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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AI활용, 규제에 막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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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상의, 116개사 설문
76% "망분리, 저해 유발"
금융권 IT담당자 10명 중 7명이 각종 규제가 인공지능(AI) 도입·활용을 막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최대 애로사항으로 망 분리와 데이터 결합·공유 관련 규제를 지목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최근 금융지주, 은행, 증권, 보험 등 116개 금융사 IT 직무 종사자를 대상으로 AI 활용 현황과 정책 개선과제를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8일 밝혔다.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88.8%는 업무상 AI 활용이 필요하다고 답했으나, 실제 AI를 활용하고 있다는 응답은 51.0%에 머물렸다. 응답 기업의 69.6%는 AI 관련 신규사업 계획이 있다고 밝혔고, 계획이 없다는 기업은 13.2%에 불과했다.

응답자들은 AI를 많이 활용하는 분야로 동향 분석·금융상품 등(47.5%)을 꼽았다. 챗봇 등 고객 응대(41.5%), 고객분석·성향 예측(31.5%), 보이스피싱 예방 등 이상 거래 탐지(25.5%) 등이 뒤를 이었다.

AI 도입·활용에 대한 애로사항으로는 규제로 인한 활용 제한(65.7%)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인프라·기술력 부족(52.5%), 비용·인력 부족(47.1%), 금융사고 대비 미흡(42.6%), 양질의 데이터 부족(39.7%) 등을 언급했다.

AI 활용을 저해하는 구체적 규제 사례로는 망분리 규제(76.5%), 데이터 결합 규제(75.0%), 금융지주 계열사 간 데이터 공유 규제(73.3%) 등을 지목했다.

망분리란 보안상 이유로 내부망과 외부 인터넷망을 분리하는 것을 뜻한다. 우리나라는 아예 PC를 분리해 쓰는 '물리적 망분리' 방식을 규정하고 있다. 최근 개발업무는 인터넷을 통해 접근 가능한 AI 모델 등을 적극 활용하는데, 금융권은 인터넷 접속이 크게 제약돼 자체 모델·서비스 개발에 애로가 많다.

응답자들은 미국·EU 등 주요국처럼 보안 수준에 따라 논리적 망분리 방식을 선택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연구개발 목적 등 한정된 망분리 적용 예외사유를 생산성 향상 등으로 확대해줄 것을 요청했다.

데이터 결합 문제의 경우 희망하는 업체는 반드시 정부가 지정한 제3의 데이터 전문기관에 신청해 전송받고, 활용 후에는 즉시 파기하도록 돼 있는데, 동일 데이터라도 다시 필요하면 매번 결합을 신청해야 한다. 절차는 2개월 정도 소요된다.

기업들은 이러한 불편을 보완해 데이터 축적과 적시 활용을 위해 데이터를 파기하지 않고 저장·공유·개방하도록 금융샌드박스로 지정된 '금융 AI 데이터 라이브러리'서비스를 확대하고 상시 제도화할 것을 제안했다.

아울러 금융지주사들의 경우 다양한 계열사간 고객정보를 공유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현행법상 내부 경영관리 목적으로만 허용된 고객정보 공유규제를 영업·마케팅 목적으로도 확대 허용해 달라고 주장했다. 응답자들은 이 밖에도 기술 발전에 비해 느린 제도 정비 속도(61.8%), 정부 인허가 절차 지연(33.3%) 등을 개선 요청 사항으로 꼽았다. AI 활용에 따른 금융회사의 인력수요에 대해서는 '증가' 응답이 41.4%로 '감소'(6.9%) 보다 많았다. 또 향후 3년간의 인력 수요도 '증가 전망'(40.2%)이 '감소 전망'(25.5%)보다 많았다. 금융권에서는 AI의 인력 대체 효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으며, 오히려 아직은 관련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라는 뜻이다.

송승혁 대한상의 금융산업팀장은 "우리 금융사들은 각종 규제로 AI 경쟁에서 도태될 수 있다는 우려와 위기의식이 심각하다"며 "정부 정책 방향인 밸류업을 촉진하는 차원에서도 금융권의 AI 활용도 제고를 위해 각종 데이터 관련 규제를 획기적으로 개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





금융권 AI활용, 규제에 막힌다
금융사의 AI 활용 필요성과 활용도. 대한상의 제공

금융권 AI활용, 규제에 막힌다
AI 활용 저해 규제와 개선방안(복수응답). 대한상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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