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종주국 수도 한복판 위치
라인프렌즈 첫번째 행사 '성황'
체험형 공간·굿즈샵 등에 호평
혼자서 70만원 상당 구입하기도
라인프렌즈 첫번째 행사 '성황'
체험형 공간·굿즈샵 등에 호평
혼자서 70만원 상당 구입하기도
11일 오후 일본 도쿄 중심지인 시부야에 자리한 라인프렌즈 스퀘어.
1층 입구에는 군복차림에 장총을 든 채 심각한 표정을 짓고 경계를 서고 있는 듯한 앳된 얼굴의 소년이 보였다. 바로 네이버웹툰 '입학용병'의 주인공 유이진, 일본명 소마 타테와키의 등신대다. 등신대 옆에는 '완벽한 용병(The Perfect Soldier)'이라고 쓰인 '입학용병' 팝업스토어 안내판이 서 있었다.
만화의 종주국 일본에서, 그것도 도쿄의 심장이라 할 수 있는 시부야의 한복판에 K-웹툰 '입학용병'의 팝업스토어가 문을 연 것이다. 경계근무 중인 듯한 그를 지나쳐 라인프렌즈 스퀘어 시부야 건물 오른편으로 돌자 팝업스토어 안내판이 지하1층을 가리켰다.
온통 검은색으로 칠해진 계단을 천천히 내려가 숲속에 은신처를 엄폐한 듯한 위장막을 거두고 안으로 들어서자 '入學傭兵'(입학용병)이라는 커다란 글자가 새겨진 검정색 스크린이 불타오르는 듯한 광경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마치 전쟁터를 연상케 하는 웅장한 사운드가 이어지면서 스크린에 웹툰 입학용병의 주요 등장인물인 넘버즈 멤버들이 하나둘씩 모습을 드러내고, 마침내 넘버즈의 리더인 유이진이 등장했다.
그리고 유이진이 자신의 할아버지가 납치돼 생사를 건 구출작전을 펼치고, 넘버즈 멤버들의 도움을 받아 무사히 할어버지를 구해내는 스토리의 주요 장면을 애니메이션으로 구성한 영상이 이어졌다. 3개 벽면에 스크린을 설치해 몰입감을 극대화한 체험형 미디어공간이다.
마치 넘버즈가 만화 속을 빠져나와 눈 앞에 살아 움직이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킬 만큼 생동감 넘쳤다. 특히, 주인공 유이진의 일본어 더빙을 담당한 성우 사이토 소마는 인기 일본 애니메이션 '하이큐!!'에서 '야마구치 타다시' 역으로 유명한 일본의 대표 성우다. 흥미롭게도 유이진의 일본명도 소마로 우연의 일치해 더욱 화제가 됐다. 팝업스토어를 방문해 영상을 관람한 팬들은 "더빙까지 완벽하다", "작품 속 장면이 현실로 살아난 느낌"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15분 분량의 영상이 끝나고 안으로 들어서자 입학용병의 모든 것을 현실 세계로 구현해놓은 듯 한 굿즈샵이 펼쳐졌다. 눈길을 끄는 것은 넘버즈 멤버들을 모두 모아 둔 등신대들이다. 군장비와 엄폐물 등을 헤치고 나와 마치 전투를 시작하려는 듯 비장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입학용병의 작화를 맡은 락현 작가가 등신대를 만들 수 있도록 멤버들의 신장까지 설정하고, 새로 캐릭터 일러스트까지 그려 제작했다.
옆에는 아크릴로 제작된 미니 등신대와 키링, 새 일러스트를 담은 캔버스 그림액자와 롤스크린, 주요 등장인물의 포토카드, 랜덤 배지, 유이진이 작중 입고 등장한 운동복, 유이진의 학생증과 SW 사원증 등 100여종의 굿즈 상품이 전시돼 있었다.
현장에서 만난 한 일본인 여성은 평소 즐겨봤던 라인망가(네이버웹툰 일본어 서비스 플랫폼)의 입학용병 팝업스토어가 열린다는 소식에 직접 현장을 찾았다고 말했다. 좋은 품질에 종류도 다양한 굿즈 상품을 두고 고민하던 이 여성은 유이진과 같은 커플룩을 꿈꾸며 운동복을 구매했다. 자신을 대학생이라 밝힌 또 다른 여성은 유이진의 학생증과 직원증을 구입하며 "라인업을 보자마자 '무조건 사야지'라고 생각했다. 휴대전화 케이스 뒤쪽에 넣어 다니고 싶다"고 말했다.
입학용병 팬들은 멀리 오사카나 시즈오카 등에서 연차까지 써가며 방문하고 있다. 남성은 30대, 여성은 20대가 주를 이룬다. 많게는 한 사람이 7만엔(한화 67만원 상당)을 구매했을 정도로 인기다. 가장 인기 있는 상품은 운동복과 학생증 같은 재현 상품과 랜덤 배지. 원작자인 YC(본명 손제호) 작가는 팝업 사인회를 마치고 운동복을 20벌이나 구입했다고 한다.
타나카 타이키 라인프렌즈 MD 겸 프로젝트 매니저는 "전세계 입학용병 팬들이 모여서 즐길 수 있는 핫스팟을 목표로 시부야에 팝업을 열었다"며 "원작을 훼손하면 안되기에 충실하게 세계관을 구현했고, 팬들이 웹툰을 현실로 느낄 수 있도록 고민했다"고 설명했다. IPX(라인프렌즈)는 일본 입학용병 독자의 1%인 1만명을 총 방문객 목표로 삼고 있다. 굿즈 상품 매출 목표액은 5000만엔(4억7700만원).
타나카 매니저는 "입학용병은 일본에서 6억 조회수를 달성한 인기 높은 웹툰이다. 라인망가와 라인프렌즈의 첫 콜라보이기에 많은 독자들을 보유하고 있고, 다양하고 풍부한 캐릭터, 뛰어난 작화라는 장점을 가진 입학용병을 선택했다"고 전했다.
한국 오리지널 웹툰인 입학용병은 가혹한 어린 시절을 보내다 평화로운 일상으로 복귀한 소년 용병이 가족과 친구의 사랑을 통해 성장해가는 통쾌한 액션극이다. 2021년 9월부터 라인망가를 통해 일본에 소개돼 연재 시작 2년 만에 라인망가 누적조회수 4억회를 돌파했으며, 2023~2024년 연속으로 연간 인기랭킹 1위를 기록했다. IPX는 지난 7일 팝업을 시작해 오는 25일까지 운영한다.
도쿄(일본)=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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