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의장은 1일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서범수 사무총장의 일괄 사의 표명 요구 입장을 묻는 말에 "거기에 대해서는 답변하지 않겠다"고 했다. 정 의장은 '사실상 사의 표명을 거절한 건가'라는 질문에도 함구했다.
앞서 서 총장은 전날 여의도당사에서 한 대표와 면담을 한 뒤 기자들과 만나 "당대표가 새로 왔으니 새로운 변화를 위해 당대표가 임명권을 가진 당직자들이 일괄 사퇴를 해줬으면 한다는 의견을 전달했다"며 "(한 대표도) 동의한 것"이라고 밝혔다.
한 대표 체제 출범 이후 당직 개편을 진행 중이지만 정책위의장직을 놓고 상당한 진통이 이어지고 있다. 정 의장은 당대표 선출 후 현재까지 관행적으로 해온 사의 표명을 하지 않고 있다. 정 의장은 현 상황을 의식한 듯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도 "(모두)발언을 하지 않겠다"고 말을 아꼈다. 정 의장의 거취 문제는 비공개로 전환된 최고위원회의에서도 다뤄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 대표 비서실장인 박정하 의원은 이날 "(일괄 사의 표명 요구는) 정 의장의 부담을 좀 덜어주려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일부에서 너무 정 의장을 몰아가는 것 아니냐는 의견들이 있는데 한 대표나 현 지도부는 그런 뜻이 아니기 때문에 오히려 (사의 표명 대상) 범주를 넓혔다"고 설명했다.
박 의원은 '한 대표가 정 의장에게 거취 결정을 해 달라고 말할 수 있지 않나'라는 질문에는 "정 의장은 굉장히 온화하고 합리적"이라면서 "새 지도부가 출범하는 데 공간을 잘 만들어주는 부분을 놓고 (정 의장이) 숙고하며 이야기할 것으로 기대하며 기다리고 있다"고 답했다. 박 의원은 이어 "시간이 많지 않다"면서도 "일부에서 (정 의장을) 압박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많은데 그런 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한 대표가 정 의장을 직접 만나 설득할 계획이 있냐는 질문에는 "어제 만났지 않았나"라며 "이미 충분히 그런 방식이 아니어도 서로 간의 뜻은 전달되고 있지 않나 싶다"고 했다.
정 의장의 거취 결정 기한을 두고는 "전당대회가 끝난 지 제법 됐고 빨리 일을 시작해야 해 (당직 인선도) 최대한 빨리 (마무리)해야 한다는 당위를 갖고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임 의장 후보를 두고는 "일단 정 의장이 어떤 이야기를 하는지 보고, 충분히 판단하고 고민할 시간을 주겠다"고 했다.
한 대표는 이날 국회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정 의장으로부터 연락을 받았냐'고 묻자 "인선은우리 당의 변화와 민심을 받들어서 차분히 잘 진행하겠다"고 말했다.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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