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개체 성장과 혈당 조절에 관여해 인슐린 생성을 조절하는 새로운 마이크로RNA를 발견했다. 비만과 당뇨 등 대사질환 진단과 치료제 개발의 새로운 단서가 될 전망이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바이오나노연구센터 유권 박사와 UST(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 서윤석 박사과정생 연구팀이 월튼 존스 KAIST 교수팀과 공동으로 마이크로RNA(miRNA)인 'miRNA-9a'가 인슐린 생산에 관여해 개체 성장과 혈당 대사를 조절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고 밝혔다.
세포 속에 있는 작은 RNA 조각인 miRNA는 22개 핵산으로 구성돼 있으며, 전령RNA(mRNA)와 결합해 유전자 발현을 조절한다. 또 세포 성장과 분화, 사멸에 이르는 생명현상 전반을 조절하고 암과 대사질환 등 질병 발생에도 영향을 미친다.
인슐린은 세포와 개체 성장, 대사 생리를 조절하는 단백질 호르몬으로, 발현이 늘어나면 개체 크기가 커지고 혈당과 수명은 감소한다. 반면 발현이 감소하면 개체 크기가 줄어 혈당과 수명이 늘어나는데, 인슐린 발현을 조절하는 miRNA의 기능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사람과 유사한 질병에 걸리는 초파리를 이용해 130여 종의 miRNA 중 개체 성장을 조절하는 새로운 miRNA를 탐색, miRNA-9a가 인슐린 생산에 관여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miRNA-9a는 인슐린 분비 세포에서 인슐린 발현을 조절하며, 초파리와 인간의 활성 서열이 100% 일치해 인간에서도 같은 기능을 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miRNA-9a를 과발현시키면 인슐린 생성이 줄어들어 개체 성장이 잘 안 되고, 발현을 억제하면 개체 성장이 활발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는 미래부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 지원 하에 이뤄졌으며, 세계적 과학저널 네이처 자매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3일자)'에 실렸다.
유권 박사는 "miRNA-9a 발견은 비만, 당뇨 같은 대사질환뿐 아니라 개체 성장과 과도한 인슐린 기능에 의한 암 발생 등 다양한 질환 치료제 개발에 새로운 접근법을 제시할 것"이라며 "혈액 속 miRNA를 검출하는 진단기술과 접목하면 대사질환 진단 등에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대전=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