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돌. 송관호 한국인터넷정보센터 원장을 한마디로 표현하는 데 스스로 밝힌 어릴 적 별명만큼 적확한 단어를 찾기 어렵다. 차돌처럼 단단하고 절대 물러서지 않을 것 같은 승부 근성이 52세 주름진 얼굴에 그대로 묻어난다.
"이제껏 열심히 달려왔습니다. 정보통신 신기술을 적용하는 것이라면 참여하지 않은 프로젝트가 없고 우리나라 인터넷 산업을 이만큼 성장하는 데 한 몫을 했다는 것이 큰 보람이지요"
송관호 원장이 그동안 걸어온 길을 회상하는 얼굴에는 자부심이 배어있다. 송원장은 국내 인터넷 산업의 산증인이라고 할 만큼 국내 인터넷 산업과 함께 성장해 왔다. 인터넷 또는 정보화와 관련된 각종 표준화와 기술 상용화 작업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했고 다양한 단체와 위원회에서 활동한 이력만 해도 이력서 한 장을 빼곡이 채우고도 남을 정도다. 한국정보과학회 정보통신연구회 운영위원, 개방형 컴퓨터 통신연구회 이사, 한국정보처리학회 이사, 서울특별시 정보화추진자문위원회 위원, 한국ISP협회 자문위원 등 지금 맡고 감투만 해도 헤아리기 힘들 정도다. 이처럼 왕성한 활동을 통해 쌓은 인맥은 송원장이 인터넷정보센터 원장으로 활동하는 데도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송원장이 이처럼 감투 복이 많은 것은 해당분야에서 높은 식견과 경험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웃집 아저씨 같은 소탈함과 특유의 달변도 큰 역할을 했다는 게 주위의 말이다. 어떤 화제를 가지고 이야기를 하든 편안하게 대화를 이끄는 것은 물론 나이나 지위를 막론하고 편안하게 대하는 것이 송원장의 장점이다.
지금은 한국인터넷정보센터라는 공기관을 이끄는 사령탑이 됐지만 송원장은 원래 알아주는 엔지니어였다. 서울대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한 그는 학교를 졸업하기도 전인 79년 말 금성전선연구소에 입사, 엔지니어로서의 첫발을 내디뎠다. 금성전선연구소에서 광섬유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 국내 최초로 광섬유 측정장비와 접속장치를 개발했다. 또 구로 안양간 광섬유 접속을 시도하기도 했다. 그가 정보시스템 분야로 관심을 돌리게 된 것은 광케이블 신뢰성 검사를 담당하게 되면서부터다. 정보시스템 과장으로 근무하던 83년 KAIST 전길남 교수와 함께 인터넷에 대한 연구를 시작했다. ETRI와 국산 LAN을 공동 개발하고 2way 케이블망, 대도시 통신망 설계작업도 마쳤다.
새로운 제품을 개발한 회사는 신기술의 효과적인 영업을 위해 연구직 인력을 영업에 투입하기로 했고 송원장도 여기에 차출됐다.
"낮에는 영업하고 저녁에는 연구하는 이중생활을 해야 했지요. 당시만 해도 LAN이라는 개념이 보편화 돼 있지 않았기 때문에 구매할 기업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설명을 해도 알아듣는 사람이 거의 없었습니다. 기술을 개발하는 것보다 더 힘든 것이 구매 기업에게 설명을 하는 일이었지요." 송원장은 이 때 갑상선에 이상이 생기는 등 건강이 악화돼 몸무게가 10kg이나 줄었다고 말한다.
"엔지니어로서 연구개발을 못하게 되니 안타깝고 속상했습니다. 그래도 그동안 쌓은 경험을 살려 공공분야에서 일하고 싶다는 의욕이 생겼고 그 이후부터 공공분야에서 일을 하게 됐지요"
85년 데이콤 미래연구실장으로 입사한 그는 행정전산망 토털 솔루션과 데이콤의 데이터통신망을 구성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했고 데이콤에 처음으로 인터넷망을 도입하기도 했다.
