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에서 유선으로, 유선에서 무선으로.` 유무선 인터넷이 한 데 어우러지는 컨버전스가 새로운 이슈로 떠오른 지 오래지만 진정한 유무선 연동 시대로 갈 길은 멀기만 하다. 이동통신사와 콘텐츠제공업체(CP) 위주의 산업구조 속에 대형 유선 포털들이 뛰어들었지만 당초 기대와 달리 산업의 주역이 되지 못한 채 서비스 영역을 확장하는 또 다른 CP 수준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달 30일 유선과 무선의 대표 주자인 NHN 김범수 사장과 박성찬 다날 박성찬 사장이 한 자리에 모였다.
인터넷포털 네이버와 한게임을 운영하는 NHN은 무선인터넷서비스 분야에 가장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는 인터넷기업. 한게임과 네이버 검색, 블로그, 생활뉴스 등 유선인터넷 인프라 환경에서 서비스 중인 아이템을 무선 환경에 맞춰 제공하고 있으며 무선초고속인터넷서비스 `네스팟 스윙'에서 포털로서는 유일하게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다날은 벨소리ㆍ통화연결음ㆍ모바일게임 등을 제공하는 CP이자 모바일결제 서비스업체로서 무선콘텐츠 과금 검증기관인 통신사업자연합회가 선정한 과금대행사 중 하나다. 최근 유무선 연동시대에 대비해 인터넷 음악 사이트 출범을 준비중이다.
두 대표는 유ㆍ무선인터넷 망개방이 대세라는 데 공감을 표시했지만 유무선 연동 서비스의 활성화 정도와 향후 발전 방향에 관해서는 서로 다른 의견을 보였다.
"현재 무선망 개방 이후 유무선 서비스는 전혀 이용이 활성화되지 않고 있다. 왑(WAP)과 게이트웨이 등 접근 편이성이 보장되지 않는 상황이다. 그러나 향후 5년 이내 유ㆍ무선인터넷은 완전히 개방될 것이다. 산업 활성화와 부가가치를 고려하면 개방 시기는 더 당겨져야 한다."(김범수)
김범수 사장은 유선인터넷 분야의 발전 흐름을 회고하며 무선망 개방도 같은 길을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90년대 후반 PC통신에서 인터넷으로 발전할 당시 인터넷이 전 분야에서 진입장벽 없이 개방돼 서비스가 활성화되고 여러 부가가치 산업이 발달, 현재의 산업 규모를 이뤘다는 것이다.
"만약 유선업체들이 현재의 무선CP처럼 이동통신사의 하위 구조 속에서 사업을 해야하는 구조라면 시장 활성화도 기대할 수 없다. 이동통신사에 대한 의존도가 커져 이동통신사가 어떤 정책을 취하느냐가 산업을 좌지우지하기 때문이다. 무선망의 전면 개방으로 무선인터넷이 활성화되면 유선인터넷이 그랬던 것처럼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낼 것이다. 새로운 서비스가 등장하면 저절로 고용도 뒷받침되고 `새로운 먹거리' 산업이 될 것이다. 완전 망 개방은 국내 시장이 시험 무대다. 완전히 열린 시장 아래 기업이 경쟁력을 갖춰야 세계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갖추고 성장할 수 있다."(김범수)
박성찬 사장은 현재의 망개방 진척 속도에 대해서는 별다른 비판을 하지는 않았다. 박 사장은 "무선인터넷망이 활성화되지 않고 있다고들 하지만 윙크(WINC) 등 무선인터넷 접속 주소의 홍보가 부족한 것 등 통신업체의 정책 외적인 이유가 크다"고 말했다.
