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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석유` 리튬 매장 확인… 외국기업에 채굴권 뺏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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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기업 내세운 호주 광산기업 광업권 획득
울진은 금강송소나무로 시추 못해..조광권 얻어야 가능
국내 유망 리튬 광상 12곳에 대한 광업권을 외국 기업이 선점한 것으로 확인됐다. '하얀 석유'로 불리는 리튬은 전기차용 배터리의 주요 소재로 세계 각국이 확보경쟁을 벌이고 있다. 국내에 리튬 매장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이 뜻밖이지만, 광업권을 외국이 갖고 있다는 점도 의외다.

광업권을 보유한 기업은 호주 광산업체가 국내에 설립한 자회사다. 외국 기업에 국내 핵심 광물을 내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이 기업은 국내에 공개된 자원매장 관련 데이터를 AI에 학습시켜 리튬 매장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해 지난해 탐사·채굴권을 미리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2020년부터 야외지질조사, 지화학탐사, 지구물리탐사 등을 통해 울진과 단양을 포함한 전국 12개 리튬 유망 광상을 찾아냈다. 국내에서 리튬 부존 가능성이 높은 지역을 정밀 탐사를 통해 찾아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질자원연은 리튬 유망 광상을 찾아낸 뒤 실제 리튬 매장 여부를 조사하기 위한 탐사 시추를 진행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12개 유망 광상에 대한 광업권을 이미 지난해 말 국내 자원탐사 분야 중소기업이 확보한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

이 기업은 호주 광산업체인 아이언드라이브가 한국에 설립한 회사로 알려졌다. 현재 대전에 위치하고 있으며, 사무실 주소가 아파트로 등록돼 있을 뿐 아니라 홈페이지를 모회사인 아이언드라이브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어 실제 기업 활동을 하고 있는지 의구심을 낳고 있다. 아이언드라이브는 MS 창업자 빌 게이츠,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의장, 마윈 중국 알리바바 창업주 등이 투자해 널리 알려진 미국의 코볼드메탈스와 한국 리튬 개발을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지질자원연 관계자는 "광업권을 획득한 국내 기업이 최근 자원탐사를 위한 기초적인 연구협력을 제안한 상황이고, 리튬 자원량 정보 등을 공유해 달라는 요청을 받아 내부적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질자원연은 지난해 외국 기업이 국내에 들어와 리튬 탐사를 하고 있다는 것을 파악했지만, 12개 광상에 광업권을 받아 놓은지는 전혀 알지 못했다.

지질자원연은 광업권이 12개 광상에 모두 설정됨에 따라 난처해졌다. 우선 개발 가능성이 큰 것으로 조사된 울진과 단양 광상 중 울진은 금강송 군락지라는 점에서 시추가 불가능하다. 관할 당국인 산림청도 공식적으로 시추를 허가할 수 없다는 입장을 지질자원연에 전달했다.

단양을 포함한 나머지 광상에 대한 시추도 광업권을 확보한 기업으로부터 조광권을 받아야 가능하다. 현재로선 경북지역에서 리튬 샘플을 채취한 것으로 알려진 기업이 지질자원연에 조광권을 줄 가능성이 적은 상황이다.

지질자원연 관계자는 "울진 광상의 경우 금강송 군락지를 피해서 부분 시추하는 것을 목표로 탐사를 진행한다는 게 내부의 의견"이라며 "단양 등 나머지 광상은 기업이 조광권을 허락해야 가능한 일이기 때문에 앞으로 어떻게 될 지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한편 광업권은 등록을 한 일정한 지역에서 광물을 탐사하고 채굴할 수 있는 권리를 뜻하는 것으로, 광업법에 따라 20년 간 권리가 존속되며 6개월 이내 조사를 시작해야 한다. 6개월 단위로 연장 신청도 가능하다. 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하얀 석유` 리튬 매장 확인… 외국기업에 채굴권 뺏겼다
울진 보암광상에서 채취한 리튬 암석 모습. 지자연 제공

`하얀 석유` 리튬 매장 확인… 외국기업에 채굴권 뺏겼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이 전국 12개 리튬 유망 광상에서 채취한 리튬 암석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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