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원중 특허기술 공개의무 '논란'
지난달 30일부터 미국 워싱턴DC에서 진행중인 미 연방무역위원회(FTC) 대 램버스의 반독점소송 공판에 전세계 메모리 반도체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소송은 미국 마이크론 테크놀로지ㆍ독일 인피니온 테크놀로지스ㆍ우리나라 하이닉스 반도체 등 전세계 유수 D램 업체들이, 반도체 기술업체 램버스가 SD램(싱크로너스 다이내믹 램)ㆍDDR(더블데이터레이트) SD램 등 산업표준 D램 규격에 포함된 `싱크로너스 메모리 인터페이스' 기술의 특허권과 관련해 반독점법을 위반했다며 FTC에 조사를 요구하면서 비롯된 것이다.
FTC는 이와 관련해 광범위한 조사를 실시한 결과, 지난해 6월 조사위원 5인 만장일치로 램버스가 반독점법을 위반했다고 판정하고, FTC 행정판사 주재의 이번 반독점소송으로 램버스에 대한 최종 판결을 넘긴 바 있다.
이번 법정대결은 그 결과에 따라 램버스와 각 D램 업체들이 막대한 로열티 지불 여부를 놓고 여러 법정에서 벌이고 있는 각개전투에 결정적인 영향력을 미치게 되는 중요성은 물론, D램 업체들과 램버스가 각기 주장해온 음모설들이 검증대에 오른다는 면에서도 업계와 세간의 흥미를 끌 전망이다.
◆FTCㆍD램 업계 주장 `램버스가 특허기술 산업표준화 위해 음모 꾸몄다'
FTC와 D램 업계는 지난 1990년 램버스 D램 기술특허를 획득한 램버스가 이후 1991년 제덱(JEDECㆍ세계반도체표준협회)에 가입해 92년에서 96년까지 SD램 공개 산업표준 선정에 긴밀히 관여했다. 이 과정에서 램버스 D램 기술특허에 포함됐던 일부 싱크로너스 메모리 인터페이스 관련 기술들을 산업표준에 포함시키는 일을 주도했음은 물론, 이 산업표준에 포함되는 관련 신기술들을 비밀리에 기존 램버스D램 기술 특허에 추가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당시 램버스는 관련 기술특허를 출원중인 사실이 업계에 알려질 경우 이를 제덱 산업표준에 포함시키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해 이를 고의적으로 은폐했으며, 이는 회원사들에게 기존 기술특허는 물론 출원중인 특허까지 모두 공지하도록 하는 제덱의 규칙에 위배된다는 것이다.
특히 FTC는 램버스가 96년 제덱을 탈퇴한 후 다수 D램 업체들을 상대로 특허침해소송을 제기하며 로열티 수입 증대를 시도하던 중, 지난 1998년 자사에 불리한 증거를 없애기 위해 상당한 분량의 내부 문서를 파기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FTC는 이번 소송을 통해 램버스가 싱크로너스 메모리 인터페이스 기술특허와 관련해 로열티 수입을 올리려는 일체의 시도를 금지하는 법원명령을 받아낸다는 각오다.
◆램버스 주장 `특허 비공개는 당연한 일… 음모는 D램 업계가 꾸민 것'
램버스는 제덱 회원사라 해도 출원 진행중인 특허기술까지 공개해야 할 의무는 없다고 주장한다. 램버스는 다른 제덱 회원사들 다수도 경쟁사에서 자사의 기업 연구개발전략을 알아채거나 유사한 기술특허 출원을 서두르게 될 우려 때문에 출원중인 특허기술을 공지하지 않고 있다며, IBM 등 일부 업체들이 제덱에 직접적으로 출원중인 특허기술의 공개를 거부한 사례를 근거로 제시하고 있다.
램버스는 또한 자사의 램버스 D램 기술특허에 차후 추가된 특허기술들은 모두 원래의 기술에 뿌리를 두고 발전된 것으로 합법적이고 유효한 것이며, 제덱이 자사의 특허기술을 선택한 것은 당시 다른 D램 업체들이 램버스의 기술에 필적하는 차세대 D램 기술을 개발해내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램버스는 오히려 인텔 `펜티엄4' 칩 출시 초기에 유일하게 이 칩을 지원했던 램버스 D램이 시장에서 밀려난 것이야말로 인텔의 영향력 확대를 두려워한 세계 D램 업체들의 공모에 따른 결과라고 항변하고 있다.
