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에 밀리고 TSMC와 격차 심화
全 "하반기까지 HBM3E 12단 전환"
"'전영현 매직' 언제"… 업계 예의주시
全 "하반기까지 HBM3E 12단 전환"
"'전영현 매직' 언제"… 업계 예의주시
삼성전자의 '반도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긴급 등판한 전영현(사진) 부회장이 오는 21일부로 취임 1년을 맞는다. 삼성 반도체는 인공지능(AI) 시장의 급격한 성장에 초기 대응하지 못해 SK하이닉스에 선수를 뺏겼고,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의 경우 업계 1위인 대만 TSMC와의 격차가 더 벌어지고 있다.
급기야 전 부회장은 지난해 창사 이후 처음으로 주주들에게 실적 부진에 대한 '공개 사과'를 했고, "근원적 경쟁력 회복"이라는 목표 아래 대대적인 조직 쇄신에 나섰다. D램 등 주력 사업에서 업계 1위 자리를 뺏길 위기에 처한 삼성 반도체가 언제쯤 '전영현 매직' 효과를 보게 될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 1분기 D램 시장 점유율(디램익스체인지 기준)은 35.8%로 조사됐다. 이는 작년 동기 대비 8.1%포인트(p), 작년 연간 대비로는 5.7%p 각각 하락한 수치다.
이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의 경쟁력 부진 여파로 풀이된다. 반대로 SK하이닉스의 경우 D램 시장 점유율(IDC 기준)이 매년 상승하며 작년 연간 33.4%, 지난해 4분기 기준으로는 35.4%까지 높아졌다.
추세대로라면 올 1분기 D램 점유율은 SK하이닉스가 역전했을 가능성이 높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의 보고서에서는 이미 SK하이닉스(36%)의 점유율이 삼성전자(34%)를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에서는 5세대 HBM인 HBM3E, 6세대 HBM6 등의 엔비디아 공급 여부와 함께, 올 하반기로 예고한 2나노 파운드리 양산 등이 구체화될 경우 내년부터 본격적인 매출 변화가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1분기 저점을 찍은 후 2분기부터 반등을 예고했지만, 실질적인 회복세는 내년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HBM3E의 엔비디아 공급이 하반기 이뤄진다고 가정하더라도, 구체적인 매출 변화는 내년에나 이뤄질 것이란 예상이다. 차용호 LS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2분기말 엔비디아에 HBM3e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정적인 실적을 기여할 수 있는 HBM에 대한 중요도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진단했고, 고영민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HBM3E 12단의 고객사 진입 여부는 3분기 초 전후로 확인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김재준 삼성전자 DS부문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지난달말 1분기 컨퍼런스콜에서 "주요 고객사에 HBM3E 개선제품의 샘플 공급을 완료해 2분기부터 점진적인 판매 증가를 예상한다"며 "HBM4는 고객사 과제 일정에 맞춰 기존 계획대로,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파운드리 분야는 매년 이어지는 수조원대 적자 탈피가 최대 숙제다. 삼성전자는 올 하반기 2나노(㎚) 공정 양산에 돌입할 예정으로, 얼마나 유의미한 고객사를 확보하는 지가 반등 포인트로 꼽힌다.
노미정 파운드리사업부 상무는 1분기 컨콜서 "2나노 1세대 공정의 신뢰성 평가를 완료해 2분기 양산 초입을 시작할 계획"이라며 "2나노 2세대와 4나노 성능 최적화 공정은 고객사 설계를 지원할 기술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전 부회장은 작년 5월 취임한 이후 수차례 조직개편을 단행하며 반등 포석을 짰다. 작년 5월엔 사내 게시판을 통해 "새 반도체 조직 문화를 조성해야 한다"며 'C.O.R.E 워크'를 제시했고, 같은해 11월엔 DS부문 경쟁력 회복을 위해 임원들과 릴레이 토론회를 가졌다. 작년말 이뤄진 인사·조직개편에서는 전 부회장이 메모리사업부장을 겸하기로 하고, 파운드리사업부는 CTO(최고기술책임자) 사장직을 신설하며 '수주-기술'의 투 트랙 전략을 내세웠다.
전 부회장은 지난 3월 정기주주총회서 "빠르면 2분기, 늦으면 하반기부터 HBM3E 12단으로 전환해 시장에서 유의미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HBM4에서는 HBM3E에서의 과오를 반복하지 않겠다. 주주들께 실망을 드리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우진기자 jwj1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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