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테이너선 수주 독식 등 중국 조선사의 매서운 추격이 이어지며 한국 조선업 경쟁력에 대한 걱정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당장은 수주 훈풍에 호황을 이어가고 있지만, 조선업계의 사이클을 고려했을 때 이후 있을 중국과의 수주 경쟁을 위해서는 인력 확보 등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조선 3사는 이미 수년간의 수주 물량을 확보한 상태지만 중국의 매서운 추격이 이어지며 우려가 커지는 분위기다. 특히 가시권에 접어든 중국 1, 2위 조선사 합병이 성사될 경우 HD현대중공업의 4배, 전 세계 조선 수주 시장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거대 조선사가 탄생한다.
게다가 최근 글로벌 선사가 연이어 발주한 대규모 컨테이너선 시리즈를 중국 조선사가 싹쓸이하며 긴장감이 감돈다. 올해 발주된 70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 이상 컨테이너선 191척 중 92.7%인 177척을 중국이 수주했기 때문이다.
국내 조선사에도 발주 문의를 했던 독일 하팍로이드는 최근 컨테이너선 30척을 모두 중국 조선소에 발주했으며, 스위스 MSC와 그리스 캐피탈 마리타임도 각각 10척의 컨테이너선을 중국에서 만들기로 했다.
중국은 인건비 등 원가 경쟁력에 따른 낮은 선가 제시와 빠른 납기, 선박 금융 지원 등을 앞세워 글로벌 선주사들을 공략하고 있다. 반면 국내 조선업계는 아직까지는 고부가 선박 등 선별 수주 전략에 나서며 수익성 높은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중국이 올해 대규모 캐파 확장에 나서며 2027년 여유 슬롯이 발생한 점도 올해 컨테이너선 수주를 독식하고 있기 때문에 LNG(액화천연가스) 선박 등에 집중할 수 밖에 없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시장에선 중국이 규모의 경제를 앞세워 조선 시장을 잠식할 경우 국내 조선업계에 적잖은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위기감이 나오고 있다. 그러면서 정부의 본격적인 정책 지원과 관심이 절실하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업계에서는 또 가격 경쟁력으로는 중국을 이길 방법이 없는 만큼, 기업 차원에서도 자율주행선박 등 차별화 된 기술력을 확보해 수익성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아울러 선박 뿐 아니라 친환경 에너지 플랜트 등 미래 유망 사업으로의 확장도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다만 당장은 선박 수요가 이어지고 있어 향후 3~4년 정도 시간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안유동 교보증권 연구원은 "최근 중국의 독식으로 2028년 슬롯도 거의 소진된 것으로 보여 HMM 중장기 투자 계획에 맞물린 컨테이너선 발주와 대만 완하이의 1만5000TEU 4~10척 발주 등 세컨티어 선사들의 추후 발주에 대한 2028년 슬롯은 한국이 가져 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양호연기자 hyy@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