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미국 정부로부터 직접 보조금 6200억원을 포함해 1조5000억원 이상의 반도체 투자 지원을 받는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는 이날 SK하이닉스의 인디애나주 반도체 패키징 생산기지 투자와 관련해 미국 반도체법에 근거해 최대 4억5000만달러(6200억원)의 직접보조금과 5억달러(6890억원)의 대출을 지원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예비거래각서(PMT)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미국 재무부는 SK하이닉스가 미국에서 투자하는 금액의 최대 25%까지 세제혜택을 제공해 주기로 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4월 약 38억7000만달러(약 5조3000억원)를 투자해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엣에 인공지능(AI) 제품을 위한 메모리 패키징 공장과 고급 패키징 R&D 시설을 건립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이를 통해 새 일자리 약 1000개가 창출되고 미 반도체 공급망 격차 해소에 기여할 것이라고 상무부는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투자와 함께 퍼듀대학 등 현지 연구기관과 반도체 연구·개발에 협력하기로 했다.
지나 러몬도 상무부 장관은 "바이든·해리스 정부의 반도체·과학법은 미국의 글로벌 기술 지배력을 강화하고 그 과정에서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한 세대 한 번뿐인 기회"라고 말했다.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은 "AI 기술을 위한 새 허브를 구축하고 인디애나주를 위한 숙련된 일자리를 창출하며 글로벌 반도체 산업을 위한 보다 강력하고 회복력 있는 공급망을 구축하는 데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인디애나 공장에서 차세대 HBM 등 AI 메모리 제품을 양산할 예정이다. SK하이닉스는 HBM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미국은 반도체기업의 미국 내 설비투자를 장려하기 위해 미국에 공장을 짓는 기업에 반도체 생산 보조금 총 390억달러, 정부 대출 750억달러를 지원하기로 했다. 지금까지 TSMC, 인텔, 삼성전자, 마이크론, SK하이닉스 등 5대 주요 반도체 제조업체들이 미국 내 설비투자 계획을 밝혔다.
업계에서는 당초 최대 약 9200억원 규모의 인센티브를 받을 것으로 예상했는데, 예상보다 더 큰 지원을 받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과거 보조금 지급 규모가 나온 대만 TSMC와 미국 인텔의 경우 전체 투자금 대비 보조금(대출 제외) 비율이 각각 10.2%, 8.5% 수준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미국 정부의 지원에 깊은 감사의 뜻을 전하며, 앞으로 보조금이 최종 확정될 때까지 남은 절차를 준수하는 데 만전을 기하겠다"며 "전세계 반도체 공급망 활성화에 기여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