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상블 스튜디오의 `에이지' 시리즈 매력은 문명 건설 시뮬레이션을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과 결합시킨 참신한 발상에 있었다. 결과는 대부분의 실시간 전략 게임의 천편일률적인, 심지어 억지스러운 내러티브에서 벗어나 사람을 빨아들일 새로운 힘이 부여된 작품이었다.
물론 아이디어만 가지고 되는 일은 아니다. 긴 역사를 하나의 이야기로 묶어내고, 각 시대를 특징짓는 것들을 집어내 하나의 게임 속에서 밸런스를 맞추는 것은 쉽지 않다.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는 정교한 시스템 설계와 밸런싱 작업을 통해 이를 성취했고 많은 인기를 얻었다.
그러나 한 번 얻은 영화를 계속 누리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앙상블 스튜디오의 개발진 중 일부가 독립해 `스테인레스 스틸 스튜디오'를 차렸다. 이 팀이 내놓은 게 `엠파이어 어쓰'다. 한편 남은 사람들은 자신들이야말로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의 진정한 후계자라며 `에이지 오브 미솔로지'를 내놓았다.
`에이지 오브 미솔로지'가 내세우는 것은 신화다. 역사란 매력적인 주제이지만 `경이'는 없다.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 그리고 `엠파이어 어쓰'에서 역사는 반복되고 게이머는 역사의 일꾼이 되어 문명을 쌓아간다. 현실이란 역동적이지만 어쩐지 경이롭지는 않다. 반면 신화는 인간의 지식과 경험을 뛰어넘는 매력적 테마다.
영웅이 살아 숨쉬고, 신들이 내려와 천지를 뒤흔든다. 도저히 막을 수 없을 것 같던 적이 주민들의 신실한 기도에 응해 신이 던지는 번갯불에 박살이 난다. 짜릿하고 극적이고 낭만적이다. 이것으로 게임은 한 단계 앞으로 나아간다.
그렇다면 `에이지 오브 미솔로지'야말로 `에이즈 오브 엠파이어' 시리즈의 진정한 후계자인가? 그렇게 말하기는 곤란하다. 전투의 긴장감이 떨어지고 리얼리티가 부족하다는 아쉬운 부분들은 논외로 해도 그렇다. 왜냐하면 `에이지 오브 미솔로지'가 지니는 근본적 한계 때문이다.
이 게임은 상당히 안정적이다. 이미 이전에 만들어진 시스템을 크게 뒤흔들지 않은 채 게임의 약점을 보완하는데에만 집중하고 있다. 신과 괴물이 나와 벌이는 전쟁은 역사 속에 실존했던 유닛들만의 전쟁에 비해 몇 배나 규모가 크다. 그러나 거기에만 머문다.
`에이지 오브 미솔로지'가 만들어지기까지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은 많은 변화를 겪어왔다. 3D 그래픽이 본격적으로 도입되었으며, 이에 따라 새로운 전략이 연구되고 게임에 적용되었다. 하지만 `에이지 오브 미솔로지'에는 최근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 장르의 발전이 보이지 않는다.
`에이지 오브 미솔로지'는 평가하기 어려운 게임이다. 이 게임의 시스템은 뛰어나다. 거기다가 신화라는 매력적인 영역을 끌어와 역사만으로는 미진했던 것을 보충했다. 쾌적하게 플레이할 수 있는 짜임새 있는 게임이다. 편안하게 책상에 앉아 커피를 홀짝이며 매일 조금씩 즐기려는 사람에게는 더할 나위 없다.
하지만 세상에는 황당한 아이디어와 거친 시스템으로도 사람을 미치게 만드는 게임이 있다. 이 게임을 이제야 발견했다는 놀라움에 밤을 새우고 다음날 일하는 데까지 지장을 미치는 게임이다. 이런 게임을 기대한 사람에겐 `에이지 오브 미솔로지'는 너무 성실해서 조금은 재미가 없다.
* 게임약사 : 1991년 시드 마이어의 문명(Sid Meier`s Civilization)
`파이어릿'이나 `개티스버그' 등으로 최고의 게임 디자이너라는 명성을 얻었던 `시드 마이어'가 출시한 문명 건설 시뮬레이션 게임. 이전에 있었던 보드 게임들을 컴퓨터로 가능한 게임 형태로 진화시켰다.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행위에 의한 역사 진행을 전제로 했지만, 플레이를 통해서는 오히려 폭력적 방법이 가장 효과적인 결과를 가져오기도 했다. 서양 중심, 자본주의 중심의 세계관 등이 마음에 걸리지만, 나름대로의 장단점을 통해 설득력을 가지고 있다는 점도 매력이다. 현재는 다시 자신의 뿌리인 `보드 게임'을 개발 중이다.
