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미들랜드은행의 자회사인 `퍼스트 디렉트'(First Direct)은행은 점포가 하나도 없다. 자산이라면 고객들의 전화를 받는 텔레폰센터 하나뿐이다. 전화로 일년내내 자금이체, 주식거래, 대출안내, 보험가입 등 금융서비스를 제공한다.
수년전 은행이 설립될 당시만 해도 `과연 성공할 수가 있을까'하는 우려가 많았다. 점포없이 자동입출금기와 전화응답장치 등 정보네트워크만으로 영업이 될까 하는 의구심 때문이었다. 그러나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고객은 3분에 한명 꼴로 한달에 1만명씩 꾸준히 증가했다. 고객들이 은행에 거는 통화건수는 하루평균 2만6000통. 전화를 걸면 즉시 직원들이 친절히 응대한다. 고객의 현금입출금은 전국 각지에 깔아놓은 ATM기가 해결한다.
이 은행의 성공비결은 무엇일까. 소비자가 필요로 하는 은행서비스를 제공했고 또 이를 지원하는 `유연한 정보시스템'이 있었기 때문이다.
유연한 금융정보시스템이란 어떤 것일까. 은행들은 지금까지 자사의 정보시스템을 `폐쇄적 사적재산'으로 간주해왔다. 하드웨어를 구입하거나 응용프로그램을 직접 개발하거나 또 이를 유지보수하기 위해 많은 자체인력을 고용했다. 그러나 수년 동안 단편적인 기술들을 활용한 결과 결국 시스템은 잘 연계되지 않고 뒤범벅이 됐다. 특히 고객서비스의 안정을 위해 `중앙집중형(legacy)시스템'에 대한 집착이 강하다. IT인력들은 대부분 중앙집중시스템의 파수꾼들이다. 마치 어미새가 둥지를 지키면서 어린 새를 키우는 것처럼 말이다.
그동안 고객들이 요구하는 최상의 금융서비스는 `안정적인 입출금서비스'였다. 국내 은행권은 지금까지 이러한 요구에 대해 중앙집중형시스템으로 충실히 부응해왔다. 그러나 이제는 고객들이 변하고 있다. `앉아서' `걸어 다니면서' 업무를 보고 싶어한다. 공유서비스의 시대, 양방향 커뮤니케이션의 시대가 열리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당황할 필요는 없다. 웹서비스 아키텍처로 개방성과 모듈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정보시스템을 단계적으로 개편해 나가면 된다. 웹서비스 아키텍처에서는 모든 사람들이 동일한 데이터표준과 접속프로토콜을 공유하기 때문에 비용이 많이 소요되는 재프로그래밍 없이도 자유롭게 의사소통이 가능하다. 점포가 없어도 제품을 생산, 유통, 보관할 수 있다. 금융업은 디지털인터넷과 궁합이 가장 잘 맞는 정보산업이다.
금융정보시스템은 이제 고객이 필요로 하는 거래를 성사시키고, 전략을 실현하고, 업무프로세스를 개선하고, 종업원과 조직을 전력화하는 수단이 된다. 사적 시스템이 아닌 개방형공유시스템인 웹중심의 차세대금융 IT전략을 추진할 때다.
동국대 겸임교수 chomh2828@hanmail.net
수년전 은행이 설립될 당시만 해도 `과연 성공할 수가 있을까'하는 우려가 많았다. 점포없이 자동입출금기와 전화응답장치 등 정보네트워크만으로 영업이 될까 하는 의구심 때문이었다. 그러나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고객은 3분에 한명 꼴로 한달에 1만명씩 꾸준히 증가했다. 고객들이 은행에 거는 통화건수는 하루평균 2만6000통. 전화를 걸면 즉시 직원들이 친절히 응대한다. 고객의 현금입출금은 전국 각지에 깔아놓은 ATM기가 해결한다.
이 은행의 성공비결은 무엇일까. 소비자가 필요로 하는 은행서비스를 제공했고 또 이를 지원하는 `유연한 정보시스템'이 있었기 때문이다.
유연한 금융정보시스템이란 어떤 것일까. 은행들은 지금까지 자사의 정보시스템을 `폐쇄적 사적재산'으로 간주해왔다. 하드웨어를 구입하거나 응용프로그램을 직접 개발하거나 또 이를 유지보수하기 위해 많은 자체인력을 고용했다. 그러나 수년 동안 단편적인 기술들을 활용한 결과 결국 시스템은 잘 연계되지 않고 뒤범벅이 됐다. 특히 고객서비스의 안정을 위해 `중앙집중형(legacy)시스템'에 대한 집착이 강하다. IT인력들은 대부분 중앙집중시스템의 파수꾼들이다. 마치 어미새가 둥지를 지키면서 어린 새를 키우는 것처럼 말이다.
그동안 고객들이 요구하는 최상의 금융서비스는 `안정적인 입출금서비스'였다. 국내 은행권은 지금까지 이러한 요구에 대해 중앙집중형시스템으로 충실히 부응해왔다. 그러나 이제는 고객들이 변하고 있다. `앉아서' `걸어 다니면서' 업무를 보고 싶어한다. 공유서비스의 시대, 양방향 커뮤니케이션의 시대가 열리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당황할 필요는 없다. 웹서비스 아키텍처로 개방성과 모듈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정보시스템을 단계적으로 개편해 나가면 된다. 웹서비스 아키텍처에서는 모든 사람들이 동일한 데이터표준과 접속프로토콜을 공유하기 때문에 비용이 많이 소요되는 재프로그래밍 없이도 자유롭게 의사소통이 가능하다. 점포가 없어도 제품을 생산, 유통, 보관할 수 있다. 금융업은 디지털인터넷과 궁합이 가장 잘 맞는 정보산업이다.
금융정보시스템은 이제 고객이 필요로 하는 거래를 성사시키고, 전략을 실현하고, 업무프로세스를 개선하고, 종업원과 조직을 전력화하는 수단이 된다. 사적 시스템이 아닌 개방형공유시스템인 웹중심의 차세대금융 IT전략을 추진할 때다.
동국대 겸임교수 chomh2828@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