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2년 조선의 2대 군왕인 태종은 대사성 권근 등에 명해 세계지도를 제작한다. 15세기에 제작된 세계지도 가운데 가장 뛰어나다는 `혼일강리역대국도지도'(混一疆理歷代國都之圖:이하 혼일강리도)가 탄생한 순간이었다.
혼일강리도는 이전의 세계지도와는 그 스케일부터 다르다. 중국과 조선, 일본을 비롯해 유럽과 아프리카, 아랍, 인도 등까지 포함하고 있다. 지금의 세계 지도와 비교할 때 북ㆍ남미와 호주 대륙 정도만 빠져있다.
더 놀라운 것은 아프리카의 사하라 사막, 케냐의 킬리만자로, 우간다의 빅토리아호수, 이집트의 나일강까지 지도에 선명하게 그려져 있다는 사실이다. 당시는 유럽인들의 대항해가 시작되기 전이었고, 중국 정화의 원정도 그 결과물이 지도에 반영되기 전이었다. 동북아시아 끝자락에 있던 조선이, 당시로서는 가장 정밀하게 지구의 서쪽 끝까지 지도에 담아냈던 것이다.
개국 10년째인 신생국 조선은 어떻게 이런 지도를 만들 수 있었을까. 또 왜 만들었을까.
역사학자들에 따르면 혼일강리도는 중국, 조선, 일본, 아랍의 지도 문명이 집대성된 세계 문화 교류의 산물이다. 중국 원나라 때 만들어진 세계지도인 `성교광피도'(聲敎廣被圖)와 또 다른 중국지도인 `역대제왕혼일강리도'(歷代帝王混一疆理圖), 당시 조선의 전국지도였던 `팔도도'(八道圖), 일본의 전국지도였던 `늑성신도'가 혼일강리도의 부분 부분을 구성하고 있다. 유럽과 아프리카 지역의 지명은 중세 아랍권의 최고 지리학자였던 알 이드리시가 만든 세계지도에 나온 지명을 한자로 번역한 것이다.
혼일강리도의 제작과정을 소개한 조선시대의 한 문서에는 "혼일강리도는 4개의 지도를 서로 비교해 취할 것은 취하고 새로 조사할 것은 조사해 우리가 새롭게 만들어낸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중국, 조선, 아랍, 일본 등 당시 주요 문명국 지도문화의 숨결이 살아 있는 것이다.
조선이 이런 세계지도를 제작한 것은 북방 여진족과 남해 왜구의 발호 등 급변하는 국제정세에 대응하고, 개국 초 수도이전과 행정제도 정립 등 통치체제 정비를 위한 것이었다고 한다.
역사계 일각에서는 혼일강리도의 제작기간이 3개월이었던 점을 들어 단순히 `짜깁기'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혼일강리도가 지니는 의미는 적지 않다.
우선은 우리 역사상 처음 보이는 세계지도 제작의 노력이었다는 것과, 이를 위해 중국, 일본, 아랍 등 당시 주요 문명국의 지도문화를 골고루 수용했다는 점이다.
지도는 자신과 남, 자국과 타국, 우리와 세계를 바라보는 시각을 담고 있다. 혼일강리도는 중국을 지도의 중심에 두고 조선을 일본보다 4배 이상 크게 그리는 대신, 유럽과 아프리카, 아랍지역은 상대적으로 작게 그렸다. 조선시대를 관통했던 화이관(華夷觀)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전의 지도에는 보이지 않던 유럽, 아프리카, 아랍을 그려 넣음으로써 우리와 다른 남을 인식하려 했으며 그들과의 대화를 처음으로 시도했다.
세계 지도역사에 길이 남을 혼일강리도는 15세 초에 국제무대에 등장한 조선이 세계와 대화하기 위해 연 첫 번째 문이었다.
혼일강리도는 이전의 세계지도와는 그 스케일부터 다르다. 중국과 조선, 일본을 비롯해 유럽과 아프리카, 아랍, 인도 등까지 포함하고 있다. 지금의 세계 지도와 비교할 때 북ㆍ남미와 호주 대륙 정도만 빠져있다.
더 놀라운 것은 아프리카의 사하라 사막, 케냐의 킬리만자로, 우간다의 빅토리아호수, 이집트의 나일강까지 지도에 선명하게 그려져 있다는 사실이다. 당시는 유럽인들의 대항해가 시작되기 전이었고, 중국 정화의 원정도 그 결과물이 지도에 반영되기 전이었다. 동북아시아 끝자락에 있던 조선이, 당시로서는 가장 정밀하게 지구의 서쪽 끝까지 지도에 담아냈던 것이다.
개국 10년째인 신생국 조선은 어떻게 이런 지도를 만들 수 있었을까. 또 왜 만들었을까.
역사학자들에 따르면 혼일강리도는 중국, 조선, 일본, 아랍의 지도 문명이 집대성된 세계 문화 교류의 산물이다. 중국 원나라 때 만들어진 세계지도인 `성교광피도'(聲敎廣被圖)와 또 다른 중국지도인 `역대제왕혼일강리도'(歷代帝王混一疆理圖), 당시 조선의 전국지도였던 `팔도도'(八道圖), 일본의 전국지도였던 `늑성신도'가 혼일강리도의 부분 부분을 구성하고 있다. 유럽과 아프리카 지역의 지명은 중세 아랍권의 최고 지리학자였던 알 이드리시가 만든 세계지도에 나온 지명을 한자로 번역한 것이다.
혼일강리도의 제작과정을 소개한 조선시대의 한 문서에는 "혼일강리도는 4개의 지도를 서로 비교해 취할 것은 취하고 새로 조사할 것은 조사해 우리가 새롭게 만들어낸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중국, 조선, 아랍, 일본 등 당시 주요 문명국 지도문화의 숨결이 살아 있는 것이다.
조선이 이런 세계지도를 제작한 것은 북방 여진족과 남해 왜구의 발호 등 급변하는 국제정세에 대응하고, 개국 초 수도이전과 행정제도 정립 등 통치체제 정비를 위한 것이었다고 한다.
역사계 일각에서는 혼일강리도의 제작기간이 3개월이었던 점을 들어 단순히 `짜깁기'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혼일강리도가 지니는 의미는 적지 않다.
우선은 우리 역사상 처음 보이는 세계지도 제작의 노력이었다는 것과, 이를 위해 중국, 일본, 아랍 등 당시 주요 문명국의 지도문화를 골고루 수용했다는 점이다.
지도는 자신과 남, 자국과 타국, 우리와 세계를 바라보는 시각을 담고 있다. 혼일강리도는 중국을 지도의 중심에 두고 조선을 일본보다 4배 이상 크게 그리는 대신, 유럽과 아프리카, 아랍지역은 상대적으로 작게 그렸다. 조선시대를 관통했던 화이관(華夷觀)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전의 지도에는 보이지 않던 유럽, 아프리카, 아랍을 그려 넣음으로써 우리와 다른 남을 인식하려 했으며 그들과의 대화를 처음으로 시도했다.
세계 지도역사에 길이 남을 혼일강리도는 15세 초에 국제무대에 등장한 조선이 세계와 대화하기 위해 연 첫 번째 문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