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정책으로 인해 지난달 미국으로 해상을 통해 수입된 자동차 대수가 전년 대비 70% 넘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미국 통관 조사기관인 데카르트데이터마인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향 자동차 해상 운송량은 3599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로 지난해 같은 기간(1만2980TEU)보다 72.3% 급감했다.
1TEU가 승용차 1대 부피 수준인 것을 고려하면 해상을 통해 미국으로 들어온 수입산 자동차가 9400대가량 감소했다는 의미다.
이 수치는 육상항로를 통해 수입된 자동차는 제외됐으나, 주요 완성차 업체들이 포진한 아시아와 유럽에서 생산된 자동차의 미국 수출량은 크게 줄어들었다고 볼 수 있다.
이 업체는 트럼프 행정부의 자동차 관세가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일부 업체들의 경우 자동차 관세가 곧 철회될 가능성을 고려해 수출을 보류하고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데카르트데이터마인 관계자는 "이러한 수입량 변화는 차량 관세 외에는 별다른 요인이 없다"며 "자동차 수출 및 수입업체들이 중기적으로 더 유리한 관세 조건이 나타나길 기대하며 해상 운송을 일시 중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자동차 부품 해상 운송량의 경우 완성차에 비해 피해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미국형 자동차 부품 해상 운송량은 7만6591TEU로 작년 동월 대비 14.8% 감소했다.
오토모티브뉴스 등 현지 매체들은 미국에서 조립된 차량에 들어가는 부품에 대한 관세 환급 등의 절차가 명확하지 않아 완성차 업체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지 딜러들도 관세 부과 전 수입된 재고 차량을 판매하고 있지만 재고가 떨어지고 있어 차량 가격 상승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에 따르면 지난 4월 차량 가격은 작년 대비 0.3% 올랐다.
업계에선 해상 운송량 급감으로 알 수 있듯 현대자동차그룹을 포함한 아시아 및 유럽 완성차 업체들에 ？세가 더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의 5월 수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한국의 대미 자동차 수출은 18억4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32.0% 줄어들었다. 이는 자동차 관세가 발효됐던 지난 4월의 감소율(19.6%)을 10%포인트 이상 웃도는 수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