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를 기회로 바꾸고 기회속에서 위기를 준비하는 경영자’
학자풍의 고상한 외모와 천진난만한 웃음을 소유한 인성정보의 원종윤 사장. 그러나 이같은 그의 선한 인상 너머에는 지칠 줄 모르는 승부근성과 성공에 대한 강한 집착력이 진하게 배어 있다. 첫인상에서 도저히 읽을 수 없는 원사장의 정열은 그의 이력을 듣고 있노라면 금세 짐작이 가능해진다. 그를 아는 주변 사람들은 그래서 그를 두고 ‘무서운 사람’이라고 부르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그의 인생에서 ‘차선의 선택’이라는 말은 어울리지 않는다. 그는 언제나 주어진 상황속에서 최선의 선택을 했고 지금까지 단 한번도 실패하지 않았다. 선택의 기로에서 그는 충분히 고민하고 합리적인 결단을 내렸으며 일단 내린 결정에 대해서는 온 정열을 다 쏟아부었다. 오늘의 인성정보는 이같은 원사장의 인생철학과 삶의 자세가 떠받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의 첫번째 선택은 80년 겨울로 거슬러 올라간다. 과학자가 어릴적 꿈이었던 원사장은 이를 이루기 위해 미래과학이라고 생각했던 원자핵공학과에 진학했다. 4년간의 대학생활을 마칠 무렵, 뜻밖의 화재사건이 그를 엄습했다. “학교를 졸업할 즈음 가방공장을 겸하던 집에서 큰 불이나 아버지가 심한 화상을 입게 됐고 저희 집에 세들어 살던 분에게 전세보증금을 빼주고 나니 남아있는게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집안의 장남이었던 원사장은 생계를 책임져야 했고 동생들의 학업과 결혼도 모두 짊어져야 했다. 그는 과감히 꿈을 포기했다. 한국중공업 입사를 확정짓고 그는 학사장교로 군에 입대했다. 석박사 출신들이 즐비한 원자력 관련 연구소에 들어가봤자 이들을 앞서기는 힘들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4년여간의 군복무를 마칠 무렵 그는 다시 고민에 빠졌다. 길을 바꾸기로 마음먹었다. 당시 현대전자 정보기기사업부 소프트웨어 개발팀에서 전공을 불문하고 경력사원 모집공고를 냈다. 경력은 일천했지만 3000여명이 몰린 시험에서는 1등을 차지하며 당당히 합격하는 영광을 안았다.
그러나 그는 당시 소프트웨어의 ‘소’자로 모르는 그야말로 컴맹이었다. 독학을 시작했다. 기숙사 생활을 했던 그는 밤낮없이 책과 씨름하며 운영체제(OS) 관련 시스템SW 공부에 매달렸다. 전산학과 출신자들보다 뒤처지지 않기 위해 주경야독은 불가피했다. “당시 KAIST의 데이터통신 관련 교재를 갖다놓고 죽자사자 공부했습니다. 전산학과 출신보다 잘하기 위해서는 그들이 대학에서 공부한 8권 정도의 전공서적 이상을 섭렵해야 했습니다” 결국 베테랑들이 2, 3년 걸려도 하지 못했던 프로그램을 단 3개월만에 성공적으로 개발하는 저력을 발휘해 주위를 놀라게 했다.
현대전자라는 대기업에서 성공을 거뒀지만 현실의 벽은 영원히 높게만 보였다. “시간이 지나면서 정체돼 있는 느낌이 들었고 대기업에서는 더이상 장래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결국 현대전자에 입사한지 3년이 채 안돼 별로 알려지지 않았던 가인시스템에 입사했다. 여기서도 원사장은 불과 4년만에 유닉스 기반의 ‘X―터미널 소프트웨어 한글판’ 등 3개의 소프트웨어를 더 개발했다. 하지만 회사가 바라던 방향으로 나아가지 않자 그는 또다른 결심을 하게 된다. “이제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습니다. 그간 축적한 노하우도 있고 제품에 대한 자신감도 있었기 때문에 창업이 최선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마침 현대전자 시절 고객이었던 대웅제약의 윤재승 사장이 전산실을 정보통신기업으로 키워보고 싶다며 투자제의를 한 상태였습니다”
91년 서울 삼성동에서 자본금 2억원으로 시작한 인성정보는 대웅제약의 특수사업부로 시작해 92년 2월 법인으로 돛을 올렸다. 92년 IBM 터미널 에뮬레이터를 주아이템으로 해 IT산업에 뛰어든 원사장은 출근시간이 아까워 회사가 이전할 때마다 집을 옮기고 휴일도 없이 하루 평균 3~4시간만 자며 일에 매달렸다. 그 결과 인성정보는 창립 첫해부터 흑자를 낸 이래 5년간 내리 100%가 넘는 폭발적인 성장률을 기록했다. 데이터통신 소프트웨어·시스템통합 분야의 탄탄한 기술력이 뒷받침됐기 때문이었다. 91년 매출 1억원, 92년 18억원, 93년 41억원, 94년 85억원, 95년 161억원, 96년 259억원, 97년 387억원....