한국전산원 설립과 함께 전산원으로 자리를 옮겨 초고속망 구축실장으로서 현재 우리나라에 IT강국이라는 명예를 달게 한 국가 초고속인프라를 설계하는 작업을 맡아 추진했다.
"당시 전산원에는 IT분야에 전문지식을 가지고 있는 엔지니어가 별로 없었습니다. 90년대 초반 초고속에 인터넷을 결합하는 방식으로 미국 표준을 채택하는 일을 주도했는데 그 때문에 반발도 많았고 안 좋은 소리도 많이 들었습니다"
한국전산원 표준본부장으로 인터넷 주소체계 작업 등에 관심을 가졌던 송원장이 도메인 분야에 직접적으로 인연을 맺게 된 것은 미국 메릴랜드대학 초빙교수를 마치고 귀국, 국가정보화센터장을 맡으면서부터다.
99년 전산원의 십여명 인원이 나와 인터넷주소 할당 관리, 인터넷 관련 국익 보호활동을 담당하는 한국인터넷정보센터를 설립했다. 송원장은 사용자에게 분배할 IP주소의 확보문제가 이슈로 떠오르기 전부터 아시아지역 IP 주소 분배기구인 APNIC을 통해 꾸준히 IP주소를 확보해 놓는 지혜를 발휘했고 2002년부터는 KR도메인 육성정책을 펴, 관련 도메인 시장을 키우는 데 주력했다. 또 올해 8월에는 한글KR 도메인 서비스를 시행, 등록자가 10일 현재 6만750여건에 달한다.
인터넷정보센터에서 송원장의 활동이 특히 빛나는 것은 무엇보다 노인ㆍ여성ㆍ장애인 등 정보격차와 인터넷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금은 정보문화진흥원에서 진행하는 중장년층 인터넷 사용률을 높이기 위한 `실버넷 운동`. 초고속망을 깔고, 인터넷주소체계까지 정립했는데 인프라의 화려함에 비해 이용자 편중화가 심하다는 생각에 송원장은 이 운동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이 공로를 인정받아 동탑산업훈장을 받기도 했다.
"나이, 소득수준, 지역에 따라 정보격차가 나타나는데 우리나라는 일본이나 미국에 비해 40~50대 인터넷 사용률이 매우 저조했습니다"
이후 외국인근로자 무료 인터넷교육, 저개발국의 정보격차 해소 등 인터넷강국으로서의 한국을 알리고 정보평등을 위한 사업을 추진했다. 또 전화번호 주소체계인 이넘(ENUM), 숫자도메인 윙크(WINC), RFID(스마트태그) 등 세계적인 선진 기술 트렌드와 방식을 적극적으로 적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송원장은 "일각에서 인터넷정보센터에서 그런 일까지 하느냐는 말을 하기도 한다"면서 "하지만 누군가는 먼저 해야 할 일이고 추후 정부 차원의 업무가 정리가 되면 그때 사업을 이관하면 된다는 생각"이라고 생각한다. "늦게 시작하면 다른 나라에 주도권을 뺏기기 마련이고 특히 기술변화가 빠른 IT는 징기스칸의 대륙 점령처럼 미리 선점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생각에 우선 시작하고 본다는 게 송원장의 설명이다.
그가 인터넷정보센터를 건립하고 운영한 지 벌써 5년째다. 현재 국회 계류중인 인터넷주소자원관리법이 연내 통과해 인터넷정보센터가 인터넷진흥원으로 새롭게 탄생하게 된다.
"이제까지 후회 없이 열심히 일 했고 앞으로 저 보다 더 열심히 잘 할 수 있는 후배들이 있다면 선배가 자리를 내줘야겠지요"
송원장은 대학에서 정보화 사회의 변화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을지 새로 생긴 기구에서 미래시대를 대비한 새로운 기획을 하게 될 지는 모르지만 크게 연연하지는 않는다고 말한다.
