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선박 발주량이 크게 감소한 가운데 올해 1월 한국 조선업계가 전 세계 발주량의 60% 이상을 쓸어 담으며 중국을 제치고 세계 1위 자리에 올랐다. 국내 조선 3사가 지난해 13년 만에 동반 흑자를 달성한 가운데 업계에선 올해도 국내 조선업 질주가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9일 영국 조선·해운시황 분석업체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달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은 146만CGT(표준선 환산톤수·51척)로 작년 동월 대비 74% 급감했다. 한국은 이 중 90만CGT(13척·62%)를 수주해 중국을 제치고 수주량 1위를 차지했다. 중국은 27만CGT(19%)로 2위에 올렸다.
지난해 12월 한국과 중국이 각각 13만CGT(6%), 193만CGT(82%)의 수주량을 기록한 점을 고려하면 한국 실적은 크게 개선된 모습이다. 척수로는 한국과 중국이 각각 13척, 21척을 수주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은 고부가가치 대형선박을, 중국은 저가 소형선을 중심으로 수주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말 기준 세계 수주 잔량(남은 건조량)은 전월 말 대비 132만CGT 감소한 1억5679만CGT였다. 국가별 수주 잔량은 중국 9151만CGT(58%), 한국 3702만CGT(24%) 등의 순이었다.
최근 국내 조선사들은 고부가가치 선종 위주의 선별 수주 역할로 수익성을 극대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조선 대형 3사의 합산 영업이익은 2조1747억원으로, 2011년 이후 13년 만의 동반 흑자다.
HD현대의 조선 부문 지주회사인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408% 증가한 1조4341억원을 기록했다. 1년 새 이익규모가 5배가량 뛴 셈이다. 매출도 같은 기간 19.9% 늘어난 25조5386억원으로 집계됐다.
한화오션도 2020년 이후 4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매출액은 10조7760억원. 영업이익은 2379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역시 연초부터 수주 낭보를 계속 알리고 있어, 추가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프랑스 국적 글로벌 3위 선사 CMA CGM과 1만55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LNG(액화천연가스) 이중연료 추진 컨테이너선 12척에 대한 건조의향서를 최근 체결했다. 삼성중공업은 3800억원 상당의 LNG 운반선 1척 수추 계약을 체결했다.
외신에 따르면 한화오션은 세계 5위 해운사인 독일 하팍로이드 선사와 LNG 이중연료 추진 컨테이너선 6척 수주를 앞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지난달 말 클락슨 신조선가지수는 189.38로 작년 말 189.16보다 0.22 올랐다. 전년 동기 대비 5%, 2021년 1월 대비 49% 증가했다.양호연기자 hyy@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