"아직 휴대폰에서 무선인터넷 서비스에 바로 접속할 수 있는 윙크 등은 활성화되지 않고 있다. 현재 망개방은 서서히 진행되고 있다. 조만간 망개방의 필수 요소인 과금검증 시스템의 구축이 완료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콘텐츠 제공업체가 콘텐츠를 자율적으로 서비스해 이익을 낼 수 있다. 급작스런 변화는 기존 산업 기반을 흔들 수 있다. 망 개방은 대세이고 각 부문에서 이같은 대세에 서서히 맞춰가고 있다."(박성찬)
지난해 하반기 망개방 이후 최대 수혜자로 꼽히고 있는 포털의 역할과 관련해서도 박사장은 아직 무선시장의 주역은 무선콘텐츠 업체임을 강조했다. 무선CP 업계를 대신해 하는 말이라고도 첨언.
"망이 개방되어도 최대 수혜자는 포털이어서는 안 된다. 이제까지 무선 시장을 키워온 CP들은 최근 어려움을 겪고 있다. 망개방 때문에 CP가 어려움을 겪어서는 곤란하다. 몇몇 큰 업체가 시장을 장악해 신규 CP들의 시장 진입의 장벽이 되어서는 안되며 현재 무선업계에 변화가 오더라도 점진적으로 이뤄져야한다."(박성찬)
박성찬 사장은 현재 CP업계가 당면하고 있는 현실적인 문제에 대해 언급했다. 반면 김범수 사장은 망 개방으로 인한 경제 효과와 전망에 대해 설명하며 향후 시장의 트렌드를 조망하는 데 무게를 두었다.
"현재 유무선 통합은 휴대인터넷ㆍ VoIP 등 전 영역에 걸쳐 일어나고 있다. 무선분야에서는 셋톱박스와 홈서버 등의 시장 전망이 좋은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컨버전스 시대가 아직 본격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시장 장악 매체가 무엇이 될 것인지 예단하기는 어렵다. 융합은 `위기'이자 `기회'라고 본다. 융합을 계기로 탈락하는 시장과 기업이 생겨날 것이고 90년대 후반 인터넷 혁명 못지 않은 사업기회를 갖는 업체도 생겨날 것이다. 다만 국가적으로 이러한 융합이 통일화되지 않고 산발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은 문제다. 변화가 전면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개방되고 정리돼야 기술혁신을 이룰 수 있다. 새로운 기술이 나오고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가야 우리나라가 IT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지 않겠는가"(김범수)
김범수 사장은 5~6년 이내에 무선인터넷이 새로운 열풍을 몰고 올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네이버 포털의 `지식인'을 유무선 연동 서비스의 대표적인 사례로 들었다. 지식인은 현재 휴대폰의 GPS를 활용해 가입자의 위치에 있는 각종 편의시설 정보를 검색하고 유선을 통해 올려놓은 물음에 대한 답변이 도착했을 경우 휴대폰 알림기능을 통해 시간과 장소에 구애 없이 열람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게임도 유선과 무선에서 동시에 접속해 즐기는 유무선 연동 네크워크 게임 등이 활성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두 사람은 KT의 원폰 같은 기간사업자의 유무선 통합 서비스 진출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았다.
"망개방 이후 콘텐츠 유료화 기반이 무너질 것이다. KT가 원폰서비스를 출시, 이동통신사업자와 경쟁을 하려고 하면 공격적인 마케팅 차원에서 콘텐츠를 무료로 제공하게 될 것이다. 유선통신업체가 이동통신사업자와 과다 경쟁할 경우 유선과 달리 처음부터 유료로 시작해 성공적으로 평가받는 콘텐츠 유료화 수익구조가 흔들릴 것이다. 포털도 역시 콘텐츠를 저가로 마구잡이로 제공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박성찬)
김범수 사장 역시 KT 원폰 등의 등장으로 시장 참여자가 늘어나는 것이 시장에 크게 보탬이 되지 않는다고 보았다. 두 사람은 이와 관련 정부에 대해서도 아쉬움을 토로했다. 박사장은 "유료화 기반이 지속될 수 있도록 정책적인 안전장치가 필요하다"며 "무선망 개방이 포털, 이통사, 기간사업자, CP 등 시장 참여자 모두가 수혜자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두 사람은 또 콘텐츠산업연합회를 통해 이런 업계의 바람을 공론화하고 정부 정책에 반영될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입을 모았다. 포털과 무선CP가 서로 윈윈할 수 있는 상생의 길도 강조했다. 김범수 사장은 "현재 다양한 서비스 분야에서 포털과 무선CP는 협력관계"라며 "이동통신사와 무선CP 관계 못지 않게 포털과도 긴밀함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성찬 사장도 "포털이 무선CP를 하위에 두는 구조가 아니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 김범수 사장과 박성찬사장은
무선업계 대표주자인 다날 박성찬(42)사장과 유선업계 대표주자인 NHN 김범수(39) 사장은 사석에서는 형, 아우라 부를 정도로 막역한 사이다.
