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179명, 약 11억6000만원 뜯겨
서울 동대문경찰서는 불법사금융 총책 A씨 등 34명을 대부업법 위반 및 범죄단체조직 등 혐의로 검거, 이 중 6명을 구속했다고 13일 밝혔다.
이들은 2022년 10월부터 이듬해 7월까지 저신용 청년 등에게 30만원을 대출해주고 1주일 후 50만원을 변제하도록 하는 일명 '3050 대출'을 내줬다. 연이율 3000％대에 달하는 이자를 요구해 피해자 179명에게서 약 11억6000만원을 뜯어낸 것으로 나타났다. 현행 법정 최고금리는 연 20％다.
돈을 빌려줄 때는 채무자의 나체사진과 지인 연락처를 받아 보관하다가 연체가 되면 채무자의 나체사진으로 성매매 홍보 전단지를 만들어 지인들에게 뿌렸다. 채무자의 지인들에게 욕설·협박 전화를 하기도 했다. 총책인 A씨는 불법대부업체 사무실 내에 방음부스까지 설치해 직원들이 마음껏 욕설을 내뱉고 협박하기도 했다.
일당은 대출의 모든 과정을 문자메시지와 카카오톡 등 비대면으로 진행하며 3개월마다 사무실을 옮겼다. A씨는 지난해 7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지 않고 도주했다. 10개월간 변장까지 해가며 경찰을 따돌렸음에도, 'A씨가 강원도 고급 골프장을 이용하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한 경찰에 덜미가 잡혔다. 경찰은 지난달 말 골프를 치고 귀가 중이던 A씨를 검거했다.
경찰은 나체사진 유포를 막기 위해 피의자들의 휴대전화를 압수했다. 디지털성범죄 피해자지원센터를 통한 피해 영상 삭제 등 보호조치도 했다. 금융감독원 및 법률구조공단과 대부계약 무효 확인 소송을 제기해 재판도 진행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경기 악화 등 어려운 경제 여건 속에서 소액 급전 대부를 이용하는 경제적 취약층을 대상으로 한 불법 사금융에 대해서는 엄단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성원기자 son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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