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억원대 규모 바이백 계획, 한 달 만에 완료…"2000만개 추가 매수"
가상자산 업계에선 상장폐지 가능성이 높다고 봤지만, 예상을 깨고 빠르게 바이백이 완료된 데다 거래유의 종목 지정 기간까지 연장되면서, 현재 상황을 쉽게 단언하긴 어렵다는 분위기다.
20일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빗썸, 코인원, 코빗, 고팍스 등 국내 주요 가상자산 거래소들은 위믹스를 거래유의 종목으로 2주간 추가 지정했다.
닥사(DAXA)는 이번 연장 결정에 대해 "사실관계 및 후속 조치에 대한 프로젝트 측의 소명 자료를 보다 면밀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추가적인 확인 절차를 거쳐 5월 1주차(4월 28일~5월 2일)에 거래 지원 여부를 공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위믹스 재단은 탈취된 코인 860만개(당시 약 87억5000만원)에 12억5000만원어치를 추가해 총 100억원 규모로 바이백을 진행하겠다고 지난달 14일 공지했다. 향후 1년 내 완료할 계획이었으나, 이날 기준 100억원 규모의 바이백을 조기 완료했으며, 생태계의 빠른 안정화를 위해 위믹스 2000만개를 추가 매수하겠다고 발표했다.
가상자산업계 관계자는 "100억원대의 바이백이 계획보다 빠르게 완료됐다"며 "이는 위믹스의 상장폐지를 막고자 하는 강한 의지를 보여주는 행보"라고 평가했다.
다른 관계자는 이번 해킹 사태가 위믹스 코인뿐 아니라, 코스닥에 상장된 위메이드 주가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위믹스는 2022년 12월 유통량 허위 공시 논란으로 국내 주요 거래소에서 상장폐지된 전력이 있으며, 당시 위메이드 주가도 급락하며 코스닥 시가총액 10위권에서 40위권으로 밀려난 바 있다.
이번 사태 이후에도 위메이드 주가는 흔들리고 있다. 해킹이 발생한 지난 2월 28일, 위메이드는 3만9600원에 거래됐지만, 이후 사태가 공론화되면서 4월 18일 기준 2만9150원까지 하락했다. 약 한 달 반 만에 26.38% 빠진 셈이다.
한 관계자는 "위믹스뿐 아니라 위메이드 주가도 하락하고, 대외 환경까지 좋지 않은 상황"이라며 "위믹스와 위메이드 모두에 물려 있는 투자자가 많아 위믹스의 상장폐지를 최대한 막으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들은 향후 2주 동안 위믹스 재단이 완료한 바이백 내역과 투자자 피해 내역을 보다 면밀히 검토할 예정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바이백이 완료됐다고 해도, 투자자 피해가 명확한 만큼 유의종목 해제를 위해 추가적인 검토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애초 위믹스는 닥사의 '외부 해킹으로 탈취된 자산은 상장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가이드라인에 따라 2차 상장폐지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다. 그러나 거래유의 종목 지정 기간이 길어지면서, 위믹스의 존폐 여부도 쉽게 가늠하기 어려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한 관계자는 "재상폐 가능성이 낮아졌다고 단언하기엔 아직 이르다"며 "거래소 입장에서는 원칙을 지키는 동시에 고객 편익도 고려해야 하기에 다각도로 검토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위메이드 측은 "상장폐지만은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바이백을 조기 완료한 것도 시장 반응을 고려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김지영기자 jy1008@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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