이용량만큼 요금이 책정되기 때문이다. 또 휴대폰에서 초단위로 누적된 통화시간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통화요금확인도 용이하다. 복잡한 도수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10초당 요금제보다 장점이 많다.
그러나 이용자의 특성별로 다양한 요금상품을 구성한다는 점에서는 10초당 과금제가 낫다는 게 이통사들의 논리다. 초당요금제로 `기본료+요금제'를 구성하면 원단위 이하로 내려갈 경우 계산이 복잡해진다는 것이다.
물론 10초당 요금제는 10초를 못 채운 통화분에 대해서는 요금을 부담해야한다는 단점이 있다. 긴통화를 자주 하는 고객에 비해 짧은 통화를 하는 고객은 상대적으로 더 비싼 요금을 내는 것이다. 또 월 단위 요금예측도 쉽지 않다.
또 이통사들이 주장하는 대로, 초단위로 과금체계를 전면적으로 개편하면 기존 다양한 요금제 상품에 가입한 고객들의 혼란이 불가피하다. SK텔레콤 기준 현행 요금제는 40여개지만 과거부터 존속하는 요금제는 300여개에 달한다. 요금제 변경이나 폐지시 소비자들의 동의가 있어야하기 때문이다. 기존 요금제로 이득을 보는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손해를 볼지 이득을 볼지 모르는 초 단위 과금제로 옮겨가기 쉽지 않은 것이다.
게다가 과금단위가 1초에서 3분까지 복잡해지고 다양한 대체통신수단(이동전화, 인터넷전화등)의 과금단위까지 얽히면 시장의 혼란도 불러 올수 있다.
통화료 구조가 기본료+초당 과금제로 단순화되면, 10여년간 지속된 10초당 과금제의 근본틀이 바뀌는 만큼, 이통사 입장에서는 요금제를 재설계해야 하는 동시에 전반적인 기본료 체계도 뒤바뀔 가능성이 크다. 또 이동전화 외에 30초당 1분당 과금제를 택한 일반전화와 인터넷전화 역시 개편해야하는 형평성문제로 개편논의가 불가피한 만큼 사회적 비용을 유발할 수 있다.
◇과금제 변경 장점있지만 혼란우려=결국 소비자 입장에서 세분화된 과금단위를 적용하는 것은 사용한 만큼 부담한다는 측면에서 분명한 장점이 있지만 요금제 틀을 바꾸면서 일부 이용자들의 혼란과 불편, 요금인하 경쟁의 위축여부, 유무선전반의 과금단위 논란 확대 등의 부작용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한다는 지적이다. 이에대해 SK텔레콤은 10초당 과금제는 감사원이 정통부의 기능과 시장의 현실을 무시하고 벌인 일종의 `도그마'(독선 또는 독단)이라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논란이 적지 않다. 일단 이동통신사들은 고객들의 평균 통화시간이 5초이며 10초당 과금제로 한 통화시 손해보는 고객이 있겠지만 5초이상 통화하는 건도 적지 있기 때문에, 평균적으로는 5초로 수렴된다고 밝히고 잇따. 현행 통화료는 총 투자비와 수요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것으로, 결국 평균 5초를 기준으로한 요금이 책정되었다는 주장이다. 다시말하면 과금단위가 10초라고 해서 사업자에 부당이익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뒤집어 보면 이통사들이 충분한 수익을 담보한 상태에서 요금을 책정했기 때문에 요금인하 여력이 있다는 말도 된다. 결국 이통사들의 막대한 초과수익은 정부가 의도했던 하지 않았던 10초당 과금제가 기여하는 바가 적지 않은 셈이다. 결국 과금제 논란 역시 그 자체의 타당성 여부를 떠나 본질적으로 `비싼요금' 논란으로 귀결되는 것이다.
