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으로 인해 중국 등에서 생산되는 저가형 자동차들이 유럽으로 몰리고 있다. 이에 BYD 등 중국 자동차 브랜드들은 이미 저가 공세를 통해 유럽에서의 점유율을 높이고 있으며, 유럽 자동차 브랜드들도 미국 수출에 어려움을 토로하며 역내 판매에 더 열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BYD는 최근 유럽에 2만유로(약 3100만원) 수준의 저가형 전기차를 선보였다. 유럽에서 2만5000유로 미만으로 판매되고 있는 전기차는 르노 R5, 현대자동차 캐스퍼 일렉트릭, 스텔란티스와 중국 전기차 업체 립모터의 합작회사인 립모터 인터내셔널의 T03 등 극소수다.
미국으로의 수출길이 일찍부터 막혀 있던 BYD 등 중국 자동차 브랜드들은 유럽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저가 모델 출시와 더불어 생산기지 건설, 생산 법인 설립 등에도 적극 나서는 중이다.
BYD는 현재 헝가리 남부 세게드에 올해 말 가동을 목표로 전기차 공장을 짓는 중이다. 본격 가동이 시작되면 유럽의 관세와 각종 무역 규제를 피할 수 있게 된다.
유럽 자동차 브랜드들도 저가형 모델의 미국 수출을 포기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볼보 자동차는 보급형 전기차인 EX30의 미국 판매를 제한할 것이라고 밝혔다. EX30은 중국에서 생산되다가 미국의 관세 부과로 벨기에로 생산을 이전했다. 이 프로세스가 안정될 때까지 EX30의 미국 판매는 막힐 것으로 추정된다.
독일 프리미엄 자동차 브랜드 메르세데스-벤츠는 관세가 오르며 마진율을 이유로 GLA 등 보급형 차종 판매를 중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으로 향하는 물량이 줄어들면서 유럽 내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특히 유럽은 환경 규제 강화로 친환경차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면서 하이브리드차, 전기차 등 친환경차의 판매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미국 시장을 포기할 수 없어 미국 내 생산을 강화하며 대응하는 곳도 있다. 일본 혼다는 일본에서 생산해온 미국향 시빅 하이브리드차의 생산을 오는 9월부터 미국 인디애나 공장으로 이관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