◆차후 전망 `FTC, 램버스 수세로 몰 듯'
FTC는 제덱의 데시 로덴 회장을 첫 번째 증인으로 소환해 `출원중인 어떤 특허라도 공개해야할 의무'를 규정한 제덱 운영 매뉴얼과 함께 "회원사들은 출원중인 특허기술에 대해서도 제덱에 공개할 것을 요구받는다"는 증언을 받아냈다. FTC의 제프 올리버 변호사는 "일부 회원사들이 특허출원내용을 공개하지 않았다는 사실로 램버스의 반독점법 위반혐의에 면죄부를 줄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FTC는 또한 90년대 중반 램버스 측 변호사들이 작성한 일련의 비밀문서들을 입수해 공개했다. 이 문서들의 내용은 램버스가 제덱 SD램 표준기술을 비밀리에 특허기술에 추가하려 했음을 암시하고 있으며, 이중 일부는 램버스에 이같은 행위를 중단하고 바로 제덱을 탈퇴할 것을 권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FTC의 맹공에 램버스는 일단 수세로 몰릴 전망이다. 램버스가 만약 패소할 경우 그동안 램버스와 라이선스 계약을 거부하고 법정에서 맞서온 하이닉스ㆍ인피니온ㆍ마이크론 등은 삼성전자ㆍ엘피다 메모리ㆍ도시바 등 로열티를 이미 지불하고 있는 업체들에 비해 당분간 가격경쟁의 우위요소를 계속 가져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램버스와 하이닉스ㆍ마이크론ㆍ인피니온 등을 상대로 벌여온 법정공방전이 격렬한 시소 게임이 돼 왔듯이 이번 소송에서도 급격한 역전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달 초 미 연방항소법원은 램버스와 인피니온의 특허권 분쟁에서 인피니온의 손을 들어줬던 지방법원의 판결에 대해, 일반의 예상을 뒤엎고 증거불충분을 이유로 다시 지방 법원으로 돌려보낸 바 있다. 램버스는 지난 1분기에 SD램ㆍDDR SD램 기술 로열티로 2480만달러를 벌어들였으며, 만약 소송에서 최종 승리할 경우 미계약업체들의 과거 생산분까지 소급 적용해 수십억달러의 로열티를 벌어들일 수 있을 전망이다.
한편 최대 D램 업체인 삼성전자는 지난 2000년 10월 말 램버스와 맺은 라이선스 계약에서 어떤 지역의 법원에서라도 SD램ㆍDDR SD램 표준이 램버스 특허기술을 침해하지 않은 것으로 판정할 경우 특허료를 지불하지 않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은 인텔의 펜티엄 4 칩 첫 출시 당시 인텔ㆍ램버스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램버스 D램 양산을 추진한 바 있다.
지난달 30일부터 미국 워싱턴DC에서 진행중인 미 연방무역위원회(FTC) 대 램버스의 반독점소송 공판에 전세계 메모리 반도체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소송은 미국 마이크론 테크놀로지ㆍ독일 인피니온 테크놀로지스ㆍ우리나라 하이닉스 반도체 등 전세계 유수 D램 업체들이, 반도체 기술업체 램버스가 SD램(싱크로너스 다이내믹 램)ㆍDDR(더블데이터레이트) SD램 등 산업표준 D램 규격에 포함된 `싱크로너스 메모리 인터페이스' 기술의 특허권과 관련해 반독점법을 위반했다며 FTC에 조사를 요구하면서 비롯된 것이다.
FTC는 이와 관련해 광범위한 조사를 실시한 결과, 지난해 6월 조사위원 5인 만장일치로 램버스가 반독점법을 위반했다고 판정하고, FTC 행정판사 주재의 이번 반독점소송으로 램버스에 대한 최종 판결을 넘긴 바 있다.
이번 법정대결은 그 결과에 따라 램버스와 각 D램 업체들이 막대한 로열티 지불 여부를 놓고 여러 법정에서 벌이고 있는 각개전투에 결정적인 영향력을 미치게 되는 중요성은 물론, D램 업체들과 램버스가 각기 주장해온 음모설들이 검증대에 오른다는 면에서도 업계와 세간의 흥미를 끌 전망이다.
◆FTCㆍD램 업계 주장 `램버스가 특허기술 산업표준화 위해 음모 꾸몄다'
FTC와 D램 업계는 지난 1990년 램버스 D램 기술특허를 획득한 램버스가 이후 1991년 제덱(JEDECㆍ세계반도체표준협회)에 가입해 92년에서 96년까지 SD램 공개 산업표준 선정에 긴밀히 관여했다. 이 과정에서 램버스 D램 기술특허에 포함됐던 일부 싱크로너스 메모리 인터페이스 관련 기술들을 산업표준에 포함시키는 일을 주도했음은 물론, 이 산업표준에 포함되는 관련 신기술들을 비밀리에 기존 램버스D램 기술 특허에 추가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당시 램버스는 관련 기술특허를 출원중인 사실이 업계에 알려질 경우 이를 제덱 산업표준에 포함시키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해 이를 고의적으로 은폐했으며, 이는 회원사들에게 기존 기술특허는 물론 출원중인 특허까지 모두 공지하도록 하는 제덱의 규칙에 위배된다는 것이다.