"요즘은 누구를 만나든 그 사람을 즐겁고 유쾌하게 하려고 애쓴다"고 말하는 송원장의 모습에서 앞만 보고 달려온 시간을 뒤로하고, 더욱 큰 그림으로 다양한 주장과 목소리를 수렴하려고 하는 경륜을 엿볼 수 있었다.
"이제껏 열심히 달려왔습니다. 정보통신 신기술을 적용하는 것이라면 참여하지 않은 프로젝트가 없고 우리나라 인터넷 산업을 이만큼 성장하는 데 한 몫을 했다는 것이 큰 보람이지요"
송관호 원장이 그동안 걸어온 길을 회상하는 얼굴에는 자부심이 배어있다. 송원장은 국내 인터넷 산업의 산증인이라고 할 만큼 국내 인터넷 산업과 함께 성장해 왔다. 인터넷 또는 정보화와 관련된 각종 표준화와 기술 상용화 작업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했고 다양한 단체와 위원회에서 활동한 이력만 해도 이력서 한 장을 빼곡이 채우고도 남을 정도다. 한국정보과학회 정보통신연구회 운영위원, 개방형 컴퓨터 통신연구회 이사, 한국정보처리학회 이사, 서울특별시 정보화추진자문위원회 위원, 한국ISP협회 자문위원 등 지금 맡고 감투만 해도 헤아리기 힘들 정도다. 이처럼 왕성한 활동을 통해 쌓은 인맥은 송원장이 인터넷정보센터 원장으로 활동하는 데도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송원장이 이처럼 감투 복이 많은 것은 해당분야에서 높은 식견과 경험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웃집 아저씨 같은 소탈함과 특유의 달변도 큰 역할을 했다는 게 주위의 말이다. 어떤 화제를 가지고 이야기를 하든 편안하게 대화를 이끄는 것은 물론 나이나 지위를 막론하고 편안하게 대하는 것이 송원장의 장점이다.
지금은 한국인터넷정보센터라는 공기관을 이끄는 사령탑이 됐지만 송원장은 원래 알아주는 엔지니어였다. 서울대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한 그는 학교를 졸업하기도 전인 79년 말 금성전선연구소에 입사, 엔지니어로서의 첫발을 내디뎠다. 금성전선연구소에서 광섬유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 국내 최초로 광섬유 측정장비와 접속장치를 개발했다. 또 구로 안양간 광섬유 접속을 시도하기도 했다. 그가 정보시스템 분야로 관심을 돌리게 된 것은 광케이블 신뢰성 검사를 담당하게 되면서부터다. 정보시스템 과장으로 근무하던 83년 KAIST 전길남 교수와 함께 인터넷에 대한 연구를 시작했다. ETRI와 국산 LAN을 공동 개발하고 2way 케이블망, 대도시 통신망 설계작업도 마쳤다.
새로운 제품을 개발한 회사는 신기술의 효과적인 영업을 위해 연구직 인력을 영업에 투입하기로 했고 송원장도 여기에 차출됐다.
"낮에는 영업하고 저녁에는 연구하는 이중생활을 해야 했지요. 당시만 해도 LAN이라는 개념이 보편화 돼 있지 않았기 때문에 구매할 기업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설명을 해도 알아듣는 사람이 거의 없었습니다. 기술을 개발하는 것보다 더 힘든 것이 구매 기업에게 설명을 하는 일이었지요." 송원장은 이 때 갑상선에 이상이 생기는 등 건강이 악화돼 몸무게가 10kg이나 줄었다고 말한다.
"엔지니어로서 연구개발을 못하게 되니 안타깝고 속상했습니다. 그래도 그동안 쌓은 경험을 살려 공공분야에서 일하고 싶다는 의욕이 생겼고 그 이후부터 공공분야에서 일을 하게 됐지요"
85년 데이콤 미래연구실장으로 입사한 그는 행정전산망 토털 솔루션과 데이콤의 데이터통신망을 구성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했고 데이콤에 처음으로 인터넷망을 도입하기도 했다.
한국전산원 설립과 함께 전산원으로 자리를 옮겨 초고속망 구축실장으로서 현재 우리나라에 IT강국이라는 명예를 달게 한 국가 초고속인프라를 설계하는 작업을 맡아 추진했다.
