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질 내부변화로 일어나는 '질서'
흔히 `무질서도'라고 해석되는 엔트로피(entropy)라는 말이 요즘 많은 사람들의 흥미를 끄는 모양이다. 사실 엔트로피 만큼 본래의 뜻에서 벗어나 마구 사용되는 과학 용어도 찾아 보기 힘들다. 심지어 엔트로피와 관련된 열역학 법칙으로 현대 문명의 문제를 분석했다는 제레미 리프킨의 `엔트로피'가 사회과학을 공부하는 학생들의 필독서로 치부될 정도다.
자연에서 관찰되는 변화에는 일정한 방향성이 있는 경우가 많다. 공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떨어지고, 물에 떨어진 잉크 방울은 시간이 지나면 그릇 전체로 퍼져 나간다. 아무리 오래 기다려도 반대의 변화가 저절로 일어나는 일은 결코 생기지 않는다. 그래서 낮은 곳에 있던 공이 저절로 퉁겨 올라가거나, 물 속에 퍼져 있던 잉크가 저절로 한 곳으로 모여드는 일은 마술사들이나 보여줄 수 있는 기적처럼 보인다.
자연에서의 자발적(自發的) 변화가 언제나 일정한 방향으로만 일어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엔트로피는 바로 그런 의문을 해결하기 위해 1850년 독일의 클라우지우스가 만들어낸 과학 개념이다. 외부와 완전히 고립돼 물질과 에너지의 출입이 불가능한 계의 내부에서 저절로 변화가 일어나면 열역학으로 정의된 `엔트로피'가 반드시 증가한다는 것이다. `우주의 엔트로피는 끊임없이 증가한다'는 유명한 열역학 제2법칙이 바로 그런 뜻이다.
그런데 여기서 `우주'는 우리가 실제로 살고 있는 우주가 아니라, 물질과 에너지가 드나들 수 없는 가상적인 고립계(isolated system)를 말한다. 열역학 제2법칙은 그런 고립계에서의 자발적 변화에서는 엔트로피가 증가한다는 것이다. 고립계가 아닌 경우에는 자발적인 변화의 경우에 엔트로피가 감소할 수 있다는 뜻이다. 영하의 온도에서 물이 얼어 얼음이 되는 경우가 대표적인 예가 된다. 그런 일은 자발적으로 일어나지만, 물 분자들이 비교적 규칙적으로 배열되는 얼음의 엔트로피는 물 분자들이 마구 뒤섞여 있는 액체 물의 엔트로피 보다 작다. 물이 얼어서 얼음이 되면 엔트로피가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줄어들게 된다는 것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는 실제로는 물질과 에너지의 출입이 모두 가능한 열린계(open system)다. 물론 지구에서 빠져나가거나 지구로 들어오는 물질의 양은 지구 전체의 질량에 비해 매우 적기 때문에 지구를 닫힌계(closed system)로 여길 수는 있다. 그러나 태양으로부터 엄청난 양의 에너지가 끊임없이 쏟아져 들어오는 지구를 고립계로 볼 수는 없다. 그래서 지구에서 일어나는 모든 자발적 변화가 지구의 엔트로피를 증가시킨다는 `순진한' 주장은 성립되지 않는다.
더욱이 열역학을 적용하려면 구성원의 수가 무한에 가까울 정도로 많아야만 한다. 원자나 분자로 구성된 물질이 바로 그런 경우다. 열 역학이 적용되는 물질의 경우에는 그 속에 무려 6000만 경개의 원자나 분자가 들어있다. 하지만 지구상에 살고 있는 사람을 모두 합쳐도 60억명에 불과하다. 물질에 들어있는 분자의 수와 비교하면 백조(百兆) 분의 일에도 미치지 못하는 작은 숫자다. 그러니까 인간으로 구성된 사회에 열역학 개념을 적용하는 것은 처음부터 엄청난 무리가 따를 수 밖에 없다.
더욱이 엔트로피는 시간이 지나도 겉으로는 변화가 없는 것처럼 보이는 평형(平衡)의 상태를 대상으로 하는 열역학 개념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는 그런 평형의 상태와는 거리가 먼 고도의 비평형(非平衡) 상태에 있다. 비평형의 상태에서는 평형 열역학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일들이 일어난다. 카오스와 링크라는 개념으로 잘 알려진 `복잡성의 과학'이 바로 그런 현상을 설명하기 위한 최신 과학 이론이다. 엄밀하게 정의된 과학 용어를 자의적으로 마구 해석해서 이끌어낸 결론은 무의미한 말장난에 불과하다. 자칫하면 애써 찾아낸 과학 지식의 가치를 떨어뜨려 버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흔히 `무질서도'라고 해석되는 엔트로피(entropy)라는 말이 요즘 많은 사람들의 흥미를 끄는 모양이다. 사실 엔트로피 만큼 본래의 뜻에서 벗어나 마구 사용되는 과학 용어도 찾아 보기 힘들다. 심지어 엔트로피와 관련된 열역학 법칙으로 현대 문명의 문제를 분석했다는 제레미 리프킨의 `엔트로피'가 사회과학을 공부하는 학생들의 필독서로 치부될 정도다.