이에대해 전응휘 녹색소비자연대 정책위원은 "감사원 감사결과의 핵심은 과금체계 개선이 아니라, 이동전화 요금인하 여력이 있음에도 이통사들이 요금을 인하하지 않고 낙전 수입 등 초과수익을 얻고 있다는 걸 지적한 데 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감사원의 지적은 정책을 바로잡고 절대선을 추구하기 위한 것이지만, 이동통신산업의 확대 속에 굳어져버린 제도를 인위적으로 재편하기에는 너무나 비현실적이고 뒤늦은 발상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게다가 정통부와 같은 통신 산업의 진흥과 규제의 기능을 함께 가진 복합부처에 엄밀하게 규제를 제대로 못했다는 비판의 칼날만을 들이댔다는 점에서도 `도그마'의 오류를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 정보미디어 이슈 플러스
휴대전화 과금단위 변경이 이동통신업계의 `뜨거운 감자'로 부상했다.
감사원이 옛 정보통신부(현 방송통신위원회)를 감사한 결과, 현행 10초당 과금체계로 이통사들이 8000억원 이상의 `낙전수익'을 보고 있다며 이를 개선할 것으로 주문하면서부터다. 방통위는 감사원의 지적에 따라 과금단위 변경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으며, 이통사들은 방통위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면서 혹시라도 불어올 과금단위 변경의 후폭풍에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있다.
지난 10여년간 유지된 10초단위 과금체계 변경은 산업적, 시장적 측면에서 적지 않은 파장을 불러올 전망이다. 따라서 단위 변경의 기준은 시장과 소비자 모두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경우에만 가능하겠지만, 이를 계량화된 수치로 보여주는 일은 그리 만만한 일이 아니다. 통신산업의 제도는 기본적으로 한 국가의 고유한 시스템이나 환경, 문화에 영향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10초당 과금제의 타당성여부와 1초당 과금제의 도입 가능성, 그리고 이에 따른 소비자들의 득실여부를 살펴본다. <편집자 주>
현행 이동통신 과금제(10초=1도수)에 대한 논란은 감사원이 촉발했다. 앞서 감사원은 지난 12일 작년 10월부터 한달여간 진행된 정보통신부에대한 감사결과를 공개했다. 감사는 대통령직 인수위 시절부터 공약된 통신비 부담 경감방안을 마련하는 동시에 통신시장 규제시스템에대한 개편을 촉발하기위한 목적으로 풀이된다.
보고서의 핵심은 불합리한 요금제도에대한 개선으로, 과금단위는 되도록 짧을수록 정확하다는 게 요지다.
감사원은 과거 정통부가 1996년 12월 통화료 과금단위를 10초(1도수)로 설정한 SK텔레콤 이용약관을 인가한뒤 현재까지 이를 바꾸지 않고 있어 이통업계가 모두 10초단위로 집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런데 이 경우 이용자 통화료 부과시 실제 사용하지 않는 시간은 평균 5초가량으로 이에 따른 2세대(CDMA) 낙전수익이 8000억원을 넘어선다는 것. 감사원은 과금단위만 바꿔도 충분한 요금인하 여력이 있는 만큼 방통위에 개선방안을 마련하도록 했다.
이에대해 이동통신 3사는 이례적으로 해명자료를 내고 감사원 지적사항을 반박했다. 구 정통부에 대한 감사결과이지만 이통사의 직접적 이해관계가 얽혀있기 때문이다. 10초단위 과금에 대해서 이통사들은 OECD 등 해외사례에 비춰 합리적이라는 주장과 함께, 1초단위 과금을 시행하는 OECD 6개국은 별도 요금을 부과하는 만큼 과금단위 축소가 요금인하로 이어진다는 판단은 사실과 다르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또 1초단위 과금시 전단위 절사 등 요금제 전면개편이 불가피하고 3분에서 30초까지 다양한 과금체계를 적용한 시내및 시외전화와의 형평성에도 어긋난다고 반박했다.
◇1초 VS 10초 어느쪽이 타당한가=초단위 요금제가 도입된다면 이용자 입장에서는 사용만 만큼만 요금을 내면 되기 때문에 합리적이다. 이용자의 통화패턴과 무관하게 이용량만큼 요금이 책정되기 때문이다. 또 휴대폰에서 초단위로 누적된 통화시간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통화요금확인도 용이하다. 복잡한 도수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10초당 요금제보다 장점이 많다.
그러나 이용자의 특성별로 다양한 요금상품을 구성한다는 점에서는 10초당 과금제가 낫다는 게 이통사들의 논리다. 초당요금제로 `기본료+요금제'를 구성하면 원단위 이하로 내려갈 경우 계산이 복잡해진다는 것이다.