물론 아이디어만 가지고 되는 일은 아니다. 긴 역사를 하나의 이야기로 묶어내고, 각 시대를 특징짓는 것들을 집어내 하나의 게임 속에서 밸런스를 맞추는 것은 쉽지 않다.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는 정교한 시스템 설계와 밸런싱 작업을 통해 이를 성취했고 많은 인기를 얻었다.
그러나 한 번 얻은 영화를 계속 누리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앙상블 스튜디오의 개발진 중 일부가 독립해 `스테인레스 스틸 스튜디오'를 차렸다. 이 팀이 내놓은 게 `엠파이어 어쓰'다. 한편 남은 사람들은 자신들이야말로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의 진정한 후계자라며 `에이지 오브 미솔로지'를 내놓았다.
`에이지 오브 미솔로지'가 내세우는 것은 신화다. 역사란 매력적인 주제이지만 `경이'는 없다.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 그리고 `엠파이어 어쓰'에서 역사는 반복되고 게이머는 역사의 일꾼이 되어 문명을 쌓아간다. 현실이란 역동적이지만 어쩐지 경이롭지는 않다. 반면 신화는 인간의 지식과 경험을 뛰어넘는 매력적 테마다.
영웅이 살아 숨쉬고, 신들이 내려와 천지를 뒤흔든다. 도저히 막을 수 없을 것 같던 적이 주민들의 신실한 기도에 응해 신이 던지는 번갯불에 박살이 난다. 짜릿하고 극적이고 낭만적이다. 이것으로 게임은 한 단계 앞으로 나아간다.
그렇다면 `에이지 오브 미솔로지'야말로 `에이즈 오브 엠파이어' 시리즈의 진정한 후계자인가? 그렇게 말하기는 곤란하다. 전투의 긴장감이 떨어지고 리얼리티가 부족하다는 아쉬운 부분들은 논외로 해도 그렇다. 왜냐하면 `에이지 오브 미솔로지'가 지니는 근본적 한계 때문이다.
이 게임은 상당히 안정적이다. 이미 이전에 만들어진 시스템을 크게 뒤흔들지 않은 채 게임의 약점을 보완하는데에만 집중하고 있다. 신과 괴물이 나와 벌이는 전쟁은 역사 속에 실존했던 유닛들만의 전쟁에 비해 몇 배나 규모가 크다. 그러나 거기에만 머문다.
`에이지 오브 미솔로지'가 만들어지기까지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은 많은 변화를 겪어왔다. 3D 그래픽이 본격적으로 도입되었으며, 이에 따라 새로운 전략이 연구되고 게임에 적용되었다. 하지만 `에이지 오브 미솔로지'에는 최근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 장르의 발전이 보이지 않는다.
`에이지 오브 미솔로지'는 평가하기 어려운 게임이다. 이 게임의 시스템은 뛰어나다. 거기다가 신화라는 매력적인 영역을 끌어와 역사만으로는 미진했던 것을 보충했다. 쾌적하게 플레이할 수 있는 짜임새 있는 게임이다. 편안하게 책상에 앉아 커피를 홀짝이며 매일 조금씩 즐기려는 사람에게는 더할 나위 없다.
하지만 세상에는 황당한 아이디어와 거친 시스템으로도 사람을 미치게 만드는 게임이 있다. 이 게임을 이제야 발견했다는 놀라움에 밤을 새우고 다음날 일하는 데까지 지장을 미치는 게임이다. 이런 게임을 기대한 사람에겐 `에이지 오브 미솔로지'는 너무 성실해서 조금은 재미가 없다.
* 게임약사 : 1991년 시드 마이어의 문명(Sid Meier`s Civilization)
`파이어릿'이나 `개티스버그' 등으로 최고의 게임 디자이너라는 명성을 얻었던 `시드 마이어'가 출시한 문명 건설 시뮬레이션 게임. 이전에 있었던 보드 게임들을 컴퓨터로 가능한 게임 형태로 진화시켰다.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행위에 의한 역사 진행을 전제로 했지만, 플레이를 통해서는 오히려 폭력적 방법이 가장 효과적인 결과를 가져오기도 했다. 서양 중심, 자본주의 중심의 세계관 등이 마음에 걸리지만, 나름대로의 장단점을 통해 설득력을 가지고 있다는 점도 매력이다. 현재는 다시 자신의 뿌리인 `보드 게임'을 개발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