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료연·창원대·명지대 공동연구
저방사화 철강 'K-RAFM' 개발
타이타늄으로 파괴저항성 향상
저방사화 철강 'K-RAFM' 개발
타이타늄으로 파괴저항성 향상
핵융합은 태양에너지와 같은 원리로 가벼운 원자핵들이 융합해 더 무거운 원자핵으로 변환되는 반응이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매우 큰 에너지를 전기에너지 생산에 활용하는 게 핵융합 발전의 원리다.
핵폐기물과 이산화탄소가 발생하지 않아 미래의 청정 에너지원으로 각광받고 있다.
핵융합 발전을 지상에서 구현하려면 핵융합로를 지어야 하는데, 1억도 이상의 초고온 환경과 고에너지 중성자 환경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저(低)방사화 철강 소재가 필수적이다. 저방사화 철강은 중성자 조사 후 방사화가 낮아 방사선 방출이 적고, 반감기가 짧은 철강을 의미한다. 고온과 방사선 환경에서 안정적이며 핵융합로 구조재로 주로 활용된다.
하지만 저방사화 철강은 크롬을 함유하고 있어 거칠고, 입자가 큰 크롬계 탄화물을 생성한다. 이는 파괴 저하성(깨지지 않는 힘)을 낮추는 원인으로 작용한다. 또한 핵융합 반응 중에 발생하는 고에너지 중성자가 저방사화 철강의 특성을 떨어뜨리는데, 지금까지 이런 난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한국재료연구원은 이창훈 박사 연구팀이 홍현욱·문준오 창원대 교수 연구팀, 신찬선 명지대 교수 연구팀과 공동으로 초고온·고에너지 입자 등 극한 환경의 핵융합로에 사용할 수 있는 저방사화 철강 'K-RAFM(케이-알에이에프엠)'을 개발했다고 10일 밝혔다.
연구팀은 기존 저방사화 철강에 소량의 타이타늄을 첨가하고, 열처리 온도를 낮추는 공정을 적용해 파괴 저항성과 조사 저항성을 대폭 향상 시켰다. 타이타늄이 미세한 탄화물 생성을 유도해 크롬계 탄화물의 크기를 줄이는 역할을 한다.
아울러 열처리 온도를 기존 760도에서 730∼740도 수준으로 낮춰 크롬계 탄화물을 더 미세하게 만들어 저방사화 철강 내부 구조를 더욱 치밀하고 균일하게 했다.
K-RAFM 철강은 핵융합로의 내부 벽을 보호하는 구조물인 블랑켓, 내부용기, 핵융합로 내부 불순물을 제거하는 디버터 등 핵심 부품의 구조 재료로 활용해 핵융합로의 안전성 확보에 기여할 수 있다. 특히 소형모듈원자로(SMR), 우주환경 구조물 등 방사선과 고온을 동시에 견뎌야 하는 다양한 첨단 분야에도 적용할 수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창훈 재료연 책임연구원은 "K-RAFM 철강이 상용화되면 핵융합발전소의 안전성 확보와 소재 기술의 자립화에 기여할 것"이라며 "앞으로 핵융합 실증로 건설을 대비해 대량생산 기술 확보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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