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용 콘텐츠 사업에 모든 것을 거는 `작은 거인'.
386 운동권 출신이라는 수식어가 곧잘 따라 붙는 이건범(38) 아리수미디어 사장은 자신이 몸담고 있는 기업 경영의 현실에 철저히 고민하는 뚝심의 사나이다.
아리수미디어가 설립된 것은 지난 1994년 8월. 내년이면 회사 창립 10주년을 맞이하게 된다. 아리수미디어처럼 10년 가까이 교육용 콘텐츠사업에 한 우물을 판 국내 기업은 없다.
한국의 높은 교육열이 곧 교육 콘텐츠 시장의 고속 성장이라는 등식이 성립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이건범 사장은 교육 콘텐츠에 대한 열정 하나로 지금의 아리수미디어를 키워왔다.
"집시법,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수감 생활을 하면서 많은 책을 읽었습니다. 특히 소설책을 많이 읽었는데 인간 내면의 복잡함과 다양성에 대해 많은 것을 느꼈지요."
소위 `운동'과 수감생활로 점철된 그의 대학 시절은 지금의 기업경영에도 직ㆍ간접적으로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는 늘 이윤창출이라는 자본주의 시장에서의 기업 본연의 속성과 그에 따른 치열한 경쟁과는 다소 분위기가 다르게 `더불어 사는 삶'등 그 이상의 무엇을 추구하고 있다.
아리수미디어는 이건범 사장이 지닌 인생철학의 시험장인지도 모른다. 그는 철저한 프로이길 원하고 `관계속의 인간'을 강요(?)하기 때문에 이러한 사장의 생각이 직원들에게는 다소 부담이 될 지는 모른다.
이건범 사장은 지난해 야심찬 프로젝트를 출범시켰다. 그동안 CD 중심의 콘텐츠를 온라인으로 이동시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아리수한글(www.arisu.co.kr)을 탄생시켰다.
아리수한글은 인터넷으로 만 3~6세 대상의 유아를 대상으로 한글을 깨우치게 하는 것인데, 기존 이미지중심의 일방적인 주입식 학습법에서 벗어난 진일보한 방식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CD 하나에 통상 1억원의 개발비가 들어가는 데 비해 무려 30억원의 개발비를 아리수한글에 투입했다. 아리수미디어의 연간 매출 규모는 100억원.
그는 올해 교육 콘텐츠 개발 및 유통 사업과 아리수한글 사업비중을 80대 20에서 내년 60대 40으로 예상하는 등 아리수한글 사업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아리수한글 프로젝트는 벤처기업과 학계가 만나 이뤄낸 결실이기도 하다.
"학계에서 처음에는 냉소적인 반응이었죠. 하지만 서울대 심리학과에서 글자처리에 대한 인지 등 관련 연구 성과물들이 있어 운이 좋게 아리수한글이라는 결실을 만들어낼 수 있었습니다."
이건범 사장은 "유아들에게 한글 학습시 단순체험에 그치지 않고 확실한 학습효과를 보장한다는 데 역점을 두었다"고 설명했다.
아리수한글 인터넷 교육비는 연간 40만원(정확히 39만6000원)에 이른다. 학부모 입장에서는 큰 비용부담일 수 있다. 하지만 개발비 및 학습효과보장이라는 점에서 충분히 받아야 할 가격이라고 그는 강조한다. 아리수미디어는 가격인하 보다는 지난 9월1일부터 고객 편의 차원에서 월납(1개월 2만5000원 등) 등을 통한 아리수한글 상품의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아리수한글은 지난 8월말 24만명의 체험 회원과 6000여명의 정회원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회원들은 아리수한글을 매개로 해서 자발적인 모임인 지역사랑방을 전국적으로 17곳에 개설, 활발한 교류를 하고 있다. 이러한 회원들의 자발적 활동이 아리수한글의 확산 및 전파를 위해 눈에 보이지 않는 후원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아리수한글은 오는 12월부터 전국 유명 할인점을 통해 비디오로도 출시될 예정.
이건범 사장은 "아리수한글에 거는 기대는 하나의 콘텐츠를 갖고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 제공하는 `원 소스 멀티 유즈(One Source Multi Use)'에 있다"고 말했다.
