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인공지능(AI) 경쟁의 중심에 추론모델이 자리잡았다. 선두주자인 오픈AI와 이를 추격한 딥시크 외에도 여기저기서 추론모델을 내놓으며 기술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10일(현지시간) 프랑스 대표 AI스타트업 미스트랄AI는 유럽 기업 중 최초로 추론모델을 출시했다. 회사의 첫 추론모델 '매지스트랄(Magistral)'은 피드백을 통한 개선을 염두에 두고 24B 규모 오픈모델 '매지스트랄 스몰'과 보다 강력한 엔터프라이즈용 '매지스트랄 미디엄' 두 가지로 나왔다.
미스트랄AI는 '매지스트랄'이 전문영역 특화와 투명한 추론 및 다국어 대응에 뛰어난 성능을 지녔다고 소개했다. 특히 자사 AI챗봇 서비스 '르챗'의 새로운 사고 모드와 플래시 답변 기능을 활용하면 대부분의 경쟁사 대비 10배 빠른 속도로 답변을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주요 벤치마크에서 오픈AI, 앤스로픽, 구글 등 미국 AI기업들의 최신 추론모델들을 성능에서 앞서진 못했다.
이날 오픈AI도 새로운 추론모델을 출시했다. 미스트랄과 달리 성능에 초점을 맞춘 'o3-프로'는 올해 초 회사가 출시한 추론모델 o3를 개선한 버전이다. 이날부터 개발자용 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API)와 챗GPT 최고 요금제인 프로 및 챗GPT 팀 구독자에게 o1-프로 모델 대신 제공된다. 챗GPT 엔터프라이즈 및 챗GPT 에듀 구독자에겐 다음 주부터 제공할 예정이다.
오픈AI에 따르면 o3-프로는 웹 검색, 파일 분석, 시각적 추론, 파이썬 사용, 메모리 기반 맞춤형 응답 등 다양한 툴에 액세스할 수 있다.
내부 테스트 결과 수학 능력을 평가하는 AIME2024에서 구글 '제미나이 2.5 프로'보다 높은 점수를 받았고, 박사급 과학 지식을 테스트하는 GPQA다이아몬드에서 앤스로픽 '클로드4 오퍼스'를 능가했다.
다만, o3-프로는 일반적으로 기존 o1-프로보다 응답 처리까지 시간이 더 오래 걸린다. API 이용 요금도 입력토큰 100만개당 20달러, 출력토큰 100만개당 80달러라 이날 가격이 80% 인하된 o3보다 10배 비싸다. 또 현재 챗GPT에서 이 모델과 임시채팅을 할 수 없고. 이미지도 생성할 수 없으며 협업 기능인 캔버스도 지원하지 않는다.
이밖에도 코딩 등 기업용 시장에서 세를 넓히고 있는 오픈AI 대항마 앤스로픽은 지난 2월 최초의 추론-비추론 하이브리드 모델로 '클로드 3.7 소네트'를 내놓은 데 이어 지난달에는 AI에이전트 관련 성능을 끌어올린 '클로드 4 소네트'와 '클로드 4 오퍼스'를 선보였다.
구글 또한 지난달 연례 개발자 컨퍼런스 '구글 I/O 2025'에서 제미나이 2.5 프로에 고난도 수학 및 코딩 작업을 위한 실험적 고급추론모드 '딥 씽크'를 선보이는 등 관련 역량 강화에 힘쓰고 있다. 반면 올해 초 가성비 추론모델로 세계적 충격을 줬던 중국 딥시크의 경우 과거 오픈AI 모델의 추론과정을 베낀 데 이어 최신 R1-0528 모델에선 구글 제미나이 2.5 프로의 데이터를 도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국내에서도 추론모델 개발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지난 3월 LG AI연구원이 첫 국산 추론모델로 '엑사원 딥'을 내놨고, 지난달에는 코난테크놀로지가 앤스로픽과 같은 추론-비추론 통합 형태로 '코난 LLM 엔터프라이즈(ENT)-11'을 발표했다. 솔트룩스도 추론 기능이 포함된 '루시아3' 모델을 내달 출시 예정이다.
특히 국내 AI분야 대표기업인 네이버클라우드도 '하이퍼클로바X' 플래그십 모델 기반으로 개발한 추론모델의 출격을 앞두고 있다. 더 정확한 답변 생성을 넘어 시각·음성 정보 이해, 자동 웹 검색, API 호출, 데이터 분석 등 그간 개발해온 각종 능력을 함께 고도화했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지난 4월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는 "가끔 하는 외식 같이 단지 멋진 모델을 만드는 것은 오히려 어렵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매일 먹는 밥처럼 실제 서비스에 적용할 모델은 그 규모나 활용 측면에서 고려할 게 많다"며 "팀 네이버는 이런 온서비스AI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오픈소스 모델을 공개하고 추론모델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