자연에서 관찰되는 변화에는 일정한 방향성이 있는 경우가 많다. 공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떨어지고, 물에 떨어진 잉크 방울은 시간이 지나면 그릇 전체로 퍼져 나간다. 아무리 오래 기다려도 반대의 변화가 저절로 일어나는 일은 결코 생기지 않는다. 그래서 낮은 곳에 있던 공이 저절로 퉁겨 올라가거나, 물 속에 퍼져 있던 잉크가 저절로 한 곳으로 모여드는 일은 마술사들이나 보여줄 수 있는 기적처럼 보인다.
자연에서의 자발적(自發的) 변화가 언제나 일정한 방향으로만 일어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엔트로피는 바로 그런 의문을 해결하기 위해 1850년 독일의 클라우지우스가 만들어낸 과학 개념이다. 외부와 완전히 고립돼 물질과 에너지의 출입이 불가능한 계의 내부에서 저절로 변화가 일어나면 열역학으로 정의된 `엔트로피'가 반드시 증가한다는 것이다. `우주의 엔트로피는 끊임없이 증가한다'는 유명한 열역학 제2법칙이 바로 그런 뜻이다.
그런데 여기서 `우주'는 우리가 실제로 살고 있는 우주가 아니라, 물질과 에너지가 드나들 수 없는 가상적인 고립계(isolated system)를 말한다. 열역학 제2법칙은 그런 고립계에서의 자발적 변화에서는 엔트로피가 증가한다는 것이다. 고립계가 아닌 경우에는 자발적인 변화의 경우에 엔트로피가 감소할 수 있다는 뜻이다. 영하의 온도에서 물이 얼어 얼음이 되는 경우가 대표적인 예가 된다. 그런 일은 자발적으로 일어나지만, 물 분자들이 비교적 규칙적으로 배열되는 얼음의 엔트로피는 물 분자들이 마구 뒤섞여 있는 액체 물의 엔트로피 보다 작다. 물이 얼어서 얼음이 되면 엔트로피가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줄어들게 된다는 것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는 실제로는 물질과 에너지의 출입이 모두 가능한 열린계(open system)다. 물론 지구에서 빠져나가거나 지구로 들어오는 물질의 양은 지구 전체의 질량에 비해 매우 적기 때문에 지구를 닫힌계(closed system)로 여길 수는 있다. 그러나 태양으로부터 엄청난 양의 에너지가 끊임없이 쏟아져 들어오는 지구를 고립계로 볼 수는 없다. 그래서 지구에서 일어나는 모든 자발적 변화가 지구의 엔트로피를 증가시킨다는 `순진한' 주장은 성립되지 않는다.
더욱이 열역학을 적용하려면 구성원의 수가 무한에 가까울 정도로 많아야만 한다. 원자나 분자로 구성된 물질이 바로 그런 경우다. 열 역학이 적용되는 물질의 경우에는 그 속에 무려 6000만 경개의 원자나 분자가 들어있다. 하지만 지구상에 살고 있는 사람을 모두 합쳐도 60억명에 불과하다. 물질에 들어있는 분자의 수와 비교하면 백조(百兆) 분의 일에도 미치지 못하는 작은 숫자다. 그러니까 인간으로 구성된 사회에 열역학 개념을 적용하는 것은 처음부터 엄청난 무리가 따를 수 밖에 없다.
더욱이 엔트로피는 시간이 지나도 겉으로는 변화가 없는 것처럼 보이는 평형(平衡)의 상태를 대상으로 하는 열역학 개념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는 그런 평형의 상태와는 거리가 먼 고도의 비평형(非平衡) 상태에 있다. 비평형의 상태에서는 평형 열역학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일들이 일어난다. 카오스와 링크라는 개념으로 잘 알려진 `복잡성의 과학'이 바로 그런 현상을 설명하기 위한 최신 과학 이론이다. 엄밀하게 정의된 과학 용어를 자의적으로 마구 해석해서 이끌어낸 결론은 무의미한 말장난에 불과하다. 자칫하면 애써 찾아낸 과학 지식의 가치를 떨어뜨려 버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