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원장 "심각한 우려…법규에 따라 엄정 조치"
감독규정 위반 지적…제재 가능성 시사
감독규정 위반 지적…제재 가능성 시사
금감원은 이날 롯데손보가 후순위채 콜옵션(조기상환) 행사 절차를 밟는 것에 대해 "회사 측은 회사 고유 자금인 일반계정 자금으로 상환하므로 계약자 자산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고 계약자 보호에도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지만 건전성이 저하된 상황에선 다르다"며 "계약자의 보험료로 운영되는 일반계정 자산으로 후순위채를 먼저 상환하는 것은 계약자 보호 등에 문제가 생길 수 있고 관련 법규를 위반하는 것"이란 입장을 밝혔다.
금감원은 롯데손보의 후순위채권 인수 계약서상 보험업감독규정 제7-10조 제5항의 요건을 충족한 경우에 한해 중도상환할 수 있다고 규정돼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관련 규정에 따르면 후순위채 상환 이후 지급여력(K-ICS·킥스)비율이 150% 이상인 경우에 보험회사는 감독원장의 승인을 받아 당해 후순위채무를 기한이 도래하기 전에 상환할 수 있다.
그러나 롯데손보는 900억원을 조기상환할 경우 자본이 줄면서 지급여력비율이 150% 아래로 떨어지게 된다. 금감원에 따르면 롯데손보의 지난해 말 기준 지급여력비율은 154.6%였으며, 후순위채 조기상환 신고서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비율은 크게 하락해 150%에 현저히 미달했다.
금감원은 롯데손보의 건전성이 크게 악화했다는 점을 꼬집으며 "무·저해지보험 해지율에 대해 회사에 유리한 예외모형을 적용한 경우 150%를 웃도는 수준이었다"며 "원칙모형 적용 시 지난해 말 지급여력비율은 127.4%로 현저히 낮았다"고 설명했다.
향후 롯데손보의 재무 상황에 대한 평가 결과가 확정되는 대로 이에 상응하는 조치를 신속히 취해 나갈 계획이다.
금감원은 "롯데손보의 계약자와 채권자 보호에 필요한 적정 재무 요건을 회복할 수 있을 지 심각한 우려를 가지고 있다"며 "롯데손보 측이 당기 수익 극대화를 통한 주주이익보다는 필요한 자본확충 노력을 조속히 추진해 투자자와 계약자 보호를 우선시해 줄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전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개별 회사의 건전성 이슈에 불과해 제한적일 것으로 평가했다. 금감원은 "지난 2022년 흥국생명 콜옵션 번복 논란은 레고랜드 사태 등으로 채권 시장이 극도로 경색된 상황이고 해외 발행 채권이었던 영향이 컸다"며 "최근 국내 채권 시장이 거래대금이 증가하는 등 유동성이 풍부하고 롯데손보의 경우 국내 발행 채권이라는 차이점이 있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당분간 금융 및 채권 시장을 밀착 모니터링해 특이사항이 발생하면 시장안정 조치로 즉각 대응할 계획이다.
임성원기자 son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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