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를 화려하게 수놓을 차세대 기술은 무엇일까. 디지털 가전이나 나노기술, 혹은 무선 인터넷 아니면 바이오테크놀로지 정도? 세기말과 세기초를 지나면서 각계각층에서 나름대로의 근거와 논리, 혹은상상의 힘을 빌려가며 예측을 남발했지만, 어느 시대에나 당대의 예술가들만큼 예리하고 섬세한 정신의 촉수로 미래를 더듬는데 탁월한 예지자는 없다.
프랑스의 철학자 피에르 레비는 정보자본주의 시대의 기업은 광고와 로고와 문화와 한 몸으로 융합하는 경향을 지적하면서 예술이 고유의 새로운 전달 방식, 커뮤니케이션 대상과 조직을 판매한다. 예술은 기호를 만드는 새로운 방식, 즉 차세대 시장의 주류를 이루게 될 새로운 대상을 발견한다고 단언했다. 그의 말대로라면, 기술의 발전이나 산업이 아닌 예술의 궤적을 쫓을 때 거꾸로 새로운 기술과 산업의부흥을 누구보다도 빨리 감지해낼 수 있다. 예술이야말로 차세대 테크놀로지의 정수이다.
컴퓨터와 정보통신의 발달이 가져온 디지털 혁명의 문턱에서 디지털 예술과 문화는 이미 저만치 앞서가고 있다. 지난 20일 워커힐 미술관이 새로 개관한 아트센터 나비에서는 테크놀로지를 통한 감성과 무의식의 표현을 주제로 워크샵이 열렸다. 강연자로 나선 MIT대학의 어드밴스드 비주얼 스튜디오 센터의 나오코 토사 연구원은 컴퓨터의 인공지능과 그래픽 등을 통해 무의식을 시각화하고 인간 의식과의 상호작용하는 인터랙티브 아트의 세계를 소개했다.
여기에서는 인간의 목소리를 인식, 반응하는 뉴럴베이비(neural-baby) MIC와 감성을 인식하는 컴퓨터 시인 뮤즈(MUSE)가 눈길을 끌었으며, 미래의 영화는 미술과 드리마, 영화, 실시간 퍼포먼스 등과 인터랙션 테크놀로지, 인공지능, 가상현실과 그래픽 등 디지털 기술이 결합된 형태가 될 것이라는 예측이 등장했다.
이미 상호작용이 가능한 컴퓨터 게임, 가상 현실, 디지털 음악, 디지털 영화 등은 빠르게 일반화되고 있다. 2OO0년 가수 B양의 비디오와 엽기적인 의사와 간호사가 등장하는 디지털 만화 닥터Q가 웹과 메일을 타고 비트의 속도로 확산되고 있으며, LP판에 잠재워진 노래들이 디지털 세례를 받고 네트워크를 횡행하고 있다. 미국의 소설가 스티브 킹의 전자북이 인기 상종가를 달리고 있다. 모든 예술과 문화가디지털을 경유하고 있다.
세계적인 디지털 예술 이론가인 로이 에스콧은 전자통신정보, 생물공학 그리고 미소공학(나노엔지니어링)이 예술가, 디자이너, 연기자 그리고 건설업자의 작업과정에 유입되면서 촉촉한 미디어(Moist Media)라는 새로운 미디어 예술이 금세기 예술영역의 토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터넷을 선두로 정보기술을 예술에 접목한 디지털 예술 전시회가 곳곳에서 개최되고 있으며 전용 아트센터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디지털 미디어 아트센터 나비가 지난 20일 피에르 레비, 장파, 로이 에스코 등 저명한 학자들이 참여한 새로운 예술의 태동과 미학적 과제를 주제로 개관기념 국제학술강연회를 갖고 공식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아트센터 나비는 인터랙티브 미디어와 텔레마틱스(telematics), 생물학이나 인지과학 등과 예술의 접목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표명하고, 새로운 테크노 미학의 연구 및 교육과 창작을 지원하는 활동을 전개할 예정이다. 얼마 전에는 서울시가 개최한 미디어아트 국제전시회인 미디어시티 서울과 국제디지털아트페스티벌 등이 열렸다.
