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롯데·흥국·메리츠 '적자'
지속적 사업 악화에 인하 고심
비대면 채널 강화시 ↓ 가능도
지속적 사업 악화에 인하 고심
비대면 채널 강화시 ↓ 가능도
1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메리츠화재를 시작으로 삼성화재,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현대해상 등이 개인용 자동차보험료를 0.6~1.0% 수준으로 내린다고 발표했다.
삼성화재와 메리츠화재는 최대 1.0% 인하하기로 했다. KB손해보험(0.9%↓), DB손해보험(0.8%↓), 현대해상(0.6%↓) 등 나머지 보험사도 각 사의 상황에 맞춰 조정안을 내놨다. 금융당국이 올해도 상생금융을 압박하며 잇달아 인하 방침을 세운 것이다. 보험사들은 이르면 3월 중순 책임 개시 계약 건부터 추가 인하 분을 적용할 예정이다.
반면 한화손해보험, 롯데손해보험, 흥국화재 등 중소형사들은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직전 3년간 대형사의 인하 행렬에 동참하며 인하 폭을 강조했던 예년과 다른 분위기다. 현재 자동차보험 부문에서 시장점유율이 3% 안팎으로 높지 않은 메리츠화재만 인하하기로 밝힌 상태다. 앞서 보험업계에선 지난 2022년 최대 1.4% 수준으로 내린 데 이어, 2023년 최대 2.5%, 지난해 최대 3.0%로 인하한 바 있다.
이들은 다른 보험사 동향을 보며 최종 조정 방침을 내놓을 계획이다. 정부의 눈치를 보며 보험료를 인상하지 않는 대신 동결하는 방안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중소형사 한 관계자는 "올해 자동차보험료 조정 방안에 대해선 아직 인하할지조차 계획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중소형사들이 인하 카드를 못 꺼내는 건 대형사보다 악화된 실적 때문이다. 대형사들이 지난해 말 누적 기준 자동차손익이 흑자를 보인 것과 달리, 적자 수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삼성화재의 지난해 연간 보험손익은 958억원으로 흑자 기조를 이어갔다. 치솟은 손해율에도 사업비용을 절감한 결과, 누적 합산비율은 100%를 밑돌았다. 같은 기간 KB손해보험 역시 87억원으로 연간 적자는 피했다. DB손해보험과 현대해상도 악화 추세인 가운데, 지난해 1~9월 누적 기준 각각 1780억원, 1630억원을 기록했다. 합산비율의 경우 다른 대형사도 100% 아래로 관리하며 양호한 수준을 보였다.
그러나 중소형사의 자동차손익은 적자를 지속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한화손해보험(-14억원), 롯데손해보험(-17억9400만원), 흥국화재(-39억6200만원) 등이었다. 메리츠화재 역시 5억원이 넘는 순손실을 냈다. 합산비율의 경우 중소형사 대부분 100%를 웃돌고 있다.
중소형사들이 자동차보험료 가격 경쟁력을 고려해 보험료를 내릴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다이렉트(CM)에 이어 보험 비교 플랫폼 등 자동차보험은 비대면 채널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지난 2023년 개인용 자동차보험 CM 가입 비중은 50%에 달했다. 대면 채널의 경우 같은 기간 약 36%로 감소세를 보였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중소형사들도 상생금융 동참 차원에서 보험료 인하를 막판까지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며 "대형사보다 자동차보험료를 추가 인하할 때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점에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임성원기자 sone@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