아리수한글이 TV 공중파인 EBS를 통해 제공된 것도 같은 맥락인데, 이때 한글 게임을 60여편의 만화영화로 제작한 `한글탐정 둘리'는 3회 연속 방영될 정도로 큰 인기를 모았다.
올해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에서 디지털콘텐츠대상을 수상하기도 한 아리수한글은 앞으로 교구재, 캐릭터 상품 등 다양한 모습으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신사업인 아리수한글 외 기존 사업인 교육 콘텐츠 개발 및 유통 사업은 교육정보화로 형성된 초ㆍ중학교 시장에 크게 의존할 공산이 크다.
아리수미디어의 시장점유율은 교육 콘텐츠 시장(연 150억원)의 70~80%에 달한다.
이건범 사장은 교육기관이 아닌 일반 교육 콘텐츠 유통시장과 관련해 "온라인에서 구할 수 있는 교육용 콘텐츠가 이미 CD 콘텐츠 내용을 능가하는 등의 이유로 이미 교육용 콘텐츠 시장 주도권은 온라인이 좌우한다고 봐도 무방하다"며 아리수한글도 이런 맥락에서의 사업 전략임을 강조했다.
그는 궁극적으로 교육과 관련한 모든 것을 네트워크로 구축하고 싶다는 꿈을 갖고 있다.
사장실은 좀 특이했다. 사장실에 들어가기 전, 두 책상 중 하나엔 비서인가 싶은 어떤 남자 직원이 앉아 있었고 막상 사장실에는 집무를 봐야 할 책상은 보이질 않았다. 회의용 탁자와 의자, 긴 소파에 벽을 둘러싼 책장뿐 있었다. 한평 남짓한 비좁은 공간의 작고 낡은 책상이 사장석이었고 사장실은 직원용 회의실로 개방하고 있었다.
이건범 사장은 선천적으로 시신경이 약해 두꺼운 안경을 쓰고 있었다. 그는 이제 코스닥 등록을 추진할 때가 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차라리 돈이 많아 코스닥 등록을 할 필요가 없으면 좋겠다"며 두꺼운 안경 너머로 아이 같은 환한 웃음을 선보였다.
김무종기자
386 운동권 출신이라는 수식어가 곧잘 따라 붙는 이건범(38) 아리수미디어 사장은 자신이 몸담고 있는 기업 경영의 현실에 철저히 고민하는 뚝심의 사나이다.
아리수미디어가 설립된 것은 지난 1994년 8월. 내년이면 회사 창립 10주년을 맞이하게 된다. 아리수미디어처럼 10년 가까이 교육용 콘텐츠사업에 한 우물을 판 국내 기업은 없다.
한국의 높은 교육열이 곧 교육 콘텐츠 시장의 고속 성장이라는 등식이 성립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이건범 사장은 교육 콘텐츠에 대한 열정 하나로 지금의 아리수미디어를 키워왔다.
"집시법,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수감 생활을 하면서 많은 책을 읽었습니다. 특히 소설책을 많이 읽었는데 인간 내면의 복잡함과 다양성에 대해 많은 것을 느꼈지요."
소위 `운동'과 수감생활로 점철된 그의 대학 시절은 지금의 기업경영에도 직ㆍ간접적으로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는 늘 이윤창출이라는 자본주의 시장에서의 기업 본연의 속성과 그에 따른 치열한 경쟁과는 다소 분위기가 다르게 `더불어 사는 삶'등 그 이상의 무엇을 추구하고 있다.
아리수미디어는 이건범 사장이 지닌 인생철학의 시험장인지도 모른다. 그는 철저한 프로이길 원하고 `관계속의 인간'을 강요(?)하기 때문에 이러한 사장의 생각이 직원들에게는 다소 부담이 될 지는 모른다.
이건범 사장은 지난해 야심찬 프로젝트를 출범시켰다. 그동안 CD 중심의 콘텐츠를 온라인으로 이동시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아리수한글(www.arisu.co.kr)을 탄생시켰다.
아리수한글은 인터넷으로 만 3~6세 대상의 유아를 대상으로 한글을 깨우치게 하는 것인데, 기존 이미지중심의 일방적인 주입식 학습법에서 벗어난 진일보한 방식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CD 하나에 통상 1억원의 개발비가 들어가는 데 비해 무려 30억원의 개발비를 아리수한글에 투입했다. 아리수미디어의 연간 매출 규모는 100억원.
