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판길에서 제동거리는 늘어나고 조향능력은 떨어져 교통사고 확률이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속 30㎞를 초과하면 차량 제어가 불가능해져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
교통안전공단은 지난 7일 경북 상주 교통안전체험교육센터에서 진행한 빙판길 교통사고 위험성 실험을 통해 이같이 확인했다고 10일 밝혔다. 공단은 이날 승용차(아반떼), 화물차(5톤 노부스), 버스(에어로시티 시내버스)를 실험 대상 차종으로 선정하고 시속 50㎞ 주행 중 마른노면 대비 빙판길 제동거리를 3번에 걸쳐 측정해 평균값을 도출했다.
승용차 무게는 1190㎏, 화물차 6170㎏, 버스 1만745㎏이며 탑승인원은 승용차 2명, 화물차(적재물 없음) 1명, 버스 1명이었다. 실험은 빙판길 제동거리 측정과 빙판길에서 미끄러짐 현상 발생 시 차체 제어능력 측정 두 부분으로 나눠 진행됐다.
승용차, 화물차, 버스가 시속 50㎞ 주행 중 제동했을 때 마른노면과 빙판길에서 제동거리 차이를 분석했다. 제동거리가 가장 긴 차종은 버스였다. 마른노면에서 17.2m인 반면 빙판길은 132.3m로 7.7배 증가했다.
화물차는 마른노면에서 14.8m의 제동거리를 기록했고 빙판길에서 110m로 7.4배 증가했다. 승용차의 제동거리는 마른노면에서 11m, 빙판길에서 48.3m(마른노면 대비 4.4배)로 나타났다.
빙판길에서 차량 미끄러짐 현상 발생 시 차체 제어능력과 방법도 실험했는데 시속 30㎞ 미만일 때는 자동차가 미끄러지는 방향과 운전방향을 같게 해 차로이탈을 부분적으로 통제할 수 있었다.
그러나 시속 30㎞ 이상에서는 조향능력을 완전히 상실해 운전 방향의 설정과 자동차 움직임 제어가 불가능했다. 빙판길에서는 제동거리 증가와 조향능력 상실로 대형교통사고 위험이 급증한다는 점이 확인됐다.
교통사고 통계치를 살펴봐도 빙판길 교통사고는 사고 100건당 사망자 수를 나타내는 치사율이 높아 특히 주의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노면 상태별 교통사고 치사율을 비교한 결과 마른 노면에서의 교통사고 치사율은 2.07명인 반면 빙판길에서는 3.21로 1.6배 높았다. 조정조 교통안전공단 상주 교통안전체험교육센터장은 "빙판길에서는 제동거리 증가와 조향능력 상실로 대형 교통사고 발생확률이 크다"며 "빙판길에서는 충분한 감속과 방어운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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