원사장은 인성정보를 창립 6년만에 매출 규모 400억원대를 내다보는 중견기업으로 일궈냈다. 주위에서는 인성정보의 성공을 두고 데이터통신시장을 내다본 예측과 기술력이 이뤄낸 성장신화라고 분석한다. 그러나 순탄하게만 항해하던 원사장에게도 시련은 어김없이 찾아왔다. 97년말 몰아닥친 IMF 외환위기 당시 대다수의 기업이 겪었던 고환율의 불똥을 맞은 것이었다. 1년전 구입한 장비 결제대금이 두배 이상 뛰면서 무려 45억원에 가까운 환차손을 감수해야 했다. 회사 내부 사정이 급박하게 돌아갔다. 원사장이 종합IT기업으로의 미래를 보고 신규투자를 해왔던 솔루션 사업을 접느냐, 기존 사업을 중단해야 하느냐 하는 기로에 처하게 됐다. 원사장은 그러나 당장의 어려움만 보고 미래를 준비하지 못한다면 이보다 더한 풍파가 찾아올 수 있다고 판단했다. 원사장은 유상증자를 결심했다. 일부 임원들은 이같은 원사장의 결정에 반대하기도 했다. IMF 상황하에서 유상증자란 성공하기 힘들다는 회의론이었다. “외부 자문기관들도 불황이 최소한 3년 이상 지속된다면 인력의 50%를 줄이고 신규사업인 솔루션 부문을 포기하라고 조언했을 정도였습니다” 임원들을 설득하면서 원사장은 과감히 밀어붙였다. 잘나간다던 대기업들도 유상증자를 해봐야 2만원 전후에서 주식가격이 형성되던 시기였다. 그러나 원사장의 결정은 정확하게 들어맞았다. 자금 30억원을 확보하면서 인성정보는 제2의 도약을 위한 든든한 토대를 마련했다.
지난달말 원사장은 전직원을 모아놓고 올해를 ‘솔루션사업의 마케팅활동 원년’이라고 공식 선포했다. 네트워크 구축, 설계, 유지보수에만 주력하고 있는 대부분의 네트워크통합(NI) 업체들이 미래 사업에 대한 투자를 게을리하고 있을때 원사장은 지난 97년부터 기업의 경쟁력을 갖추는데 꼭 필요한 솔루션 개발에 착수, 4년여동안 전사적자원관리(ERP), 고객관계관리(CRM), 인터넷전화통합(ITI), e―솔루션 등 한국기업에 가장 적합한 핵심 솔루션만을 차근차근 준비해왔다. 미래의 중견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IT핵심 솔루션을 턴키로 제공하는 종합정보통신기업으로 변신하자는 것이 원사장의 의도였다. 원사장은 수출은 꿈도 꾸지 못하는 NI업체와 달리 올해 솔루션사업이 성공적으로 정착한다면 내년부터는 해외진출을 본격화하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좁은 내수시장을 벗어나 세계 무대에 당당히 설 수 있는 기업으로의 웅지를 펼치겠다는 야심이다.
원사장의 ‘길게 보자’는 경영철학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그는 단기보다는 장기적인 안목에서 승부를 걸자고 주장한다. 한때 성공을 거둔 굴지의 대기업들이 생명을 일찍 마감한 것은 근시안적인 의사결정에 큰 원인이 있다는 것이다. 또한 원사장은 변화를 추구하지 않는 기업은 오래가지 못한다고 강조한다. 특히 신기술의 소개가 활발하고 상품의 수명이 짧은 하이테크 산업에 종사하는 기업과 직원들은 부단한 자기계발과 업무개선 노력이 절실하다는 것이다.
도전과 응전으로 점철된 10년이라는 짧은 기간동안에 달성한 성공에 만족하지 않고 원종윤 사장과 인성정보의 모든 직원들은 한마음으로 보다 나은 내일을 향해 뛰고 또 뛸 것이다.
