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한 국내 소프트웨어(SW) 기업들이 지난해 실적 반등에 성공하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글로벌 증시에서 AI 산업의 무게 중심이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로 이동하는 가운데 국내 기업들도 수익성을 입증한 것이다. 특히 AI 기반 데이터 처리, 언어모델, 클라우드, 전사자원관리(ERP), 에듀테크 등에서 서비스 수요가 증가하면서 주요 기업들의 실적 개선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18일 IT업계에 따르면 기업용 AI 솔루션 기업 피아이이(Pii)는 지난해 영업이익 96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44% 증가한 1240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은 101억원으로 83% 늘었다.
회사 측은 "미국향 AI 비전 솔루션과 데이터 기반 스마트팩토리 솔루션 매출 확대가 성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피아이이는 올해 AI 기반 비파괴 검사, 반도체·유리기판 검사 등 신규 성장동력 확보를 통해 다양한 첨단산업으로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더존비즈온은 지난해 창사 이래 처음으로 연간 매출 4000억원을 넘어섰다. 국내 기업용 소프트웨어 회사 중 연매출 4000억을 넘긴 것은 더존비즈온이 최초다.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전년 대비 13.5% 증가한 4023억원, 영업이익은 21.7% 늘어난 881억원에 달했다. AI를 활용한 ERP와 클라우드 솔루션이 실적을 견인했다. 특히 AI 업무 통합 솔루션 '원 AI'는 출시 반년 만에 2000개 기업과 도입 계약을 체결하며 빠르게 시장에 안착했다. 회사 측은 "AI 기술을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 진출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크라우드웍스는 지난해 4분기 연결 기준 매출 53억원, 당기순이익 3억9000만원을 기록하며 4분기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AI 학습 데이터 가공을 주력으로 하는 크라우드웍스는 신규 AI 사업(소비자 AI·산업 AI)의 본격적인 성장이 실적 회복을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다만 지난해 연간 기준으로는 매출 120억원, 영업손실 117억원, 당기순손실 94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부진했다. 이는 플랫폼 종사 관련 교육 예산 지연으로 교육 사업부문 매출이 감소하고, AI 관련 정부 예산 축소에 따른 공공 부문 매출 감소로 데이터 사업 부문 매출이 감소한 것이 주요 요인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크라우드웍스 관계자는 "신규 사업의 영향으로 AI 사업 부문의 성장 속도에 커지면서 향후 실적 개선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며 "신규 사업을 포함한 AI 사업 매출이 크게 증가했으며, 지난 2월에 출시한 에이전틱 AI 솔루션 '알피(Alpy)'가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어 올해 AI 사업 부문 매출도 상승세를 보일 전망"이라고 말했다.
에듀테크 기업 유비온은 올해 1분기 기준 매출 10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34% 증가한 수치다. 영업이익은 16억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이번 실적 반등은 삼성전자와 체결한 총 70억원 규모의 'DScovery(교육 플랫폼)' 개발·구독 계약이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유비온은 AI 기반 학습플랫폼을 기반으로 삼성전자 DS 부문의 학습플랫폼 사업을 진행하고 있고 AI 튜터·AI 조교, 실시간 다국어 통번역 서비스 등 다양한 AI 기반 교육 솔루션을 출시하며 기업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국내 주요 SW 기업들이 AI 기반 기술을 앞세워 실적을 끌어올리는 가운데 각사별로 AI 기술을 기존 사업과 접목하는 단계를 넘어 글로벌 시장 확장과 산업별 맞춤형 솔루션 개발로 사업을 구체화하는 모습이다. SW 업계 한 관계자는 "AI를 활용한 솔루션이 기업들의 운영 효율성을 높이고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하면서 SW 업계 전반의 실적 회복세를 견인하고 있다"며 "올해도 AI 관련 SW 기업들의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유진아기자 gnyu4@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