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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허 괴물` 돼 친정 칼날 겨눈 삼성전자 전 부사장…美 법원 "혐오스런 행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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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허관리기업 설립해 삼성 상대 소송' 안승호 전 부사장 구속기소
기밀 누설한 삼성전자 직원·삼성디스플레이 그룹장 등도 재판행
`특허 괴물` 돼 친정 칼날 겨눈 삼성전자 전 부사장…美 법원 "혐오스런 행위"
삼성전자 내부 직원과 공모해 중요 기밀자료를 빼돌린 혐의를 받는 안승호 전 삼성전자 부사장(IP센터장)이 지난 5월 30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전자 기술 경쟁력의 근간이 되는 지식재산권(IP) 관련 업무를 담당하던 임직원들이 거꾸로 외부에 회사를 차려 기밀을 유출한 사실이 검찰 수사로 밝혀졌다.

장기간 삼성전자의 특허 방어 사령관을 맡았던 임원은 '특허 괴물'이 돼 미국에서 친정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또 그에게 내부 기밀을 누설한 직원은 재직 중 일본에 회사를 차려 '특허 브로커'로 활동하는 등 이중생활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대한민국 핵심 기업의 특허 방어를 책임지고 있는 이들이 자신이 몸담고 있는 회사를 상대로 칼을 겨누고 나선 것이다.

이들을 재판에 넘긴 검찰은 앞으로도 산업기술·영업비밀 보호를 위한 수사에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다.

서울중앙지검 정보기술범죄수사부(안동건 부장검사)는 18일 안승호 전 삼성전자 부사장(IP센터장·64)과 삼성전자 IP팀 직원 A(52)씨를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영업비밀 누설 등)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안 전 부사장은 삼성전자 IP센터의 초대 센터장을 지내며 10년간 특허 방어 업무를 총괄한 인물이다.

그는 2019년 퇴사한 직후 특허관리기업(NPE)을 설립했고, A씨를 통해 불법 취득한 삼성전자 기밀문건을 이용해 미국에서 삼성전자를 상대로 특허침해소송을 제기한 혐의를 받는다.

일명 '특허 괴물'로 불리는 NPE는 직접 생산 활동은 하지 않은 채, 보유한 특허권의 행사만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사업자다.

안 전 부사장은 NPE를 운영하면서 음향기기 업체인 미국 '테키야'를 대리해 삼성전자와 특허에 대한 라이선스를 협상하던 중, A씨가 무단 취득한 2021년 8월 삼성전자의 테키야 특허 관련 분석 보고서를 전달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안 전 부사장은 삼성전자 전 IP센터 기술분석그룹장 B씨와 공모해 보고서에 담긴 기밀정보를 분석한 다음 소송을 낼 특허를 선별해 2021년 11월 삼성전자를 상대로 9000만 달러의 합의금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삼성전자를 특허 소송으로 위협하면 라이선스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에서였다.

이들은 삼성전자를 효과적으로 위협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매출액이 큰 휴대폰 관련 특허 등을 소송 제기 대상으로 선정했다. 또 중국계 NPE와 삼성전자 내부 보고서를 공유하고 소송 비용을 투자받는 등 기밀 정보를 광범위하게 활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 텍사스 동부지법은 최근 이 소송을 기각하면서 한국 검찰의 수사 결과를 토대로 안 전 부사장이 삼성전자 내부 자료를 소송에 이용한 사실을 인정하고 "부정직하고, 불공정하며, 법치주의에 반하는 혐오스러운 행위"라고 질타했다.
검찰은 사건 관련자들을 압수수색해 이들의 범행을 입증할 물적 증거를 확보해 안 전 부사장과 A씨, B씨 등 4명을 재판에 넘겼으며, 이 과정에서 이들이 내부 보고서를 취득해 이용한 사실을 일부 인정했다고 전했다.

검찰이 이 사건 수사에 착수한 것은 2023년 3월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가 A씨 등을 영업비밀 누설로 고소하면서다.

검찰은 A씨가 재직 중 일본에 특허컨설팅 업체를 설립해 브로커로 활동하면서 2021년 8월 안 전 부사장에게 삼성전자 내부 보고서를 유출했다고 판단했다.

또 A씨가 일본의 한 필름 회사와 특허 매각 관련 협상을 하고 있던 삼성디스플레이의 출원그룹장 이모(51)씨로부터 내부 정보를 제공받아 일본 회사에 누설한 정황도 포착했다.

검찰은 이씨가 A씨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대가로 약 12만달러를 받고, 한국·미국·중국 특허법인으로부터 출원대리인 선정 등을 대가로 차명계좌로 합계 약 7억원을 상납받았다고 보고 그를 배임수재와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등의 혐의로 함께 구속기소했다.

검찰은 또 이씨와 공모해 정부에서 지원받은 사업비로 일본 회사의 무가치한 특허를 77만달러에 매수한 뒤 27만달러를 해외계좌로 돌려받아 개인적인 사업자금으로 사용한 정부출자기업 대표 C(64)씨도 업무상 배임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과거 삼성디스플레이 IP팀장(전무)으로 재직했던 C씨는 근무 인연이 있던 이씨와 함께 특허 관련 허위 자료를 작성하며 범행을 꾸민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NPE 운영자의 불법행위를 최초로 확인해 단죄한 사안"이라며 "유사 사례에서 수사를 통해 우리 기업을 보호할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최근 삼성, LG, SK 등 국내기업들이 해외 NPE들의 주요 타깃이 되면서 삼성전자는 미국에서 나흘에 한 번 꼴로 특허소송을 당하고 있다"며 "기업의 생존을 위협하고 국가 경제에 치명적인 손실을 초래하는 NPE의 불법행위에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양수기자 ys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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