다날이 모바일결제업체이고 NHN이 한게임 등 유료콘텐츠 사이트를 운영하기 때문에 서비스제공업체와 고객사로서의 수직적 관계가 대표들 사이에서도 있을 것이란 예상은 편견이었다. 김 사장은 "둘이 만날 경우 업무와 관련한 얘기를 나눠 본 일이 거의 없다"며 "어려운 일이 있을 때면 상의하는 정말 좋은 형"이라고 강조했다. 박사장 역시 기자 앞에서도 성을 빼고 `범수`라고 부르기도 하며 사적인 친분을 숨기지 않았다.
둘의 인연은 90년대 말 막 모바일결제 서비스 사업에 뛰어든 박성찬 사장이 당시 한게임커뮤케이션을 경영하던 김범수 사장에게 휴대폰 결제서비스 영업을 위해 만나면서 시작됐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NHN은 다날의 결제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지 않지만 김 사장이 이 후 "친화력 좋고 인간성 좋은 박사장의 성품에 반해" 호형호제하는 사이가 됐다.
김범수 사장이 형이라며 따르는 박 사장이지만 IT 분야에서의 경력만큼은 박성찬 사장이 후배벌이다. 15년 가까이 건설현장을 누비다 97년 무선호출기 관련 시스템으로 생소한 IT산업에 뛰어든 박사장은 2000년에 들어서야 휴대폰 벨소리 다운로드 사업과 휴대폰 결제서비스로 빛을 보기 시작했다. 이 후 건설현장에서 다진 승부근성으로 3~4년 만에 다날을 모바일콘텐츠분야의 대표기업으로 일궜다. 또 올해에는 특유의 친화력을 바탕으로 벤처기업협회 부회장과 콘텐츠산업연합회 공동의장으로 선출되는 등 주가를 올리고 있다.
반면 김범수 사장은 인터넷 시장이 꽃피기 시작한 초기부터 인터넷 분야에서 성장해 왔다. 20대에는 삼성SDS에서 만든 PC통신 유니텔의 핵심서비스를 만들었고 미래산업은 인터넷과 게임이라는 생각 아래 98년 게임포털 한게임을 설립했다. 2000년대 들어서는 유료화와 네이버와의 합병을 성공적으로 이뤄내고 이제는 NHN재팬을 통해 일본시장까지 넘보는 자타가 인정하는 인터넷 산업의 리더가 됐다.
김사장에 대해 박사장은 "과묵하고 겸손하며 말이 없는 편인데 인간적이라 서로 마음이 맞는다"며 "나이는 적지만 CEO 자질 면에서 배울 점이 많은 사람으로 글로벌 비즈니스까지 잘 해내고 있어 자랑스럽다"고 평가했다. 김사장 역시 박사장에 대해 "성격이 호방해서 주변에 싫어하는 사람이 없고 사람들이 많이 따르는 인간적인 분"이라고 치켜세웠다.
