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제네바 이행 프레임워크 합의"… 中 "양국무역 발전 도움"
양국 정상 승인시 즉시효력… 첨단산업 광물 공급망 원활 기대
양국 정상 승인시 즉시효력… 첨단산업 광물 공급망 원활 기대
![[기획] 미중, 반도체·희토류 맞교환… 韓 기업 공급망 `숨통`](http://contents.dt.co.kr/images/202506/2025061202100332064001[1].jpg "[기획] 미중, 반도체·희토류 맞교환… 韓 기업 공급망 `숨통`")
미국과 중국이 지난달 스위스 제네바 1차 회담에서의 합의를 이행할 프레임워크에 합의하면서, 국내 산업계도 통상 분쟁 부담을 한층 덜 것으로 보인다. 외신 보도 등에 따르면 중국은 희토류의 대미수출 통제를, 미국은 중국에 대한 반도체 등 기술 통제를 각각 완화하기로 하는 내용을 담을 것이 유력하다.
이번 합의로 미·중 관계가 풀리면 반도체와 전기차 등 우리 주력 수출 품목의 부담은 한층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의 중국 수출에 한층 숨통이 트이면서 동시에 미국에 있는 한국 리튬이온 배터리 제조사들의 희토류 공급망 확보 압박도 줄어들 수 있어서다.
미국과 중국은 9~10일(현지시간) 양일간 런던에서 2차 무역협상을 갖고 지난달 제네바에서 합의한 무역협정을 정상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런던회담은 양국이 지난달 1차 무역협상에서 합의한 비관세장벽 완화를 상대국이 실행하지 않고 있다고 이의를 제기하며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열렸다. 당시 협정은 양측 모두 관세를 인하하고, 협상을 지속하는 동안 중국이 희토류 수출 허가를 신속하게 처리하겠다는 약속을 전제로 깔고 있었다.
이번 회담에서 양국 대표들은 제네바 협정의 이견에 따른 긴장을 완화하고 애초 마련한 협정을 유지할 프레임워크를 마련키로 했다. 즉 중국이 IT·자동차·항공·방위 산업 등에 필수적인 희토류의 대미수출 통제를 완화하고, 미국은 반도체 등과 관련한 대중 기술 수출 통제를 완화한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상세한 합의 사항은 양국 정상에 보고된 후 공개될 예정이다.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은 10일 중국과의 무역협상 후 취재진에 "제네바 합의와 양국 정상간 통화 내용을 이행할 프레임워크에 합의했다"고 말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러트닉 장관은 이번 프레임워크가 제네바 합의에 "구체적인 내용을 추가한 것"이라며 "이로 인해 중국의 핵심광물·희토류 수출 통제와 최근 도입된 (중국에 대한) 미국의 수출 제한 조치가 해제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직 프레임워크의 세부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20시간에 걸친 협상 끝에 일단 합의점을 찾는 데는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이미 중국 측에서는 긍정적 신호가 나왔다. 중국 희토류 자석업체가 미국과 유럽, 동남아에 대한 제품 수출 라이선스(허가)를 획득했다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11일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의 최종 판단만 남은 상황이다.
양국 정상이 합의하면 한국을 비롯해 전 세계 첨단산업의 공급망에 한층 숨통이 트인다. 먼저 희토류의 경우 전기차 모터, 풍력 터빈 등의 핵심 원자재로 중국이 사실상 전 세계 물량을 장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인공지능(AI) 로봇 등에도 희토류가 들어가며 반도체 제조 공정에도 투입돼 첨단 산업에서의 핵심 광물로 꼽힌다.
희토류는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영향으로 가격이 떨어지는 추세였지만, 미중 분쟁으로 공급망 우려가 확산되며 다시 뛰고 있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희토류 중 네오디뮴(Nd) 가격은 지난 9일 기준 톤 당 6만4600달러, 프라세오디븀(Pr)은 6만5300달러로 작년 말 대비 각각 16.3%, 12.0% 각각 상승했다.
반도체의 경우 미중 의존도가 높은 만큼, 미국이 중국에 대한 기술 수출 통제를 완화할 경우 숨통이 트일 수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에 따르면 반도체가 포함된 전기장비 업종의 2023년 국내총생산(GDP)의 미·중 수요 의존도는 37.5%로 주요국 중 대만(53.1%) 다음으로 높았다. 전기장비 업종에는 반도체 외 디스플레이, 컴퓨터, 전기차 배터리 등이 속한다.
한편 미국과 중국은 지난달 10~11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가진 1차 고위급 무역회담에서 90일 동안 서로 관세를 115% 포인트씩 대폭 낮추기로 합의했다. 중국은 미국이 지난 4월2일 발표한 상호관세에 대응해 시행한 희토류 수출 통제 등 비(非)관세 조치를 해제하기로 했다.
이후 양측은 서로 상대가 합의를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미국은 중국이 핵심광물 수출 통제를 계속하고 있다고 비난했고, 중국은 트럼프 정부가 중국 유학생의 비자를 취소하려는 계획에 강하게 반발했다.
이규화·장우진기자 david@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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