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트러진 조직 `변화의 수레바퀴` 위에…
`가치지향` 혁신의 전도사
최근 IBM은 창립 100년 만에 새로운 기업이념인 `IBM 밸류'를 만들었다. IBM 종사자들이 어떤 가치를 가지고 일할 것인지를 정리한 IBM 밸류는, 지난 2003년 33만여 IBM 직원들이 72시간 동안 온라인을 통해 정보와 노하우를 공유하고 토론한 결과물이다. `고객의 성공을 위한 헌신', `회사와 세상을 위한 혁신', `모든 관계에서 개인적인 신뢰와 책임,' 이 세 가지가 바로 그것이다.
한국IBM 이휘성 사장은 이 기업이념이 "20년 이상 IBM인으로 일하고 있는 이유"라고 자신 있게 말한다. 이윤을 넘어 고객과 사회의 가치 향상을 지향하고자 하는 IBM에 대한 자부심이 배어있는 말이다.
이 사장은 강연이나 발표 등 기회가 있을 때마다 "한국IBM이 상품이나 서비스의 단순판매자가 아니라 고객이 직면한 비즈니스 이슈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IT를 통한 해결책을 제시하는 `가치 파트너'(Value Partner)가 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를 위해 IBM의 조직이나 일하는 방식은 물론 생각까지 `혁신'해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이 때문에 혁신전도사라는 별명까지 얻게 됐다.
이처럼 이휘성 사장이 혁신전도사로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것은 이것이 IBM 본사의 정책이기도 하지만, 한국IBM의 조직과 시스템이 변화의 요구에 직면해 있기 때문이다. 이 사장은 국내 현실을 반영하면서도 합리적인 영업시스템을 정착시키고 침체된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는 등 국내에 진출해 있는 컴퓨팅 업계 대표주자의 위상을 되찾는 과제를 안고 있다. 전임 외국인 대표체제 하에서 구조조정과 조직개편 등의 변화가 이루어지기는 했지만, 이 과정에서 조직이 흐트러지고 구성원들의 역동성이 떨어지게 됐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82년 서강대 회계학과를 졸업하고 84년 시스템 엔지니어로 한국IBM에 입사한 이 사장은 IBM이 국내 진출한 지 38년 만에 탄생한 한국IBM의 첫 공채출신 사장이기도 하다. 한국IBM e비즈니스 서비스사업부장, 컨설팅ㆍ시스템통합 서비스 실장, 소프트웨어ㆍ솔루션 사업본부장, 마케팅 전략사업본부 총괄 등 주요 보직을 두루 거쳐 지난해 10월부터 한국IBM 수석부사장으로서 영업과 서비스를 총괄해 왔다. 고속승진을 거듭해 온 이 사장은 삼성과 현대 우리은행 등 대기업의 전략프로젝트 수주를 주도했고 태평양, 대한항공, NHN 등과 전략적 아웃소싱 계약을 체결하는 데 주도적 역할을 한 주인공이다. 이 때문에 IBM의 내부에서는 전부터 그의 대표 취임을 점쳐왔다. 그러나 정작 그가 대표에 취임하자 이 사장이 연륜이 짧다는 점 등을 들어 사장의 위상이 약화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 사장은 이 같은 평가에 아랑곳하지 않고 내부 혁신에만 힘을 쏟아 왔다.
이제 취임 9개월을 맞은 이휘성 사장은 이제 변화의 수레바퀴가 움직이는 것이 본궤도에 올랐다고 평가하고 있다. "그동안 한국IBM은 많은 혁신을 이루어냈습니다. 파트너 업체들이 재고 부담을 갖지 않고 사업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밀어내기를 중단했고 가격 대신 품질 위주의 영업을 전개한 것 등이 어느 정도 성과를 거뒀다고 생각합니다."
영업실적 역시 수치상으로만 보면 크게 나아지지 않았을지 모르지만 원칙을 지키며 이루어낸 성과여서 그 어느 해보다 값지다는 설명이다.