<박상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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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자풍의 고상한 외모와 천진난만한 웃음을 소유한 인성정보의 원종윤 사장. 그러나 이같은 그의 선한 인상 너머에는 지칠 줄 모르는 승부근성과 성공에 대한 강한 집착력이 진하게 배어 있다. 첫인상에서 도저히 읽을 수 없는 원사장의 정열은 그의 이력을 듣고 있노라면 금세 짐작이 가능해진다. 그를 아는 주변 사람들은 그래서 그를 두고 ‘무서운 사람’이라고 부르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그의 인생에서 ‘차선의 선택’이라는 말은 어울리지 않는다. 그는 언제나 주어진 상황속에서 최선의 선택을 했고 지금까지 단 한번도 실패하지 않았다. 선택의 기로에서 그는 충분히 고민하고 합리적인 결단을 내렸으며 일단 내린 결정에 대해서는 온 정열을 다 쏟아부었다. 오늘의 인성정보는 이같은 원사장의 인생철학과 삶의 자세가 떠받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의 첫번째 선택은 80년 겨울로 거슬러 올라간다. 과학자가 어릴적 꿈이었던 원사장은 이를 이루기 위해 미래과학이라고 생각했던 원자핵공학과에 진학했다. 4년간의 대학생활을 마칠 무렵, 뜻밖의 화재사건이 그를 엄습했다. “학교를 졸업할 즈음 가방공장을 겸하던 집에서 큰 불이나 아버지가 심한 화상을 입게 됐고 저희 집에 세들어 살던 분에게 전세보증금을 빼주고 나니 남아있는게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집안의 장남이었던 원사장은 생계를 책임져야 했고 동생들의 학업과 결혼도 모두 짊어져야 했다. 그는 과감히 꿈을 포기했다. 한국중공업 입사를 확정짓고 그는 학사장교로 군에 입대했다. 석박사 출신들이 즐비한 원자력 관련 연구소에 들어가봤자 이들을 앞서기는 힘들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4년여간의 군복무를 마칠 무렵 그는 다시 고민에 빠졌다. 길을 바꾸기로 마음먹었다. 당시 현대전자 정보기기사업부 소프트웨어 개발팀에서 전공을 불문하고 경력사원 모집공고를 냈다. 경력은 일천했지만 3000여명이 몰린 시험에서는 1등을 차지하며 당당히 합격하는 영광을 안았다.
그러나 그는 당시 소프트웨어의 ‘소’자로 모르는 그야말로 컴맹이었다. 독학을 시작했다. 기숙사 생활을 했던 그는 밤낮없이 책과 씨름하며 운영체제(OS) 관련 시스템SW 공부에 매달렸다. 전산학과 출신자들보다 뒤처지지 않기 위해 주경야독은 불가피했다. “당시 KAIST의 데이터통신 관련 교재를 갖다놓고 죽자사자 공부했습니다. 전산학과 출신보다 잘하기 위해서는 그들이 대학에서 공부한 8권 정도의 전공서적 이상을 섭렵해야 했습니다” 결국 베테랑들이 2, 3년 걸려도 하지 못했던 프로그램을 단 3개월만에 성공적으로 개발하는 저력을 발휘해 주위를 놀라게 했다.
현대전자라는 대기업에서 성공을 거뒀지만 현실의 벽은 영원히 높게만 보였다. “시간이 지나면서 정체돼 있는 느낌이 들었고 대기업에서는 더이상 장래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결국 현대전자에 입사한지 3년이 채 안돼 별로 알려지지 않았던 가인시스템에 입사했다. 여기서도 원사장은 불과 4년만에 유닉스 기반의 ‘X―터미널 소프트웨어 한글판’ 등 3개의 소프트웨어를 더 개발했다. 하지만 회사가 바라던 방향으로 나아가지 않자 그는 또다른 결심을 하게 된다. “이제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습니다. 그간 축적한 노하우도 있고 제품에 대한 자신감도 있었기 때문에 창업이 최선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마침 현대전자 시절 고객이었던 대웅제약의 윤재승 사장이 전산실을 정보통신기업으로 키워보고 싶다며 투자제의를 한 상태였습니다”
91년 서울 삼성동에서 자본금 2억원으로 시작한 인성정보는 대웅제약의 특수사업부로 시작해 92년 2월 법인으로 돛을 올렸다. 92년 IBM 터미널 에뮬레이터를 주아이템으로 해 IT산업에 뛰어든 원사장은 출근시간이 아까워 회사가 이전할 때마다 집을 옮기고 휴일도 없이 하루 평균 3~4시간만 자며 일에 매달렸다. 그 결과 인성정보는 창립 첫해부터 흑자를 낸 이래 5년간 내리 100%가 넘는 폭발적인 성장률을 기록했다. 데이터통신 소프트웨어·시스템통합 분야의 탄탄한 기술력이 뒷받침됐기 때문이었다. 91년 매출 1억원, 92년 18억원, 93년 41억원, 94년 85억원, 95년 161억원, 96년 259억원, 97년 387억원....