특히 FTC는 램버스가 96년 제덱을 탈퇴한 후 다수 D램 업체들을 상대로 특허침해소송을 제기하며 로열티 수입 증대를 시도하던 중, 지난 1998년 자사에 불리한 증거를 없애기 위해 상당한 분량의 내부 문서를 파기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FTC는 이번 소송을 통해 램버스가 싱크로너스 메모리 인터페이스 기술특허와 관련해 로열티 수입을 올리려는 일체의 시도를 금지하는 법원명령을 받아낸다는 각오다.
◆램버스 주장 `특허 비공개는 당연한 일… 음모는 D램 업계가 꾸민 것'
램버스는 제덱 회원사라 해도 출원 진행중인 특허기술까지 공개해야 할 의무는 없다고 주장한다. 램버스는 다른 제덱 회원사들 다수도 경쟁사에서 자사의 기업 연구개발전략을 알아채거나 유사한 기술특허 출원을 서두르게 될 우려 때문에 출원중인 특허기술을 공지하지 않고 있다며, IBM 등 일부 업체들이 제덱에 직접적으로 출원중인 특허기술의 공개를 거부한 사례를 근거로 제시하고 있다.
램버스는 또한 자사의 램버스 D램 기술특허에 차후 추가된 특허기술들은 모두 원래의 기술에 뿌리를 두고 발전된 것으로 합법적이고 유효한 것이며, 제덱이 자사의 특허기술을 선택한 것은 당시 다른 D램 업체들이 램버스의 기술에 필적하는 차세대 D램 기술을 개발해내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램버스는 오히려 인텔 `펜티엄4' 칩 출시 초기에 유일하게 이 칩을 지원했던 램버스 D램이 시장에서 밀려난 것이야말로 인텔의 영향력 확대를 두려워한 세계 D램 업체들의 공모에 따른 결과라고 항변하고 있다.
◆차후 전망 `FTC, 램버스 수세로 몰 듯'
FTC는 제덱의 데시 로덴 회장을 첫 번째 증인으로 소환해 `출원중인 어떤 특허라도 공개해야할 의무'를 규정한 제덱 운영 매뉴얼과 함께 "회원사들은 출원중인 특허기술에 대해서도 제덱에 공개할 것을 요구받는다"는 증언을 받아냈다. FTC의 제프 올리버 변호사는 "일부 회원사들이 특허출원내용을 공개하지 않았다는 사실로 램버스의 반독점법 위반혐의에 면죄부를 줄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FTC는 또한 90년대 중반 램버스 측 변호사들이 작성한 일련의 비밀문서들을 입수해 공개했다. 이 문서들의 내용은 램버스가 제덱 SD램 표준기술을 비밀리에 특허기술에 추가하려 했음을 암시하고 있으며, 이중 일부는 램버스에 이같은 행위를 중단하고 바로 제덱을 탈퇴할 것을 권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FTC의 맹공에 램버스는 일단 수세로 몰릴 전망이다. 램버스가 만약 패소할 경우 그동안 램버스와 라이선스 계약을 거부하고 법정에서 맞서온 하이닉스ㆍ인피니온ㆍ마이크론 등은 삼성전자ㆍ엘피다 메모리ㆍ도시바 등 로열티를 이미 지불하고 있는 업체들에 비해 당분간 가격경쟁의 우위요소를 계속 가져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램버스와 하이닉스ㆍ마이크론ㆍ인피니온 등을 상대로 벌여온 법정공방전이 격렬한 시소 게임이 돼 왔듯이 이번 소송에서도 급격한 역전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달 초 미 연방항소법원은 램버스와 인피니온의 특허권 분쟁에서 인피니온의 손을 들어줬던 지방법원의 판결에 대해, 일반의 예상을 뒤엎고 증거불충분을 이유로 다시 지방 법원으로 돌려보낸 바 있다. 램버스는 지난 1분기에 SD램ㆍDDR SD램 기술 로열티로 2480만달러를 벌어들였으며, 만약 소송에서 최종 승리할 경우 미계약업체들의 과거 생산분까지 소급 적용해 수십억달러의 로열티를 벌어들일 수 있을 전망이다.
한편 최대 D램 업체인 삼성전자는 지난 2000년 10월 말 램버스와 맺은 라이선스 계약에서 어떤 지역의 법원에서라도 SD램ㆍDDR SD램 표준이 램버스 특허기술을 침해하지 않은 것으로 판정할 경우 특허료를 지불하지 않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은 인텔의 펜티엄 4 칩 첫 출시 당시 인텔ㆍ램버스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램버스 D램 양산을 추진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