이 사장은 한국IBM의 혁신이 더 큰 성과를 거두려면 혁신이 회사 내에만 한정돼서는 안되고, 컴퓨팅 업계와 고객사에도 확산돼야 한다고 굳게 믿고 있다. 고객도 시스템 공급업체나 컨설팅 업체를 갑과 을 관계에서만 생각해서는 안되고, 업계도 단순히 상품을 파는 데 급급해서는 안 된다는 것. 고객의 고민을 함께 나누고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는 `가치를 제공하는 파트너'(Value Partner)가 돼야 한다는 게 이 사장이 강조하는 바다.
"국내 기업들은 `부분 최적화의 오류'에 빠져 있습니다. 그동안 생산관리나 ERP 등 부분적으로 경영혁신을 추진하고 시스템을 도입해 각각의 시스템은 훌륭하게 구축됐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시스템간 단절이 되거나 통합이 되지 않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입니다. 컴퓨팅 업체들이 기업들의 이 같은 문제에 대해 해결책을 제시해야 합니다. IBM의 `온디멘드'(on demand)도 이를 해결하기 위해 나온 것이지요."
이 사장은 또 IBM을 파트너로 삼아 IBM이 갖고 있는 글로벌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해 줄 것을 희망한다. "얼마 전 해외 IT전문가들의 모임에 참석할 기회가 있었는데 우리나라에 대해서는 별 관심이 없고 모두들 인도와 중국에 대한 얘기만 해서 충격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우리가 IT 강국이라고 자만하고 있는 동안 인도와 중국은 대단한 약진을 했습니다. 우리가 RFID 산업을 육성하겠다고 하지만 태크나 리더기만 만들어서는 한계가 있습니다. 앞선 IT인프라를 기반으로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해외에 수출해야 합니다. 그러려면 국내 기업의 힘만으로는 어렵고 IBM 같은 글로벌 기업을 파트너로 적극 활용해야 합니다."
단순히 국내의 정보화만을 책임지는 기업이 아니라 우리 기업들이 세계의 기업으로 우뚝 설 수 있도록 시스템과 마케팅을 지원하는 `밸류 파트너'가 되겠다는 게 이휘성 사장이 생각하는 한국IBM의 모습이다.
`가치지향` 혁신의 전도사
최근 IBM은 창립 100년 만에 새로운 기업이념인 `IBM 밸류'를 만들었다. IBM 종사자들이 어떤 가치를 가지고 일할 것인지를 정리한 IBM 밸류는, 지난 2003년 33만여 IBM 직원들이 72시간 동안 온라인을 통해 정보와 노하우를 공유하고 토론한 결과물이다. `고객의 성공을 위한 헌신', `회사와 세상을 위한 혁신', `모든 관계에서 개인적인 신뢰와 책임,' 이 세 가지가 바로 그것이다.
한국IBM 이휘성 사장은 이 기업이념이 "20년 이상 IBM인으로 일하고 있는 이유"라고 자신 있게 말한다. 이윤을 넘어 고객과 사회의 가치 향상을 지향하고자 하는 IBM에 대한 자부심이 배어있는 말이다.
이 사장은 강연이나 발표 등 기회가 있을 때마다 "한국IBM이 상품이나 서비스의 단순판매자가 아니라 고객이 직면한 비즈니스 이슈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IT를 통한 해결책을 제시하는 `가치 파트너'(Value Partner)가 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를 위해 IBM의 조직이나 일하는 방식은 물론 생각까지 `혁신'해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이 때문에 혁신전도사라는 별명까지 얻게 됐다.