원사장은 인성정보를 창립 6년만에 매출 규모 400억원대를 내다보는 중견기업으로 일궈냈다. 주위에서는 인성정보의 성공을 두고 데이터통신시장을 내다본 예측과 기술력이 이뤄낸 성장신화라고 분석한다. 그러나 순탄하게만 항해하던 원사장에게도 시련은 어김없이 찾아왔다. 97년말 몰아닥친 IMF 외환위기 당시 대다수의 기업이 겪었던 고환율의 불똥을 맞은 것이었다. 1년전 구입한 장비 결제대금이 두배 이상 뛰면서 무려 45억원에 가까운 환차손을 감수해야 했다. 회사 내부 사정이 급박하게 돌아갔다. 원사장이 종합IT기업으로의 미래를 보고 신규투자를 해왔던 솔루션 사업을 접느냐, 기존 사업을 중단해야 하느냐 하는 기로에 처하게 됐다. 원사장은 그러나 당장의 어려움만 보고 미래를 준비하지 못한다면 이보다 더한 풍파가 찾아올 수 있다고 판단했다. 원사장은 유상증자를 결심했다. 일부 임원들은 이같은 원사장의 결정에 반대하기도 했다. IMF 상황하에서 유상증자란 성공하기 힘들다는 회의론이었다. “외부 자문기관들도 불황이 최소한 3년 이상 지속된다면 인력의 50%를 줄이고 신규사업인 솔루션 부문을 포기하라고 조언했을 정도였습니다” 임원들을 설득하면서 원사장은 과감히 밀어붙였다. 잘나간다던 대기업들도 유상증자를 해봐야 2만원 전후에서 주식가격이 형성되던 시기였다. 그러나 원사장의 결정은 정확하게 들어맞았다. 자금 30억원을 확보하면서 인성정보는 제2의 도약을 위한 든든한 토대를 마련했다.
지난달말 원사장은 전직원을 모아놓고 올해를 ‘솔루션사업의 마케팅활동 원년’이라고 공식 선포했다. 네트워크 구축, 설계, 유지보수에만 주력하고 있는 대부분의 네트워크통합(NI) 업체들이 미래 사업에 대한 투자를 게을리하고 있을때 원사장은 지난 97년부터 기업의 경쟁력을 갖추는데 꼭 필요한 솔루션 개발에 착수, 4년여동안 전사적자원관리(ERP), 고객관계관리(CRM), 인터넷전화통합(ITI), e―솔루션 등 한국기업에 가장 적합한 핵심 솔루션만을 차근차근 준비해왔다. 미래의 중견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IT핵심 솔루션을 턴키로 제공하는 종합정보통신기업으로 변신하자는 것이 원사장의 의도였다. 원사장은 수출은 꿈도 꾸지 못하는 NI업체와 달리 올해 솔루션사업이 성공적으로 정착한다면 내년부터는 해외진출을 본격화하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좁은 내수시장을 벗어나 세계 무대에 당당히 설 수 있는 기업으로의 웅지를 펼치겠다는 야심이다.
원사장의 ‘길게 보자’는 경영철학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그는 단기보다는 장기적인 안목에서 승부를 걸자고 주장한다. 한때 성공을 거둔 굴지의 대기업들이 생명을 일찍 마감한 것은 근시안적인 의사결정에 큰 원인이 있다는 것이다. 또한 원사장은 변화를 추구하지 않는 기업은 오래가지 못한다고 강조한다. 특히 신기술의 소개가 활발하고 상품의 수명이 짧은 하이테크 산업에 종사하는 기업과 직원들은 부단한 자기계발과 업무개선 노력이 절실하다는 것이다.
도전과 응전으로 점철된 10년이라는 짧은 기간동안에 달성한 성공에 만족하지 않고 원종윤 사장과 인성정보의 모든 직원들은 한마음으로 보다 나은 내일을 향해 뛰고 또 뛸 것이다.
<박상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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