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10년새 3배 가까이 컸는데
인력충원 속도가 성장 못따라가
인당 담당펀드 수·자산규모 늘며
운용소홀 이어질까 우려 목소리
인력충원 속도가 성장 못따라가
인당 담당펀드 수·자산규모 늘며
운용소홀 이어질까 우려 목소리
펀드 시장 규모가 10년새 3배 가까이 커지면서 펀드매니저 한 명이 관리해야 하는 자산도 크게 늘어났다. 펀드 설정 규모가 가장 큰 삼성자산운용의 경우 1인당 관리 금액이 1조8000억원을 넘어섰다.
2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펀드매니저가 10명 이상인 국내 자산운용사 중 삼성자산운용의 1인당 설정 금액이 1조8334억원으로 가장 컸다. 1인당 관리하는 펀드 수도 삼성자산운용이 10개로 가장 많았다.
이날 기준 펀드매니저가 10명 이상인 자산운용사는 총 32곳이었다. 삼성자산운용에 이어 미래에셋자산운용(9개, 1조1512억), IBK자산운용(7개, 8686억원), 하나자산운용(8개, 7637억원), 우리자산운용(6개, 6685억원) 순으로 1인당 펀드 설정 금액이 컸다.
사모와 공모를 더한 삼성자산운용의 전체 펀드 설정 규모는 205조원으로 집계됐다. 10년 전인 2015년 48조원에서 4배 이상 늘었다. 591개였던 펀드 수는 934개로 증가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펀드매니저 수는 33명에서 56명으로 늘어나는데 그쳤다. 같은 기간 2위 미래에셋자산운용이 펀드 설정 규모가 46조원에서 175조원으로 커지자 펀드매니저 인력도 33명에서 78명으로 2배 이상 늘린 것과 비교된다.
업계에서는 최근 10년간 상장지수펀드(ETF)를 중심으로 시장 규모가 급격하게 커지면서 자산운용사들도 인력 충원에 나서고 있지만 한계가 있다고 토로한다. 전문가가 늘어나는 속도가 시장 확대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2015년 3월 411조원 수준이었던 펀드시장 규모는 1192조원으로 커졌다. 같은 기간 5295명이었던 자산운용사 임직원 수는 1만3288명으로 늘어나며 '인력 품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펀드매니저가 담당해야 하는 금액은 커지고 있지만, 담당 인력의 경력이 짧아지고 있는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삼성자산운용 펀드매니저의 평균 경력은 2015년 7년 11개월에서 올해 5년 7개월로 줄었다. 미래에셋도 7년 9개월에서 5년 9개월로 줄어드는 등 펀드 설정 금액 기준 상위 10개 운용사 중 8곳의 펀드매니저 평균 경력이 7개월~2년 줄어들었다.
일각에서는 펀드매니저 한 명당 담당해야 하는 펀드 수와 금액이 과도하게 늘어나는 것이 운용 소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관리금액 상한이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지만, 현재 변동성에 빠르게 대응하기 어려운 수준까지 부담을 지우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투자신탁운용과 신한자산운용, 교보악사자산운용 등이 인력을 빠르게 충원하며 1인당 관리 금액을 5000억원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는 것과 같이 과도한 업무량을 줄여줄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한투운용의 경우 10년간 전체 펀드 규모가 26조원에서 55조원으로 늘어난 것에 맞춰 인력도 28명에서 56명으로 2배 늘렸다. 이에 따라 매니저 1인당 관리 금액도 4643억원에서 5815억원 수준으로 늘어나는데 그쳤다.
다만 최근 펀드 설정 금액이 늘어난 것이 대부분 ETF 영향이고, 액티브 상품과 달리 대부분 패시브로 구성된 ETF 특성상 매니저 1인당 관리 금액은 늘었지만 운용에는 문제가 없다는 해석도 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패시브 상품의 경우 운용역이 직접적인 투자 판단을 하지 않고, 종목 편출입 등을 관리하는 업무를 위주로 하기 때문에 1인당 운용 규모가 크다 하더라도 충분히 소화가 가능하다"며 "운용사별로 액티브와 패시브 유형 비중에 차이가 있기 때문에 모든 자산운용사를 동일한 기준으로 비교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김남석기자 kn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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