이처럼 이휘성 사장이 혁신전도사로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것은 이것이 IBM 본사의 정책이기도 하지만, 한국IBM의 조직과 시스템이 변화의 요구에 직면해 있기 때문이다. 이 사장은 국내 현실을 반영하면서도 합리적인 영업시스템을 정착시키고 침체된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는 등 국내에 진출해 있는 컴퓨팅 업계 대표주자의 위상을 되찾는 과제를 안고 있다. 전임 외국인 대표체제 하에서 구조조정과 조직개편 등의 변화가 이루어지기는 했지만, 이 과정에서 조직이 흐트러지고 구성원들의 역동성이 떨어지게 됐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82년 서강대 회계학과를 졸업하고 84년 시스템 엔지니어로 한국IBM에 입사한 이 사장은 IBM이 국내 진출한 지 38년 만에 탄생한 한국IBM의 첫 공채출신 사장이기도 하다. 한국IBM e비즈니스 서비스사업부장, 컨설팅ㆍ시스템통합 서비스 실장, 소프트웨어ㆍ솔루션 사업본부장, 마케팅 전략사업본부 총괄 등 주요 보직을 두루 거쳐 지난해 10월부터 한국IBM 수석부사장으로서 영업과 서비스를 총괄해 왔다. 고속승진을 거듭해 온 이 사장은 삼성과 현대 우리은행 등 대기업의 전략프로젝트 수주를 주도했고 태평양, 대한항공, NHN 등과 전략적 아웃소싱 계약을 체결하는 데 주도적 역할을 한 주인공이다. 이 때문에 IBM의 내부에서는 전부터 그의 대표 취임을 점쳐왔다. 그러나 정작 그가 대표에 취임하자 이 사장이 연륜이 짧다는 점 등을 들어 사장의 위상이 약화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 사장은 이 같은 평가에 아랑곳하지 않고 내부 혁신에만 힘을 쏟아 왔다.
이제 취임 9개월을 맞은 이휘성 사장은 이제 변화의 수레바퀴가 움직이는 것이 본궤도에 올랐다고 평가하고 있다. "그동안 한국IBM은 많은 혁신을 이루어냈습니다. 파트너 업체들이 재고 부담을 갖지 않고 사업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밀어내기를 중단했고 가격 대신 품질 위주의 영업을 전개한 것 등이 어느 정도 성과를 거뒀다고 생각합니다."
영업실적 역시 수치상으로만 보면 크게 나아지지 않았을지 모르지만 원칙을 지키며 이루어낸 성과여서 그 어느 해보다 값지다는 설명이다.
이 사장은 한국IBM의 혁신이 더 큰 성과를 거두려면 혁신이 회사 내에만 한정돼서는 안되고, 컴퓨팅 업계와 고객사에도 확산돼야 한다고 굳게 믿고 있다. 고객도 시스템 공급업체나 컨설팅 업체를 갑과 을 관계에서만 생각해서는 안되고, 업계도 단순히 상품을 파는 데 급급해서는 안 된다는 것. 고객의 고민을 함께 나누고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는 `가치를 제공하는 파트너'(Value Partner)가 돼야 한다는 게 이 사장이 강조하는 바다.
"국내 기업들은 `부분 최적화의 오류'에 빠져 있습니다. 그동안 생산관리나 ERP 등 부분적으로 경영혁신을 추진하고 시스템을 도입해 각각의 시스템은 훌륭하게 구축됐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시스템간 단절이 되거나 통합이 되지 않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입니다. 컴퓨팅 업체들이 기업들의 이 같은 문제에 대해 해결책을 제시해야 합니다. IBM의 `온디멘드'(on demand)도 이를 해결하기 위해 나온 것이지요."
이 사장은 또 IBM을 파트너로 삼아 IBM이 갖고 있는 글로벌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해 줄 것을 희망한다. "얼마 전 해외 IT전문가들의 모임에 참석할 기회가 있었는데 우리나라에 대해서는 별 관심이 없고 모두들 인도와 중국에 대한 얘기만 해서 충격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우리가 IT 강국이라고 자만하고 있는 동안 인도와 중국은 대단한 약진을 했습니다. 우리가 RFID 산업을 육성하겠다고 하지만 태크나 리더기만 만들어서는 한계가 있습니다. 앞선 IT인프라를 기반으로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해외에 수출해야 합니다. 그러려면 국내 기업의 힘만으로는 어렵고 IBM 같은 글로벌 기업을 파트너로 적극 활용해야 합니다."
단순히 국내의 정보화만을 책임지는 기업이 아니라 우리 기업들이 세계의 기업으로 우뚝 설 수 있도록 시스템과 마케팅을 지원하는 `밸류 파트너'가 되겠다는 게 이휘성 사장이 생각하는 한국IBM의 모습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