두 대표는 최근 공식 자리에서 대면할 일이 많아졌다. 모두 각 분야의 리더로서 각종 협단체에서 산업계 전반에 대해 논의하고 정부 정책을 건의하는 자리에 회동이 잦아졌기 때문이다. 두 대표가 우리나라의 유ㆍ무선인터넷 산업을 이끄는 쌍두마차 역할을 하기를 기대해 본다.
지난달 30일 유선과 무선의 대표 주자인 NHN 김범수 사장과 박성찬 다날 박성찬 사장이 한 자리에 모였다.
인터넷포털 네이버와 한게임을 운영하는 NHN은 무선인터넷서비스 분야에 가장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는 인터넷기업. 한게임과 네이버 검색, 블로그, 생활뉴스 등 유선인터넷 인프라 환경에서 서비스 중인 아이템을 무선 환경에 맞춰 제공하고 있으며 무선초고속인터넷서비스 `네스팟 스윙'에서 포털로서는 유일하게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다날은 벨소리ㆍ통화연결음ㆍ모바일게임 등을 제공하는 CP이자 모바일결제 서비스업체로서 무선콘텐츠 과금 검증기관인 통신사업자연합회가 선정한 과금대행사 중 하나다. 최근 유무선 연동시대에 대비해 인터넷 음악 사이트 출범을 준비중이다.
두 대표는 유ㆍ무선인터넷 망개방이 대세라는 데 공감을 표시했지만 유무선 연동 서비스의 활성화 정도와 향후 발전 방향에 관해서는 서로 다른 의견을 보였다.
"현재 무선망 개방 이후 유무선 서비스는 전혀 이용이 활성화되지 않고 있다. 왑(WAP)과 게이트웨이 등 접근 편이성이 보장되지 않는 상황이다. 그러나 향후 5년 이내 유ㆍ무선인터넷은 완전히 개방될 것이다. 산업 활성화와 부가가치를 고려하면 개방 시기는 더 당겨져야 한다."(김범수)
김범수 사장은 유선인터넷 분야의 발전 흐름을 회고하며 무선망 개방도 같은 길을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90년대 후반 PC통신에서 인터넷으로 발전할 당시 인터넷이 전 분야에서 진입장벽 없이 개방돼 서비스가 활성화되고 여러 부가가치 산업이 발달, 현재의 산업 규모를 이뤘다는 것이다.
"만약 유선업체들이 현재의 무선CP처럼 이동통신사의 하위 구조 속에서 사업을 해야하는 구조라면 시장 활성화도 기대할 수 없다. 이동통신사에 대한 의존도가 커져 이동통신사가 어떤 정책을 취하느냐가 산업을 좌지우지하기 때문이다. 무선망의 전면 개방으로 무선인터넷이 활성화되면 유선인터넷이 그랬던 것처럼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낼 것이다. 새로운 서비스가 등장하면 저절로 고용도 뒷받침되고 `새로운 먹거리' 산업이 될 것이다. 완전 망 개방은 국내 시장이 시험 무대다. 완전히 열린 시장 아래 기업이 경쟁력을 갖춰야 세계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갖추고 성장할 수 있다."(김범수)
박성찬 사장은 현재의 망개방 진척 속도에 대해서는 별다른 비판을 하지는 않았다. 박 사장은 "무선인터넷망이 활성화되지 않고 있다고들 하지만 윙크(WINC) 등 무선인터넷 접속 주소의 홍보가 부족한 것 등 통신업체의 정책 외적인 이유가 크다"고 말했다.
"아직 휴대폰에서 무선인터넷 서비스에 바로 접속할 수 있는 윙크 등은 활성화되지 않고 있다. 현재 망개방은 서서히 진행되고 있다. 조만간 망개방의 필수 요소인 과금검증 시스템의 구축이 완료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콘텐츠 제공업체가 콘텐츠를 자율적으로 서비스해 이익을 낼 수 있다. 급작스런 변화는 기존 산업 기반을 흔들 수 있다. 망 개방은 대세이고 각 부문에서 이같은 대세에 서서히 맞춰가고 있다."(박성찬)
지난해 하반기 망개방 이후 최대 수혜자로 꼽히고 있는 포털의 역할과 관련해서도 박사장은 아직 무선시장의 주역은 무선콘텐츠 업체임을 강조했다. 무선CP 업계를 대신해 하는 말이라고도 첨언.
