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내대표 선거에 2인 후보 등록
'당심 김병기·민심 서영교' 분위기
새 원내대표, 형소법 등 숙제 많아 긴장감↑
압도적 의석수를 보유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의 원내대표 선거가 13일 치러지면서 표심 잡기 경쟁이 한창이다. 김병기·서영교 의원(기호 순)이 출사표를 던지고 이들이 각각 당심에 호소하면서 누가 '힘 있는 집권여당'의 1기 원내사령탑이 될지 주목받고 있다.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 의원과 서 의원 모두 '친명'으로 분류돼 당내에서도 판세를 예측하기 어렵다는 분위기다. 김 의원은 이재명 대통령이 당대표를 하던 때에 수석사무부총장을 맡았었고, 서 의원도 최고위원을 역임하며 이름을 알렸다. 이 때문에 의원들은 '충성도' 측면에서는 둘의 차별점이 없다는 평가를 내놓는다.
이번에 민주당이 역대 선거 최초로 권리당원 온라인 투표 20%를 선거에 반영하기로 한 것이 원내대표 선거의 주요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의원수로 환산하면 약 40명이 넘는 표다. 김 의원과 서 의원은 모두 당심에서 자신이 있다고 포부를 드러내고 있다.
김 의원은 조용히 이 대통령을 옆에서 보좌했다는 이미지가 강하다. 친명 방송인으로 꼽히는 김용민씨는 자신의 SNS에서 연일 "조용한 김병기, 부당함에 굴복하지 않고 결기있게 나가는 거 보니 '최강병기' 맞다"며 "원내대표 해볼만 하다. 가득 실은 수레가 맞다. 빈수레가 요란할 뿐"이라고 말했다. 당내 지지자들도 김 의원이 이 대통령의 당대표 선거 전부터 보필해 왔다며 지지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서 의원은 '대중성'에서 김 의원을 앞선다는 평가다. 민주당 성향의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최고위원으로서의 목소리를 냈고, 이번 대선 때 이 대통령의 유세 현장에서 자주 얼굴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현장에서 서 의원의 얼굴을 자주 본 당원들이 서 의원에게 친밀감을 느끼고 있어 당심에서 유력할 수 있다고 보는 입장도 있다.
한편 민주당 새 원내지도부는 현안이 산적해 있어 출범 초부터 바쁠 것으로 보여 선출 과정에서부터 긴장감이 높아지는 상황이다. 새 원내지도부는 '이재명 재판 중지법'으로 불리는 형사소송법 개정안과 '이재명 면소법'으로 불리는 공직선거법 개정안, 윤석열 전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이 행사됐던 '방송3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 등 쟁점법안을 처리해야 한다. 김 의원과 서 의원 모두 정견 발표 등을 통해 입법과제 완수를 공언하고 있다. 하지만 형소법, 공선법 개정안 등은 이 대통령의 사법리스크와 연관된, 논란이 많은 법안들이다. 이 법안들을 모두 처리할 경우 야당의 공세가 격화할 것으로 전망돼 새로 선출된 원내대표가 어떤 방식으로 이를 해결해 나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안소현기자 ashright@dt.co.kr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22대 국회 2기 원내대표 후보 합동 토론회에서 후보로 나선 김병기 의원(왼쪽)과 서영교 의원이 취재진 카메라를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