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남성은 지난해 한 대기업에서 상사와의 갈등으로 퇴사했고, 그 이후 거주하는 아파트 단지에서 이상 증세를 보여온 것으로 전해졌다.
30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서부경찰서는 전날 오후 11시 30분쯤 은평구의 한 아파트 정문에서 약 80㎝ 길이의 장검을 휘둘러 같은 단지 주민을 살해한 혐의(살인)로 A씨(37)를 긴급체포했다.
A씨는 범행 직후 자기 집으로 달아났지만, 1시간 만에 붙잡혔다. 그는 피해자와 잘 모르는 사이인 것으로 파악됐다. 피해자는 병원으로 옮기던 중 사망했다.
경찰은 범행 동기와 자세한 사건 경위를 파악하기 위해 A씨의 병원 진료 이력 등을 조사 중이며,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조사 과정에서 A씨가 횡설수설하고 있어 정신 감정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아파트 주민들에 따르면 A씨는 평소에도 이상 증세를 보였다고 한다. A씨에 대해 알고 있는 한 주민은 "대기업에 다니던 착실한 사람이었다"며 "지난해 상사와 다퉈 불미스럽게 퇴사한 이후 정신이 이상해졌다"고 했다. A씨가 혼자 소리를 지르거나, 욕을 하기도 하고 불만이 많았다는 것이다.
또 다른 주민은 "평소 장검을 들고 다니며 놀이터 아이들에게 '칼싸움을 하자'고 하는 등 이상한 행동을 보였다고 들었다"며 "칼을 들고 난동을 부린 적도 있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관련법에 따르면 흉기로 쓰일 수 있는 칼날 15㎝ 이상의 도검을 구입할 때는 주소지 관할 경찰서로부터 소지 허가를 받아야 한다. 알코올·마약 중독자나 정신질환자, 특정강력범죄 등의 전과 기록이 있는 자 등은 소지 허가를 받을 수 없다. A 씨는 올해 초 장검 소지 허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A 씨의 집에서 다른 흉기가 발견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박양수기자 ys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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