"망이 개방되어도 최대 수혜자는 포털이어서는 안 된다. 이제까지 무선 시장을 키워온 CP들은 최근 어려움을 겪고 있다. 망개방 때문에 CP가 어려움을 겪어서는 곤란하다. 몇몇 큰 업체가 시장을 장악해 신규 CP들의 시장 진입의 장벽이 되어서는 안되며 현재 무선업계에 변화가 오더라도 점진적으로 이뤄져야한다."(박성찬)
박성찬 사장은 현재 CP업계가 당면하고 있는 현실적인 문제에 대해 언급했다. 반면 김범수 사장은 망 개방으로 인한 경제 효과와 전망에 대해 설명하며 향후 시장의 트렌드를 조망하는 데 무게를 두었다.
"현재 유무선 통합은 휴대인터넷ㆍ VoIP 등 전 영역에 걸쳐 일어나고 있다. 무선분야에서는 셋톱박스와 홈서버 등의 시장 전망이 좋은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컨버전스 시대가 아직 본격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시장 장악 매체가 무엇이 될 것인지 예단하기는 어렵다. 융합은 `위기'이자 `기회'라고 본다. 융합을 계기로 탈락하는 시장과 기업이 생겨날 것이고 90년대 후반 인터넷 혁명 못지 않은 사업기회를 갖는 업체도 생겨날 것이다. 다만 국가적으로 이러한 융합이 통일화되지 않고 산발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은 문제다. 변화가 전면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개방되고 정리돼야 기술혁신을 이룰 수 있다. 새로운 기술이 나오고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가야 우리나라가 IT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지 않겠는가"(김범수)
김범수 사장은 5~6년 이내에 무선인터넷이 새로운 열풍을 몰고 올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네이버 포털의 `지식인'을 유무선 연동 서비스의 대표적인 사례로 들었다. 지식인은 현재 휴대폰의 GPS를 활용해 가입자의 위치에 있는 각종 편의시설 정보를 검색하고 유선을 통해 올려놓은 물음에 대한 답변이 도착했을 경우 휴대폰 알림기능을 통해 시간과 장소에 구애 없이 열람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게임도 유선과 무선에서 동시에 접속해 즐기는 유무선 연동 네크워크 게임 등이 활성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두 사람은 KT의 원폰 같은 기간사업자의 유무선 통합 서비스 진출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았다.
"망개방 이후 콘텐츠 유료화 기반이 무너질 것이다. KT가 원폰서비스를 출시, 이동통신사업자와 경쟁을 하려고 하면 공격적인 마케팅 차원에서 콘텐츠를 무료로 제공하게 될 것이다. 유선통신업체가 이동통신사업자와 과다 경쟁할 경우 유선과 달리 처음부터 유료로 시작해 성공적으로 평가받는 콘텐츠 유료화 수익구조가 흔들릴 것이다. 포털도 역시 콘텐츠를 저가로 마구잡이로 제공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박성찬)
김범수 사장 역시 KT 원폰 등의 등장으로 시장 참여자가 늘어나는 것이 시장에 크게 보탬이 되지 않는다고 보았다. 두 사람은 이와 관련 정부에 대해서도 아쉬움을 토로했다. 박사장은 "유료화 기반이 지속될 수 있도록 정책적인 안전장치가 필요하다"며 "무선망 개방이 포털, 이통사, 기간사업자, CP 등 시장 참여자 모두가 수혜자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두 사람은 또 콘텐츠산업연합회를 통해 이런 업계의 바람을 공론화하고 정부 정책에 반영될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입을 모았다. 포털과 무선CP가 서로 윈윈할 수 있는 상생의 길도 강조했다. 김범수 사장은 "현재 다양한 서비스 분야에서 포털과 무선CP는 협력관계"라며 "이동통신사와 무선CP 관계 못지 않게 포털과도 긴밀함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성찬 사장도 "포털이 무선CP를 하위에 두는 구조가 아니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 김범수 사장과 박성찬사장은
무선업계 대표주자인 다날 박성찬(42)사장과 유선업계 대표주자인 NHN 김범수(39) 사장은 사석에서는 형, 아우라 부를 정도로 막역한 사이다.
