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한덕수 무소속 대선 예비후보의 2차 단일화 담판에서 두 사람은 출마 선언 당시와 정반대의 입장이 돼 평행선을 달렸다. 위기의 나라를 구하기 위해 출마했다던 한 후보는 11일까지 단일화가 성사되지 않으면 후보 등록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고, 즉시 단일화를 외쳤던 김 후보는 대선 완주 의지를 드러냈다.
두 사람은 이날 국회 사랑재에서 만나 2차 단일화를 논의했다. 앞서 두 사람의 논의 후 서로 다른 말이 나오자 김 후보가 요청해 생중계, 끝장토론 방식으로 진행됐다.
한 후보는 "김 후보가 '단일화를 일주일 연기하자'고 했는데 결국 하기 싫다는 말씀"이라며 "단일화 약속을 22번 했다. 당장 오늘 내일 (단일화를) 결정해달라"고 압박하고, 김 후보는 "난데없이 나타나 11일까지 (단일화) 경선을 완료하자는 말씀을 한다"며 "청구서를 내밀면 조금 문제가 있다"고 맞섰다.
특히 한 후보는 후보 등록일인 11일까지 단일화 완료를 강조하면서 "11일까지 안 되면 대선 후보 등록을 하지 않겠다"고 주장했다. 김 후보에게 단일화를 압박하기 위한 발언이었지만,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아니라면 출마하지 않겠다는 뜻으로도 해석될 수 있는 말이다.
반면 김 후보 역시 그간 경선과정에서 단일화를 강조했던 발언의 진정성이 의심받을만한 발언을 쏟아냈다. 김 후보는 단일화 없이 완주할 기세로 한 후보를 밀어붙였다. 김 후보는 "이제 와 그렇게 (단일화와 관련해)국민의힘의 결정에 따른다고 하면 경선에 참여하는 게 옳지 않았나"라며 "왜 지금 뒤늦게 나타나서 국민의힘 경선을 다 거치고 돈 다 낸 절차를 따른 (사람에게) 11일까지 단일화를 완료하라 하나"라고 했다.
나아가 "입당도 안 하고 무소속 후보 등록도 안 하면 저로서는 문제가 많은 것이라 생각한다"며 "출마가 분명치 않은 분과 무슨 단일화를 하나"고 말하기도 했다.
두 사람 모두 진정성에 의구심이 들게 하는 발언으로 평행선을 달리면서 11일 전 단일화는 난항에 빠질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임재섭기자 yjs@dt.co.kr
한덕수 무소속 대선 예비후보가 8일 서울 국회 사랑재에 위치한 커피숍에서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후보 단일화 관련 회동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