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아기라는 말이 떠올랐다.
불현듯 사라진 200여 인터넷회사의 사인(死因)을 알아보려고 닷컴 무덤을 파헤쳤다. 죽은 자의 신원을 파악하기는 쉽지 않았다. 그러나 무덤을 계속 파헤치다 보면 많은 애숭이 닷컴들이 나타나고 기업을 죽이는 일반적 원인인 탐욕, 잘못된 판단, 불운을 발견하게 된다.
이들 무덤은 혼란을 준다. 예컨대, 사망한 약국인 More.com는 자신의 웹주소로 예전의 경쟁사 WebRx.com을 가리키고 있다. 또 Textbooks.com이 Barnesandnoble.com을 가리키는 동안 Jewelry.com은 사이트방문객을 Zales.com으로 인도하고 있다. 이들은 한때 자신의 상품을 판매한 신생 인터넷 회사였다.
버려진 홈페이지에 내걸린 희미한 흔적과 슬픈 자살메모만 있더라도, 고작 1년 정도 살았던 웹벤처의 유해를 찾기란 쉽다. 그러나 출범 전야에 소멸해 버린 스티븐 스필버그의 Pop.com 같은 업체는 탄생의 흔적조차 남기지 않았다. 또 Boo.com 같은 패션사이트는 수백만달러의 마케팅 캠페인을 벌인 후 6개월동안 잘 나가더니, 불과 5개월 후에 파산했다.
여기저기서 진정한 웹 개척자는 사라져갔다. 1990년대 중반 출범한 핫오피스는 자체 개발한 웹 기반의 기업용 소프트웨어로 상을 받았고, Garden.com은 내년 쯤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었다. 이들은 모두 합병파트너를 찾지도 못한 채 사라졌다.
그러나 닷컴기업의 대부분은 개척자가 아니었다. 그들은 1999년도 인터넷 골드러시를 향해 성급하게 달려든 신생벤처였다. 이 가운데 많은 닷컴회사는 현금관리를 제대로 못해 파산의 길을 더욱 재촉했다. 이보다 더 많은 닷컴회사가 사실상 뇌사상태에 있다. 이들은 인수자를 찾으면서 정적인 웹 사이트를 유지하고 있다.
캘리포니아의 시장조사 사이트인 웹머저(Webmergers.com)는 지난해 미국에서 210개의 인터넷 벤처가 문을 닫았고, 그 중 86개는 11월과 12월 사이에 몰렸다고 밝혔다. 인력채용 업체인 챌린저는 지난해 496개의 국내의 인터넷회사에서 4만1515명이 일자리를 잃었다고 밝혔다. 이러한 장례식은 앞으로 수년간 더 지속될 수도 있다.
하지만 수천개의 인터넷 신생벤처가 있음을 기억하자. 생존업체는 여전히 10대 1 이상의 비율로 파산업체의 숫자를 크게 상회하고 있다.
신생벤처가 먼저 도산한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이미 Eve.com·Furniture.com·Scour.com·BigWords.com·Mortgage.com·QuePasa.com·Foodline.com·IBelieve.com 등 수많은 닷컴기업이 사려져갔다. 일부 몇몇 업체만 살아남아 기업공개를 했다. 분석가들은 300개 이상의 닷컴기업이 올해 추가로 도산하거나 인수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웹머저는 도산한 기업 4개 중 3개는 기업이 아닌 일반소비자를 대상으로 사업을 전개한 업체라는 사실을 알아냈다. 그 가운데 절반은 전자상거래 업체다. 또 웹머저는 지난해 910건의 회사 인수에서 지출된 비용이 총 870억달러라고 밝혔다.
이처럼 수많은 업체가 파산하는 상황에서, 아메리카온라인e베이야후 등 트로이카 업체를 제외하면 살아남을 닷컴업체는 얼마나 될까. 실은 수천개의 웹사이트가 다양한 콘텐츠와 서비스를 인터넷상에 제공하면서 아직 생존하고 있다. 특히 여행과 재무서비스 부문의 업체가 강한 생명력을 유지하고 있다. 이들은 그동안 성공적인 사업수행으로 이제 막 수익을 낼 수 있는 시점을 맞이하고 있다.
인터넷 생존자에 대한 결론을 내리기는 아직 이르다. 하지만 사라져가는 많은 닷컴기업이 우리의 삶에 가져다 준 새로운 생활양식은 지속될 것이다.
