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파마 대규모 투자수요 예상
올릭스·아리바이오 등 성과
하반기 후보물질 이전 기대
올릭스·아리바이오 등 성과
하반기 후보물질 이전 기대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의 기술이전 계약이 상반기에만 10조원을 넘어섰다. 제약바이오 업계는 하반기 미국의 금리 인하 전망에 따른 빅파마들의 대규모 투자 가능성을 예상하면서 올해 국내 기업들의 기술이전 규모가 역대 최대 규모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12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이달까지 국내 기업들의 기술이전 규모가 총10조2941억원에 달한다. 올초 신약개발 기업 올릭스가 일라이릴리와 6억3000만달러(약 9116억7300만원) 규모의 기술이전 계약을 맺은데 이어 지놈앤컴퍼니, 앱클론, 알테오젠, 에이비엘바이오, 나이백, 아리바이오 등이 연달아 계약을 따냈다.
특히 알테오젠, 에이비엘바이오가 조(兆)단위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국내 기업들의 기술 경쟁력을 입증하고 있다.
이달 아리바이오는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 본사를 둔 생명과학 기업 아르세라와 경구용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AR1001'에 대한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AR1001은 하루 한 번 복용하는 포스포디에스터라아제-5(PDE5) 억제제 기반의 경구용 치료제로, 계약 규모는 총 6억 달러(약 8200억원)로 체결됐다.
계약에 따라 아르세라는 중남미, 중동, 아프리카, 우크라이나 및 독립국가연합(CIS) 지역에 대한 AR1001의 독점 판매권을 보유하고, 아리바이오는 AR1001의 글로벌 생산과 공급을 책임지기로 했다. 아르세라는 UAE 국부펀드 ADQ가 설립한 기업으로 세계 90개국 이상에 2000개 이상의 의약품 포트폴리오를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리바이오는 AR1001'에 대한 기술이전 계약을 지속 추진하고 있다. 아리바이오 관계자는 "오는 16일(현지시간)부터 나흘간 미국 보스턴에서 열리는 '2025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바이오 USA)에 참가해 'AR1001'의 글로벌 기술이전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앞서 아리바이오는 삼진제약과 1000억원, 비공개 중국 제약사와 1조200억원 규모로 AR1001의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누적 계약 규모는 약 1조9400억원에 이른다.
올해 상반기에는 조단위 계약이 두건이나 발생했다. 지난 4월 에이비엘바이오는 글로벌 제약기업 GSK에 뇌 전달 플랫폼 기술을 최대 3조9623억원(20억6300만 파운드) 규모로 기술 이전하는 계약을 맺었다. 이중항체 전문기업 에이비엘바이오가 개발한 그랩바디-B는 뇌혈관 세포에 발현하는 수용체(IGF1R)를 표적해 치료항체가 뇌혈관장벽(BBB)을 효과적으로 통과할 수 있도록 한 플랫폼이다. 에이비엘바이오는 해당 플랫폼 기술을 이전하고 GSK는 전임상 및 임상 개발, 제조, 상업화를 담당할 예정이다. 이 계약으로 에이비엘바이오는 계약금 739억원(3850만 파운드)를 포함해 최대 1480억원(7710만 파운드)의 계약금 및 단기 마일스톤(기술료)을 수령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올 1분기 알테오젠은 아스트라제네카와 피하주사(SC) 제형 변경 플랫폼 'ALT-B4'의 독점적 라이선스 계약 2건을 체결했다. 해당 계약의 규모는 13억달러(약 1조9000억원)로 즉시 수령하는 계약금은 4500만달러(약 652억원)였다.
또 지난달 신약개발 기업 나이벡은 펩타이드 기반 섬유증 치료제 후보물질에 대해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해당 기술이전 금액은 4억3500만달러(약 5953억원)에 달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하반기에 기술이전이 기대되는 후보물질들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면서 "올해 기술이전 규모가 역대 최대 기록이었던 2021년(14조516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정윤택 제약산업전략연구원장은 "트럼프 정부의 관세 정책 등으로 불확실성이 있지만, 트럼프 행정부 1기에도 신약허가가 많이 이뤄진 점을 봤을때 기술 수요가 여전히 많아질 것으로 예측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미 상반기에만 기술이전 계약 규모가 10조원을 넘었는데, 하반기에 미국의 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기술이전 계약도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강민성기자 km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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