그는 올해 교육 콘텐츠 개발 및 유통 사업과 아리수한글 사업비중을 80대 20에서 내년 60대 40으로 예상하는 등 아리수한글 사업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아리수한글 프로젝트는 벤처기업과 학계가 만나 이뤄낸 결실이기도 하다.
"학계에서 처음에는 냉소적인 반응이었죠. 하지만 서울대 심리학과에서 글자처리에 대한 인지 등 관련 연구 성과물들이 있어 운이 좋게 아리수한글이라는 결실을 만들어낼 수 있었습니다."
이건범 사장은 "유아들에게 한글 학습시 단순체험에 그치지 않고 확실한 학습효과를 보장한다는 데 역점을 두었다"고 설명했다.
아리수한글 인터넷 교육비는 연간 40만원(정확히 39만6000원)에 이른다. 학부모 입장에서는 큰 비용부담일 수 있다. 하지만 개발비 및 학습효과보장이라는 점에서 충분히 받아야 할 가격이라고 그는 강조한다. 아리수미디어는 가격인하 보다는 지난 9월1일부터 고객 편의 차원에서 월납(1개월 2만5000원 등) 등을 통한 아리수한글 상품의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아리수한글은 지난 8월말 24만명의 체험 회원과 6000여명의 정회원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회원들은 아리수한글을 매개로 해서 자발적인 모임인 지역사랑방을 전국적으로 17곳에 개설, 활발한 교류를 하고 있다. 이러한 회원들의 자발적 활동이 아리수한글의 확산 및 전파를 위해 눈에 보이지 않는 후원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아리수한글은 오는 12월부터 전국 유명 할인점을 통해 비디오로도 출시될 예정.
이건범 사장은 "아리수한글에 거는 기대는 하나의 콘텐츠를 갖고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 제공하는 `원 소스 멀티 유즈(One Source Multi Use)'에 있다"고 말했다.
아리수한글이 TV 공중파인 EBS를 통해 제공된 것도 같은 맥락인데, 이때 한글 게임을 60여편의 만화영화로 제작한 `한글탐정 둘리'는 3회 연속 방영될 정도로 큰 인기를 모았다.
올해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에서 디지털콘텐츠대상을 수상하기도 한 아리수한글은 앞으로 교구재, 캐릭터 상품 등 다양한 모습으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신사업인 아리수한글 외 기존 사업인 교육 콘텐츠 개발 및 유통 사업은 교육정보화로 형성된 초ㆍ중학교 시장에 크게 의존할 공산이 크다.
아리수미디어의 시장점유율은 교육 콘텐츠 시장(연 150억원)의 70~80%에 달한다.
이건범 사장은 교육기관이 아닌 일반 교육 콘텐츠 유통시장과 관련해 "온라인에서 구할 수 있는 교육용 콘텐츠가 이미 CD 콘텐츠 내용을 능가하는 등의 이유로 이미 교육용 콘텐츠 시장 주도권은 온라인이 좌우한다고 봐도 무방하다"며 아리수한글도 이런 맥락에서의 사업 전략임을 강조했다.
그는 궁극적으로 교육과 관련한 모든 것을 네트워크로 구축하고 싶다는 꿈을 갖고 있다.
사장실은 좀 특이했다. 사장실에 들어가기 전, 두 책상 중 하나엔 비서인가 싶은 어떤 남자 직원이 앉아 있었고 막상 사장실에는 집무를 봐야 할 책상은 보이질 않았다. 회의용 탁자와 의자, 긴 소파에 벽을 둘러싼 책장뿐 있었다. 한평 남짓한 비좁은 공간의 작고 낡은 책상이 사장석이었고 사장실은 직원용 회의실로 개방하고 있었다.
이건범 사장은 선천적으로 시신경이 약해 두꺼운 안경을 쓰고 있었다. 그는 이제 코스닥 등록을 추진할 때가 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차라리 돈이 많아 코스닥 등록을 할 필요가 없으면 좋겠다"며 두꺼운 안경 너머로 아이 같은 환한 웃음을 선보였다.
김무종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