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상장사 중 40년 연속 매출 상위 50위에 포함된 기업이 7곳에 불과한 가운데, 삼성전자가 22년째 국내 매출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는 24일 '1984~2023년 40년간 상장사 매출 상위 50위 대기업 변동 분석' 결과, 1984년 당시 50대 기업의 전체 매출액은 34조원 수준에서 2023년에는 1044조원으로 40년새 30.4배 커졌다. '톱50' 가입 기준도 1984년 매출 2000억원에서 2023년엔 5조원 이상으로 높아졌다.
50대 기업의 총 매출액은 1991년(104조원) 처음으로 100조원을 넘었고 1995년(207조원) 200조원, 1998년(332조원)에 300조원을 각각 돌파했다. 이후 2004년(413조원) 400조원, 2008년(626조원) 600조원, 2010년(752조원) 700조원, 2011년(801조원) 800조원, 2021년(976조원) 900조원 대를 각각 기록했다.
이 중 2011~2021년까지 평균 매출 성장률은 0.9%에 불과해 국내 대기업이 성장 침체기를 보인 것으로 연구소는 분석했다.
1984년 이후 주인이 바뀌지 않고 매출 50위 클럽에 40년 연속으로 이름을 올린 기업은 모두 7곳으로 집계됐다. 여기에는 삼성전자(18→1위), 현대차(15→3위), LG전자(9→8위), 삼성물산(3→11위), LG화학(18→14위), 현대건설(4→19위), 대한항공(11→21위)이 포함됐다.
이중 삼성전자는 1984년 매출은 1조3615억원 수준에서 2023년에는 170조3740억원으로 130배 넘게 회사 외형이 커졌다. 2002년부터는 확고부동의 대한민국 매출 1위 기업을 이어오고 있다.
50대 기업 중 1984년에는 건설사만 14곳이 이름을 올렸지만, 2023년엔 3곳으로 대폭 줄었다. 또 현대종합상사, 대우, 삼성물산 등 우리나라 경제를 책임지던 무역상사 업체 10여곳도 1980년대와 1990년대만 해도 톱50에 다수 진입했지만 2010년대 들면서 3곳 정도만 과거의 명성을 유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전자·정보통신 등 IT 관련 업종의 성장세는 눈에 띄게 빨랐다. 1980년대 IT업종은 5곳 내외 정도만 톱50에 포함됐지만, 40년이 흐른 시점에서는 10곳으로 두 배 정도 늘었다. 조선·해운·항공·육상 물류 등 운송 업종도 40년 전 2~2곳에서 2020년대엔 6~8곳으로 많아졌다. 이번 조사 결과 지난 1984년 당시 매출 50위에 이름을 올렸던 대기업 중 86%인 43곳은 40년이 흐른 후 톱50에서 탈락하거나 아예 주인이 바뀐 것으로 조사됐다.
'대우'가 대표적이다. 이 회사는 1984년 당시 매출 1위였지만 IMF 외환위기를 맞으며 그룹 자체가 공중분해 됐다. 국제상사(10위)도 1980년대를 주름잡던 국내 대기업 중 한 곳이었지만 현재 LS네트웍스로 주인이 바뀌어 그 명맥을 이어가고는 있다.
두산그룹 소유 '동양맥주(24위)'는 이후 오비맥주 등으로 사명을 바뀌었지만 현재는 외국계 기업에 넘어간 상태다. DB그룹의 모태가 된 '미륭건설(31위)'도 이후 동부건설로 사명을 바꿔 활약해오고 있지만, 키스톤에코프라임(한국토지신탁)으로 최대주주가 달라졌다.
이번 조사 대상 기업은 금융 업종을 제외한 제조·서비스 관련 산업군 대상의 연도별 매출 상위 50위 상장 기업들이다. 매출은 개별(별도) 재무제표 기준이고, 중간에 경영 악화 등으로 주인이 바뀐 곳은 40년 연속 50위 기업에서 최종 제외했다.장우진기자 jwj17@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