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유포 혐의에 대해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유죄 취지의 파기환송 판결을 내린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에게는 아직 남아 있는 사법리스크가 더 있다. 당장 6·3 대선 공식선거운동 기간 중에도 재판에 출석해야 한다. 물론 이 후보가 출석한다는 보장은 없다.
이번 제21대 대선 공식선거운동은 이달 12일 시작돼 다음달 2일 자정까지 총 22일간 진행된다. 분초를 다투는 선거운동 중에 이 후보는 공판 출석으로만 사흘을 소요하게 됐다.
이 후보는 앞서 대선후보로 선출된 직후인 지난달 2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이진관)가 심리중인 대장동·위례신도시·백현동 개발비리, 성남FC 후원금 뇌물 의혹 4개 사건 공판기일에 출석한 바 있다. 당일 공식 일정은 없었다.
이 후보는 성남시장 시절인 2014년 8월 일부 업자 참여 및 이익 특혜를 주는 대장동 개발사업을 승인해 성남도시개발공사에 4895억원 손해를 끼친 혐의, 측근을 통해 민간업자들에게 위례 개발 내부 정보를 알려줘 부당이득 211억원을 얻게 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대장동 민간업자 재판도 별도 진행 중인데 이 후보가 5차례 증인 출석을 거부해 재판부를 단념시킨 바 있다. 그는 또 성남FC 구단주로서 두산건설·네이버·차병원·푸른위례 등 4개 기업 후원금 133억5000만원 수수 대가로 건축 인허가나 등 편의를 제공한 혐의를 받는다.
이 후보는 해당 사건들로 오는 13일과 27일 공판이 잡혀 있다. 또 20일엔 검사사칭 전과 관련 선거법 재판 위증교사 혐의 2심(서울고법) 공판에 출석해야 한다.
대선 투표일인 6월 3일 위증교사 결심공판이 예정됐으나, 임시 공휴일로 지정돼 기일 변경 가능성이 높다.
출석 의무가 없는 재판 준비일정도 선거운동기간 남아 있다. 이 후보 부부가 연루된 경기도지사 시절 도 법인카드 유용 사건 1심(수원지법) 공판준비기일이 27일로 예정됐다.
경기도·쌍방울그룹 대북송금 3자 뇌물 혐의 사건 1심(수원지법) 공판준비기일도 27일이다.
이 후보가 안고 있는 8개 사건·12개 혐의·5개 형사재판 대부분은 6·3 대선까지 물리적으로 종결되기 어렵다.
정치권에선 '헌법 84조' 해석 논쟁이 재개될 전망이다. 이 후보는 대통령 불소추특권이 형사 사건 기소뿐만 아니라 진행 중인 재판에까지 적용된다고 주장해왔다. 법조계에서는 이 후보가 당선될 경우 현실적으로 법정 출석을 강제할 방법이 없어 사실상 재판이 중단되는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한기호기자 hkh89@dt.co.kr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제21대 대선후보가 지난 4월29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대장동 배임·성남FC 뇌물'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며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연합뉴스 사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