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기술패권 경쟁시대로 돌입했으며, 이 경쟁은 곧 인재유치경쟁으로 결판이 날 겁니다."
미래학자인 서용석 KAIST문술미래전략대학원 교수가 지난 18일 안민정책포럼(이사장 유일호)이 주최한 세미나에서 '기술패권경쟁시대의 인재조건'이란 주제발표를 통해 우리나라는 인재확보에서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다고 경고했다.
서 교수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가전략기술 기본계획 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최근에는 '일의 미래'를 출간했고 앞서 '인구전쟁' '미래세대의 지속 가능한 발전조건'등을 저술해 대중과도 익숙한 미래학자다.
서 교수는 AI, 양자컴, 로봇 등 첨단분야에서 기술경쟁이 벌어지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이 분야에서 인재풀이 급격이 위축되고 있는 데다 과학기술 석·박사들의 해외유출이 최근들어 급속히 증가 하고 있어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 교수는 해외 우수인력을 유치하기 위해 과학기술부나 총리실 산하에 글로벌 인재청을 설립해 해외인재들의 정착지원 패키지를 마련하고 고급인재가 장기 거주하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무리 출산율을 높여도 출산인구가 한 해 70년대처럼 100만명 수준을 넘지 못하고 출산율 1%를 전후한 수준에 머물 것이기 때문에 해외인재유치 전략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 교수는 이공계 해외유출도 심각해 '두뇌유출 지수' 세계 37위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내 인재의 해외유출을 막기 위해서는 병역특례 확대, 연구환경개선, 장기연구직 제도 도입, 군 복무 중 연구 지속 지원방안을 마련해 연구자의 풀(Pool)을 이탈 없이 유지, 확대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서 교수는 특히 과학자를 멋진 직업으로 인식토록 하는 사회적 노력이 필요하다며, 대중매체의 '나는 과학자다'라는 프로의 방영, 초·중등의 과학 진로 교육등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서 교수는 중국이 첨단 과학기술분야에서 이미 한국을 추월하고 미국을 위협하는 수준까지 오게 된 것도 880만명의 풍부한 과학기술인재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 교수는 중국이 과학기술강국이 된 또 다른 요인으로 중장기적으로 일관성 있는 막대한 R&D투자와 규제가 거의 없다는 점을 꼽았다.
서 교수는 앞으로 첨단기술 산업보유 여부가 산업과 경제발전을 물론이고 국가 안보와 외교까지 좌우하는 시대로 접어든 만큼, 과학기술 인재 우대사회로 시급히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승구기자 kang@dt.co.kr
미래학자인 서용석 KAIST문술미래전략대학원 교수가 18일 안민정책포럼(이사장 유일호)이 주최한 세미나에서 '기술패권경쟁시대의 인재조건'이란 주제로 발표를 하고 있다. 안민정책포럼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