물론 10초당 요금제는 10초를 못 채운 통화분에 대해서는 요금을 부담해야한다는 단점이 있다. 긴통화를 자주 하는 고객에 비해 짧은 통화를 하는 고객은 상대적으로 더 비싼 요금을 내는 것이다. 또 월 단위 요금예측도 쉽지 않다.
또 이통사들이 주장하는 대로, 초단위로 과금체계를 전면적으로 개편하면 기존 다양한 요금제 상품에 가입한 고객들의 혼란이 불가피하다. SK텔레콤 기준 현행 요금제는 40여개지만 과거부터 존속하는 요금제는 300여개에 달한다. 요금제 변경이나 폐지시 소비자들의 동의가 있어야하기 때문이다. 기존 요금제로 이득을 보는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손해를 볼지 이득을 볼지 모르는 초 단위 과금제로 옮겨가기 쉽지 않은 것이다.
게다가 과금단위가 1초에서 3분까지 복잡해지고 다양한 대체통신수단(이동전화, 인터넷전화등)의 과금단위까지 얽히면 시장의 혼란도 불러 올수 있다.
통화료 구조가 기본료+초당 과금제로 단순화되면, 10여년간 지속된 10초당 과금제의 근본틀이 바뀌는 만큼, 이통사 입장에서는 요금제를 재설계해야 하는 동시에 전반적인 기본료 체계도 뒤바뀔 가능성이 크다. 또 이동전화 외에 30초당 1분당 과금제를 택한 일반전화와 인터넷전화 역시 개편해야하는 형평성문제로 개편논의가 불가피한 만큼 사회적 비용을 유발할 수 있다.
◇과금제 변경 장점있지만 혼란우려=결국 소비자 입장에서 세분화된 과금단위를 적용하는 것은 사용한 만큼 부담한다는 측면에서 분명한 장점이 있지만 요금제 틀을 바꾸면서 일부 이용자들의 혼란과 불편, 요금인하 경쟁의 위축여부, 유무선전반의 과금단위 논란 확대 등의 부작용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한다는 지적이다. 이에대해 SK텔레콤은 10초당 과금제는 감사원이 정통부의 기능과 시장의 현실을 무시하고 벌인 일종의 `도그마'(독선 또는 독단)이라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논란이 적지 않다. 일단 이동통신사들은 고객들의 평균 통화시간이 5초이며 10초당 과금제로 한 통화시 손해보는 고객이 있겠지만 5초이상 통화하는 건도 적지 있기 때문에, 평균적으로는 5초로 수렴된다고 밝히고 잇따. 현행 통화료는 총 투자비와 수요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것으로, 결국 평균 5초를 기준으로한 요금이 책정되었다는 주장이다. 다시말하면 과금단위가 10초라고 해서 사업자에 부당이익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뒤집어 보면 이통사들이 충분한 수익을 담보한 상태에서 요금을 책정했기 때문에 요금인하 여력이 있다는 말도 된다. 결국 이통사들의 막대한 초과수익은 정부가 의도했던 하지 않았던 10초당 과금제가 기여하는 바가 적지 않은 셈이다. 결국 과금제 논란 역시 그 자체의 타당성 여부를 떠나 본질적으로 `비싼요금' 논란으로 귀결되는 것이다.
이에대해 전응휘 녹색소비자연대 정책위원은 "감사원 감사결과의 핵심은 과금체계 개선이 아니라, 이동전화 요금인하 여력이 있음에도 이통사들이 요금을 인하하지 않고 낙전 수입 등 초과수익을 얻고 있다는 걸 지적한 데 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감사원의 지적은 정책을 바로잡고 절대선을 추구하기 위한 것이지만, 이동통신산업의 확대 속에 굳어져버린 제도를 인위적으로 재편하기에는 너무나 비현실적이고 뒤늦은 발상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게다가 정통부와 같은 통신 산업의 진흥과 규제의 기능을 함께 가진 복합부처에 엄밀하게 규제를 제대로 못했다는 비판의 칼날만을 들이댔다는 점에서도 `도그마'의 오류를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