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방송의 장밋빛 미래 이면에는 극복해야 할 디지털기술의 장애들이 남아있다.
기술적 고려뿐만이 아니라 산업적.정책적 측면에서도 심사숙고해야 하는 숱한 선택의 기로와 맞닥뜨리게 된다.
이번 방송기술인과 방송기술학자, 방송사 종사자들이 방송방식의 재검토를 주장하고 나선 데는 이같은 배경이 깔려있다.
지상파 디지털방송기술에서 핵심이 되는 것은 전송방식이다.
어떤 방식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장비, 기기는 물론 수상기도 완전히 달라진다.
국민의 일상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방식선정은 매우 신중을 기해야 한다.
다시 불거진 국내 지상파 디지털방송의 전송방식의 문제점을 5회 연속시리즈로 짚어본다.
방송기술인연합회(회장 박병완)의 문제제기에 대해 정보통신부는 한달이 지나도록 이에 대응하는 실증적 데이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지상파방송의 디지털전환이 차질 없이 진행돼 하루빨리 디지털 TV를 보게 되기를 바라는 대다수 국민들은 이 부분에서 실망을 금치 못하고 있다.
이는 ATSC(Advanced Television System Committee 첨단텔리비젼방식위원회)의 변조방식인 VSB(Vestigial Side Band 잔류측대역변조)방식과 DVB(Digital Video Broadcast 디지털비디오방송)의 변조방식인 COFDM(Coded Orthogonal Frequency Division Multiplexing 직조주파수다중변조)방식에 대한 명확한 데이터도 없이 방식이 결정됐다는 방송기술인연합회의 주장을 뒷받침한다.
늦었지만 이제서라도 양 방식에 대한 필드테스트를 통해 명확한 데이터를 얻은 후 판단을 내리자는 방송기술인들의 주장이 설득력 있어 보이는 것이다.
◇방식선정에 문제가 있었다=방송기술인들은 97년 방식선정이 비상식적으로 이뤄졌다고 말한다.
양 방식에 대한 필드테스트를 해보고 나서 방식을 결정하는 것이 당연한 데도 거꾸로 쫓기듯 미리 방식을 정하고 나서 실험방송을 하게 됐다는 것이다.
그리고 결정 후일지라도 두 방식을 모두 필드테스트해야 하는 것이 상식인데 DVB방식은 제외됐다는 지적이다.
정통부가 97년 4월 29일 지상파방송디지털전환추진협의회(회장 이충웅서울대 전기공학부교수)1차 회의에서 그 해 말 국내표준 방송방식을 잠정 확정하겠다고 밝혔을 때도 지상파방송사관계자 등 참석자들은 일정이 촉박하다고 이의를 제기했다.
이어 5월 28일 3차 회의에서도 상당수의 참석자들이 필드테스트가 필요하고 방식선정은 그 이후에나 가능하다고 주장했으나 정통부는 11월 ATSC방식을 선정 발표했다.
방송기술인들은 실험적 검증자료가 전무한 상태에서 외국의 단편적이고 간접적인 자료에 의존해 결론을 내렸다고 주장한다.가령 지상파방송사 기술파트의 전 고위간부는 "당시에는 이동수신 문제도 항목에 있었지만 지금과 같이 비중있게 검토되지 않았다"며 "지금은 당시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동영상 이동수신에 대한 수요가 폭발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방송의 당사자라 할 방송사의 의견이 소수의견으로 전락했던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이에 대해 정통부 차양신방송위성과장은 "당시 이동 수신에 대한 논의가 있었고 이동 수신보다는 고화질 쪽에 중점이 두어졌다"고 밝혔다.
그는 또 "방식 선정은 정통부가 독자적으로 내린 것이 아니고 추진협의회가 추천하고 정보통신정책심의위원회를 거쳐 내린 결정"이라고 주장했다.
◇왜 이제 와서 문제 제기를 하는가=첫째 8월말에 끝나는 ATSC실험방송의 결과가 비관적으로 나타나고 있고, 둘째 ATSC 원천기술국인 미국에서 지난해 10월 이후 빈번하게 ATSC의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으며 세계적 추세도 ATSC에 불리하게 진행되고 있다.
셋째 엄밀한 재검토 없이 다음달 3일로 예정된 시험방송에 돌입하는 것을 막아 더 이상 돌이킬 수 없는 '다리'를 건너지 않게 하겠다는 뜻이라고 방송기술인연합회는 밝히고 있다.