가까운 일본이나 미국, 독일, 프랑스 등지에서는 예술계 뿐만 아니라 연구소나 기업에서도 디지털 예술을 권장하고 지원하려는 움직임도 강하다. MIT 공대, 일본 ATR 지능 영상 토인 연구소 등에서 예술과 기술의 벽을 허물고 있으며, 일본 NTT나 미 인텔 등 대표적인 IT업체들이 후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새로운 기술들은 예술의 영역에서 실험과 검증을 통해 차세대 시장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IT 산업의 최전선에 있는 기업들이 예술과 문화에 눈을 돌리고 이의 발전에 적극 이바지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권정숙기자>
프랑스의 철학자 피에르 레비는 정보자본주의 시대의 기업은 광고와 로고와 문화와 한 몸으로 융합하는 경향을 지적하면서 예술이 고유의 새로운 전달 방식, 커뮤니케이션 대상과 조직을 판매한다. 예술은 기호를 만드는 새로운 방식, 즉 차세대 시장의 주류를 이루게 될 새로운 대상을 발견한다고 단언했다. 그의 말대로라면, 기술의 발전이나 산업이 아닌 예술의 궤적을 쫓을 때 거꾸로 새로운 기술과 산업의부흥을 누구보다도 빨리 감지해낼 수 있다. 예술이야말로 차세대 테크놀로지의 정수이다.
컴퓨터와 정보통신의 발달이 가져온 디지털 혁명의 문턱에서 디지털 예술과 문화는 이미 저만치 앞서가고 있다. 지난 20일 워커힐 미술관이 새로 개관한 아트센터 나비에서는 테크놀로지를 통한 감성과 무의식의 표현을 주제로 워크샵이 열렸다. 강연자로 나선 MIT대학의 어드밴스드 비주얼 스튜디오 센터의 나오코 토사 연구원은 컴퓨터의 인공지능과 그래픽 등을 통해 무의식을 시각화하고 인간 의식과의 상호작용하는 인터랙티브 아트의 세계를 소개했다.
여기에서는 인간의 목소리를 인식, 반응하는 뉴럴베이비(neural-baby) MIC와 감성을 인식하는 컴퓨터 시인 뮤즈(MUSE)가 눈길을 끌었으며, 미래의 영화는 미술과 드리마, 영화, 실시간 퍼포먼스 등과 인터랙션 테크놀로지, 인공지능, 가상현실과 그래픽 등 디지털 기술이 결합된 형태가 될 것이라는 예측이 등장했다.
이미 상호작용이 가능한 컴퓨터 게임, 가상 현실, 디지털 음악, 디지털 영화 등은 빠르게 일반화되고 있다. 2OO0년 가수 B양의 비디오와 엽기적인 의사와 간호사가 등장하는 디지털 만화 닥터Q가 웹과 메일을 타고 비트의 속도로 확산되고 있으며, LP판에 잠재워진 노래들이 디지털 세례를 받고 네트워크를 횡행하고 있다. 미국의 소설가 스티브 킹의 전자북이 인기 상종가를 달리고 있다. 모든 예술과 문화가디지털을 경유하고 있다.
세계적인 디지털 예술 이론가인 로이 에스콧은 전자통신정보, 생물공학 그리고 미소공학(나노엔지니어링)이 예술가, 디자이너, 연기자 그리고 건설업자의 작업과정에 유입되면서 촉촉한 미디어(Moist Media)라는 새로운 미디어 예술이 금세기 예술영역의 토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터넷을 선두로 정보기술을 예술에 접목한 디지털 예술 전시회가 곳곳에서 개최되고 있으며 전용 아트센터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디지털 미디어 아트센터 나비가 지난 20일 피에르 레비, 장파, 로이 에스코 등 저명한 학자들이 참여한 새로운 예술의 태동과 미학적 과제를 주제로 개관기념 국제학술강연회를 갖고 공식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아트센터 나비는 인터랙티브 미디어와 텔레마틱스(telematics), 생물학이나 인지과학 등과 예술의 접목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표명하고, 새로운 테크노 미학의 연구 및 교육과 창작을 지원하는 활동을 전개할 예정이다. 얼마 전에는 서울시가 개최한 미디어아트 국제전시회인 미디어시티 서울과 국제디지털아트페스티벌 등이 열렸다.
가까운 일본이나 미국, 독일, 프랑스 등지에서는 예술계 뿐만 아니라 연구소나 기업에서도 디지털 예술을 권장하고 지원하려는 움직임도 강하다. MIT 공대, 일본 ATR 지능 영상 토인 연구소 등에서 예술과 기술의 벽을 허물고 있으며, 일본 NTT나 미 인텔 등 대표적인 IT업체들이 후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새로운 기술들은 예술의 영역에서 실험과 검증을 통해 차세대 시장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IT 산업의 최전선에 있는 기업들이 예술과 문화에 눈을 돌리고 이의 발전에 적극 이바지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권정숙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