다날이 모바일결제업체이고 NHN이 한게임 등 유료콘텐츠 사이트를 운영하기 때문에 서비스제공업체와 고객사로서의 수직적 관계가 대표들 사이에서도 있을 것이란 예상은 편견이었다. 김 사장은 "둘이 만날 경우 업무와 관련한 얘기를 나눠 본 일이 거의 없다"며 "어려운 일이 있을 때면 상의하는 정말 좋은 형"이라고 강조했다. 박사장 역시 기자 앞에서도 성을 빼고 `범수`라고 부르기도 하며 사적인 친분을 숨기지 않았다.
둘의 인연은 90년대 말 막 모바일결제 서비스 사업에 뛰어든 박성찬 사장이 당시 한게임커뮤케이션을 경영하던 김범수 사장에게 휴대폰 결제서비스 영업을 위해 만나면서 시작됐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NHN은 다날의 결제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지 않지만 김 사장이 이 후 "친화력 좋고 인간성 좋은 박사장의 성품에 반해" 호형호제하는 사이가 됐다.
김범수 사장이 형이라며 따르는 박 사장이지만 IT 분야에서의 경력만큼은 박성찬 사장이 후배벌이다. 15년 가까이 건설현장을 누비다 97년 무선호출기 관련 시스템으로 생소한 IT산업에 뛰어든 박사장은 2000년에 들어서야 휴대폰 벨소리 다운로드 사업과 휴대폰 결제서비스로 빛을 보기 시작했다. 이 후 건설현장에서 다진 승부근성으로 3~4년 만에 다날을 모바일콘텐츠분야의 대표기업으로 일궜다. 또 올해에는 특유의 친화력을 바탕으로 벤처기업협회 부회장과 콘텐츠산업연합회 공동의장으로 선출되는 등 주가를 올리고 있다.
반면 김범수 사장은 인터넷 시장이 꽃피기 시작한 초기부터 인터넷 분야에서 성장해 왔다. 20대에는 삼성SDS에서 만든 PC통신 유니텔의 핵심서비스를 만들었고 미래산업은 인터넷과 게임이라는 생각 아래 98년 게임포털 한게임을 설립했다. 2000년대 들어서는 유료화와 네이버와의 합병을 성공적으로 이뤄내고 이제는 NHN재팬을 통해 일본시장까지 넘보는 자타가 인정하는 인터넷 산업의 리더가 됐다.
김사장에 대해 박사장은 "과묵하고 겸손하며 말이 없는 편인데 인간적이라 서로 마음이 맞는다"며 "나이는 적지만 CEO 자질 면에서 배울 점이 많은 사람으로 글로벌 비즈니스까지 잘 해내고 있어 자랑스럽다"고 평가했다. 김사장 역시 박사장에 대해 "성격이 호방해서 주변에 싫어하는 사람이 없고 사람들이 많이 따르는 인간적인 분"이라고 치켜세웠다.
두 대표는 최근 공식 자리에서 대면할 일이 많아졌다. 모두 각 분야의 리더로서 각종 협단체에서 산업계 전반에 대해 논의하고 정부 정책을 건의하는 자리에 회동이 잦아졌기 때문이다. 두 대표가 우리나라의 유ㆍ무선인터넷 산업을 이끄는 쌍두마차 역할을 하기를 기대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