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이 1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에 대해 2심 법원의 무죄 판결을 깨고 유죄 취지로 파기 환송하면서 국민의힘을 비롯한 타 정당들은 이 후보의 사퇴를 촉구하며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날 대법원 판결 직후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번 판결은 단순한 법적 판단이 아닌 국민 신뢰 회복을 위한 사법적 경고"라며 "대법원은 허위사실 공표로 이 후보가 국민의 판단을 왜곡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자체로 대통령 후보의 자격은 이미 상실된 것"이라며 "이 정도 판결이 내려졌음에도 후보를 고집한다면 그 자체가 국민에 대한 중대한 모욕이다"라고 이 후보의 후보직 사퇴를 요구했다.
권성동 원내대표 역시 대법원 판결을 "상식의 승리이며 법치의 복원"이라고 평가하며 "진영 논리에 눈이 먼 2심 재판부 판결은 반법치·반헌법적 판결이었다. 대법원은 이를 빠른 시일 내에 바로잡았고, 국민은 늦게나마 사법 정의가 살아있음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치의 도구로 전락한 2심 재판부 판사들은 이번 대법원 판결에 대해 반드시 책임져야 한다"고 2심 재판부를 비판하고, 이 후보를 향해 "그동안의 법 위반 행위에 대해 책임지고 재판 지연으로 국민을 우롱한 데 대한 책임을 지고 즉시 후보직에서 사퇴하라"고 강조했다.
신동욱 국민의힘 수석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내고 "이제 각종 사법리스크를 짊어진 채 대선 레이스를 이어가는 후보에 대한 도덕성과 자격 논란이 불거질 것이며, 헌법 84조 논쟁 역시 재점화될 것"이라며 "분명한 것은 시간이 갈수록 이재명 후보의 죄가 낱낱이 드러나고 응분의 처벌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국민적 공감대는 더욱 커질 것이라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고등법원도 대선 전에 신속한 판결을 통해 사법 정의를 실현해주실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피고인 이재명'의 시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 최종 후보인 김문수·한동훈 후보 역시 대법원 판결에 즉각 반응했다. 김 후보는 입장문을 통해 "아직 대한민국의 사법 정의가 살아있음을 확인시켜준 판결"이라며 "이 후보는 지금껏 단 한 순간도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지 않고, 거짓말에 거짓말을 더하며 국민의 눈을 속여 빠져나갈 궁리만 해왔다"고 강조했다. 한 후보 역시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이 후보의 거짓말 면허증은 취소됐고 동시에 정치인 자격도 박탈된 것과 다름없다"며 "고등법원에서의 환송심 절차가 남았다는 핑계로 대선에 그대로 나오겠다는 것은 그야말로 '법꾸라지'같은 발상"이라고 사퇴를 촉구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 역시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법원조직법 제8조에 따르면, 파기환송 된 사건에 대해 원심법원은 대법원의 법률적 판단에 구속된다"며 "오늘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판결은 이재명 후보에 대한 유죄 판단을 확정한 것과 다름없다. 형이 최종 확정되지 않았을 뿐, 피선거권 상실은 시간문제일 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증거나 진술에 중대한 변화가 없는 한, 고등법원이 대법원의 취지를 벗어난 판결을 내릴 가능성은 없다"며 "민주당은 대법원의 판단을 존중해 즉각적인 후보 교체를 단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출신 반명(반이재명)계 정당인 새미래민주당의 이낙연 상임고문은 "상식이 살아 있음을 확인한 판결"이라며 "사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는 아직 충분히 회복되지 않았다. 파기환송을 받은 고등법원의 신속한 판결을 요망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쯤 됐으면후보를 교체하는 것이 상식"이라며 "민주당이 상식을 회복할지 걱정하며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김양정 새미래민주당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오늘 이재명 후보에 대한 대법원의 파기환송 선고는 대한민국에 아직 법치주의가 작동하고 있다는 준엄한 시그널이자 '법을 넘어선 정치'는 더이상 허용되지 않는다는 선언"이라며 "민주당과 이재명 후보는 오늘 대법원이 내린 판단을 존중하고 남아있는 '8개 사건, 12개 혐의, 5개 재판'의 사법절차에 성실히 임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전혜인기자 hye@dt.co.kr
권영세(가운데)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일 국회에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에게 무죄를 선고한 2심 판결이 대법원에서 유죄 취지로 파기 환송된 것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