<정리〓김영민기자>
불현듯 사라진 200여 인터넷회사의 사인(死因)을 알아보려고 닷컴 무덤을 파헤쳤다. 죽은 자의 신원을 파악하기는 쉽지 않았다. 그러나 무덤을 계속 파헤치다 보면 많은 애숭이 닷컴들이 나타나고 기업을 죽이는 일반적 원인인 탐욕, 잘못된 판단, 불운을 발견하게 된다.
이들 무덤은 혼란을 준다. 예컨대, 사망한 약국인 More.com는 자신의 웹주소로 예전의 경쟁사 WebRx.com을 가리키고 있다. 또 Textbooks.com이 Barnesandnoble.com을 가리키는 동안 Jewelry.com은 사이트방문객을 Zales.com으로 인도하고 있다. 이들은 한때 자신의 상품을 판매한 신생 인터넷 회사였다.
버려진 홈페이지에 내걸린 희미한 흔적과 슬픈 자살메모만 있더라도, 고작 1년 정도 살았던 웹벤처의 유해를 찾기란 쉽다. 그러나 출범 전야에 소멸해 버린 스티븐 스필버그의 Pop.com 같은 업체는 탄생의 흔적조차 남기지 않았다. 또 Boo.com 같은 패션사이트는 수백만달러의 마케팅 캠페인을 벌인 후 6개월동안 잘 나가더니, 불과 5개월 후에 파산했다.
여기저기서 진정한 웹 개척자는 사라져갔다. 1990년대 중반 출범한 핫오피스는 자체 개발한 웹 기반의 기업용 소프트웨어로 상을 받았고, Garden.com은 내년 쯤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었다. 이들은 모두 합병파트너를 찾지도 못한 채 사라졌다.
그러나 닷컴기업의 대부분은 개척자가 아니었다. 그들은 1999년도 인터넷 골드러시를 향해 성급하게 달려든 신생벤처였다. 이 가운데 많은 닷컴회사는 현금관리를 제대로 못해 파산의 길을 더욱 재촉했다. 이보다 더 많은 닷컴회사가 사실상 뇌사상태에 있다. 이들은 인수자를 찾으면서 정적인 웹 사이트를 유지하고 있다.
캘리포니아의 시장조사 사이트인 웹머저(Webmergers.com)는 지난해 미국에서 210개의 인터넷 벤처가 문을 닫았고, 그 중 86개는 11월과 12월 사이에 몰렸다고 밝혔다. 인력채용 업체인 챌린저는 지난해 496개의 국내의 인터넷회사에서 4만1515명이 일자리를 잃었다고 밝혔다. 이러한 장례식은 앞으로 수년간 더 지속될 수도 있다.
하지만 수천개의 인터넷 신생벤처가 있음을 기억하자. 생존업체는 여전히 10대 1 이상의 비율로 파산업체의 숫자를 크게 상회하고 있다.
신생벤처가 먼저 도산한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이미 Eve.com·Furniture.com·Scour.com·BigWords.com·Mortgage.com·QuePasa.com·Foodline.com·IBelieve.com 등 수많은 닷컴기업이 사려져갔다. 일부 몇몇 업체만 살아남아 기업공개를 했다. 분석가들은 300개 이상의 닷컴기업이 올해 추가로 도산하거나 인수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웹머저는 도산한 기업 4개 중 3개는 기업이 아닌 일반소비자를 대상으로 사업을 전개한 업체라는 사실을 알아냈다. 그 가운데 절반은 전자상거래 업체다. 또 웹머저는 지난해 910건의 회사 인수에서 지출된 비용이 총 870억달러라고 밝혔다.
이처럼 수많은 업체가 파산하는 상황에서, 아메리카온라인e베이야후 등 트로이카 업체를 제외하면 살아남을 닷컴업체는 얼마나 될까. 실은 수천개의 웹사이트가 다양한 콘텐츠와 서비스를 인터넷상에 제공하면서 아직 생존하고 있다. 특히 여행과 재무서비스 부문의 업체가 강한 생명력을 유지하고 있다. 이들은 그동안 성공적인 사업수행으로 이제 막 수익을 낼 수 있는 시점을 맞이하고 있다.
인터넷 생존자에 대한 결론을 내리기는 아직 이르다. 하지만 사라져가는 많은 닷컴기업이 우리의 삶에 가져다 준 새로운 생활양식은 지속될 것이다.
<정리〓김영민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