KBS, MBC, SBS, EBS 등 내부적 중간 발표에 따르면 서울 지역의 수신률은 70%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에 싱가폴의 DVB방식 실험에서는 수신률이 98%로 나온 것으로 '브로드캐스트 아시아'지가 지난 6월 발표했다.
또 지난해 ATSC로 잠정 결정했던 대만도 지난달 DVB방식의 필드테스트를 병행하기로 하는 등 주변 여건들이 그러잖아도 실험방송의 비관적 결과를 접하며 ATSC에 회의를 품고 있던 방송기술인들을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음성, 영상, 무선동화상 등 매우 광범위한 화상서비스가 가능한 IMT-2000사업자가 다음달이면 선정돼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가는 등 최근 동영상 환경이 급속히 조성되는 데 대한 방송기술인들의 상황인식이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
◇정통부 입장과 논의 전망=정통부 황중연전파관리국장은 "국내 칼러TV 도입이 늦어져서 세계시장을 경쟁국에 선점당했던 사례를 상기해야 한다"며 "단일 시장으로 가장 큰 미국시장을 고려할 때 미국이 채택하고 있는 ATSC로 가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ATSC를 재검토 여론 쪽의 김광호 서울산업대 매체공학과 교수는 "국내 가전사들이 양 방식의 수상기를 모두 생산해 세계시장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며 "그런 논리라면 세계적으로 DVB방식을 채택하고 있는 나머지 국가들의 시장보다 미국시장이 오히려 작은 시장이 아니냐"고 주장했다.
그는 또 "수신불량과 이동수신이 불가능한 점을 들어 미국에서 ATSC에 대한 재검토 여론이 갈수록 수위를 높여가는 있다"며 "만의 하나 미국이 ATSC표준을 포기하면 어떻게 할 것이냐"고 반문했다.
한편 정통부 차양신과장은 지난 3일 방송위원회의 디지털방송추진협의회의 디지털소위원회(위원장 강상현연세대교수)에 참석, KBS이원군편성국장 등 지상파 위원들로부터 방식논란에 대한 질문을 받고 금주 중 정통부의 공식입장을 밝히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난 4일 "문제가 있다면 방식의 필드테스트를 재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기술적 고려뿐만이 아니라 산업적.정책적 측면에서도 심사숙고해야 하는 숱한 선택의 기로와 맞닥뜨리게 된다.
이번 방송기술인과 방송기술학자, 방송사 종사자들이 방송방식의 재검토를 주장하고 나선 데는 이같은 배경이 깔려있다.
지상파 디지털방송기술에서 핵심이 되는 것은 전송방식이다.
어떤 방식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장비, 기기는 물론 수상기도 완전히 달라진다.
국민의 일상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방식선정은 매우 신중을 기해야 한다.
다시 불거진 국내 지상파 디지털방송의 전송방식의 문제점을 5회 연속시리즈로 짚어본다.
방송기술인연합회(회장 박병완)의 문제제기에 대해 정보통신부는 한달이 지나도록 이에 대응하는 실증적 데이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지상파방송의 디지털전환이 차질 없이 진행돼 하루빨리 디지털 TV를 보게 되기를 바라는 대다수 국민들은 이 부분에서 실망을 금치 못하고 있다.
이는 ATSC(Advanced Television System Committee 첨단텔리비젼방식위원회)의 변조방식인 VSB(Vestigial Side Band 잔류측대역변조)방식과 DVB(Digital Video Broadcast 디지털비디오방송)의 변조방식인 COFDM(Coded Orthogonal Frequency Division Multiplexing 직조주파수다중변조)방식에 대한 명확한 데이터도 없이 방식이 결정됐다는 방송기술인연합회의 주장을 뒷받침한다.
늦었지만 이제서라도 양 방식에 대한 필드테스트를 통해 명확한 데이터를 얻은 후 판단을 내리자는 방송기술인들의 주장이 설득력 있어 보이는 것이다.
◇방식선정에 문제가 있었다=방송기술인들은 97년 방식선정이 비상식적으로 이뤄졌다고 말한다.
양 방식에 대한 필드테스트를 해보고 나서 방식을 결정하는 것이 당연한 데도 거꾸로 쫓기듯 미리 방식을 정하고 나서 실험방송을 하게 됐다는 것이다.