"당시 전산원에는 IT분야에 전문지식을 가지고 있는 엔지니어가 별로 없었습니다. 90년대 초반 초고속에 인터넷을 결합하는 방식으로 미국 표준을 채택하는 일을 주도했는데 그 때문에 반발도 많았고 안 좋은 소리도 많이 들었습니다"
한국전산원 표준본부장으로 인터넷 주소체계 작업 등에 관심을 가졌던 송원장이 도메인 분야에 직접적으로 인연을 맺게 된 것은 미국 메릴랜드대학 초빙교수를 마치고 귀국, 국가정보화센터장을 맡으면서부터다.
99년 전산원의 십여명 인원이 나와 인터넷주소 할당 관리, 인터넷 관련 국익 보호활동을 담당하는 한국인터넷정보센터를 설립했다. 송원장은 사용자에게 분배할 IP주소의 확보문제가 이슈로 떠오르기 전부터 아시아지역 IP 주소 분배기구인 APNIC을 통해 꾸준히 IP주소를 확보해 놓는 지혜를 발휘했고 2002년부터는 KR도메인 육성정책을 펴, 관련 도메인 시장을 키우는 데 주력했다. 또 올해 8월에는 한글KR 도메인 서비스를 시행, 등록자가 10일 현재 6만750여건에 달한다.
인터넷정보센터에서 송원장의 활동이 특히 빛나는 것은 무엇보다 노인ㆍ여성ㆍ장애인 등 정보격차와 인터넷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금은 정보문화진흥원에서 진행하는 중장년층 인터넷 사용률을 높이기 위한 `실버넷 운동`. 초고속망을 깔고, 인터넷주소체계까지 정립했는데 인프라의 화려함에 비해 이용자 편중화가 심하다는 생각에 송원장은 이 운동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이 공로를 인정받아 동탑산업훈장을 받기도 했다.
"나이, 소득수준, 지역에 따라 정보격차가 나타나는데 우리나라는 일본이나 미국에 비해 40~50대 인터넷 사용률이 매우 저조했습니다"
이후 외국인근로자 무료 인터넷교육, 저개발국의 정보격차 해소 등 인터넷강국으로서의 한국을 알리고 정보평등을 위한 사업을 추진했다. 또 전화번호 주소체계인 이넘(ENUM), 숫자도메인 윙크(WINC), RFID(스마트태그) 등 세계적인 선진 기술 트렌드와 방식을 적극적으로 적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송원장은 "일각에서 인터넷정보센터에서 그런 일까지 하느냐는 말을 하기도 한다"면서 "하지만 누군가는 먼저 해야 할 일이고 추후 정부 차원의 업무가 정리가 되면 그때 사업을 이관하면 된다는 생각"이라고 생각한다. "늦게 시작하면 다른 나라에 주도권을 뺏기기 마련이고 특히 기술변화가 빠른 IT는 징기스칸의 대륙 점령처럼 미리 선점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생각에 우선 시작하고 본다는 게 송원장의 설명이다.
그가 인터넷정보센터를 건립하고 운영한 지 벌써 5년째다. 현재 국회 계류중인 인터넷주소자원관리법이 연내 통과해 인터넷정보센터가 인터넷진흥원으로 새롭게 탄생하게 된다.
"이제까지 후회 없이 열심히 일 했고 앞으로 저 보다 더 열심히 잘 할 수 있는 후배들이 있다면 선배가 자리를 내줘야겠지요"
송원장은 대학에서 정보화 사회의 변화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을지 새로 생긴 기구에서 미래시대를 대비한 새로운 기획을 하게 될 지는 모르지만 크게 연연하지는 않는다고 말한다.
"요즘은 누구를 만나든 그 사람을 즐겁고 유쾌하게 하려고 애쓴다"고 말하는 송원장의 모습에서 앞만 보고 달려온 시간을 뒤로하고, 더욱 큰 그림으로 다양한 주장과 목소리를 수렴하려고 하는 경륜을 엿볼 수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