그리고 결정 후일지라도 두 방식을 모두 필드테스트해야 하는 것이 상식인데 DVB방식은 제외됐다는 지적이다.
정통부가 97년 4월 29일 지상파방송디지털전환추진협의회(회장 이충웅서울대 전기공학부교수)1차 회의에서 그 해 말 국내표준 방송방식을 잠정 확정하겠다고 밝혔을 때도 지상파방송사관계자 등 참석자들은 일정이 촉박하다고 이의를 제기했다.
이어 5월 28일 3차 회의에서도 상당수의 참석자들이 필드테스트가 필요하고 방식선정은 그 이후에나 가능하다고 주장했으나 정통부는 11월 ATSC방식을 선정 발표했다.
방송기술인들은 실험적 검증자료가 전무한 상태에서 외국의 단편적이고 간접적인 자료에 의존해 결론을 내렸다고 주장한다.가령 지상파방송사 기술파트의 전 고위간부는 "당시에는 이동수신 문제도 항목에 있었지만 지금과 같이 비중있게 검토되지 않았다"며 "지금은 당시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동영상 이동수신에 대한 수요가 폭발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방송의 당사자라 할 방송사의 의견이 소수의견으로 전락했던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이에 대해 정통부 차양신방송위성과장은 "당시 이동 수신에 대한 논의가 있었고 이동 수신보다는 고화질 쪽에 중점이 두어졌다"고 밝혔다.
그는 또 "방식 선정은 정통부가 독자적으로 내린 것이 아니고 추진협의회가 추천하고 정보통신정책심의위원회를 거쳐 내린 결정"이라고 주장했다.
◇왜 이제 와서 문제 제기를 하는가=첫째 8월말에 끝나는 ATSC실험방송의 결과가 비관적으로 나타나고 있고, 둘째 ATSC 원천기술국인 미국에서 지난해 10월 이후 빈번하게 ATSC의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으며 세계적 추세도 ATSC에 불리하게 진행되고 있다.
셋째 엄밀한 재검토 없이 다음달 3일로 예정된 시험방송에 돌입하는 것을 막아 더 이상 돌이킬 수 없는 '다리'를 건너지 않게 하겠다는 뜻이라고 방송기술인연합회는 밝히고 있다.
KBS, MBC, SBS, EBS 등 내부적 중간 발표에 따르면 서울 지역의 수신률은 70%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에 싱가폴의 DVB방식 실험에서는 수신률이 98%로 나온 것으로 '브로드캐스트 아시아'지가 지난 6월 발표했다.
또 지난해 ATSC로 잠정 결정했던 대만도 지난달 DVB방식의 필드테스트를 병행하기로 하는 등 주변 여건들이 그러잖아도 실험방송의 비관적 결과를 접하며 ATSC에 회의를 품고 있던 방송기술인들을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음성, 영상, 무선동화상 등 매우 광범위한 화상서비스가 가능한 IMT-2000사업자가 다음달이면 선정돼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가는 등 최근 동영상 환경이 급속히 조성되는 데 대한 방송기술인들의 상황인식이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
◇정통부 입장과 논의 전망=정통부 황중연전파관리국장은 "국내 칼러TV 도입이 늦어져서 세계시장을 경쟁국에 선점당했던 사례를 상기해야 한다"며 "단일 시장으로 가장 큰 미국시장을 고려할 때 미국이 채택하고 있는 ATSC로 가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ATSC를 재검토 여론 쪽의 김광호 서울산업대 매체공학과 교수는 "국내 가전사들이 양 방식의 수상기를 모두 생산해 세계시장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며 "그런 논리라면 세계적으로 DVB방식을 채택하고 있는 나머지 국가들의 시장보다 미국시장이 오히려 작은 시장이 아니냐"고 주장했다.
그는 또 "수신불량과 이동수신이 불가능한 점을 들어 미국에서 ATSC에 대한 재검토 여론이 갈수록 수위를 높여가는 있다"며 "만의 하나 미국이 ATSC표준을 포기하면 어떻게 할 것이냐"고 반문했다.
한편 정통부 차양신과장은 지난 3일 방송위원회의 디지털방송추진협의회의 디지털소위원회(위원장 강상현연세대교수)에 참석, KBS이원군편성국장 등 지상파 위원들로부터 방식논란에 대한 질문을 받고 금주 중 정통부의 공식입장을 밝히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난 4일 "문제가 있다면 방식의 필드테스트를 재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