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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회 선거 극우 약진 `K-방산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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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정학적 리스크 증폭 영향
'안보 불안' 동유럽 수요 기대
업계, 폴란드 등 수출 확대 모색
유럽의회 선거 극우 약진 `K-방산 기회`
K9 자주포.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

10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 입법기관인 유럽의회 선거가 종료되고 개표가 진행되는 가운데, 극우 계열의 약진이 두드러지며 K-방산 업계에 기회의 땅이 될 지 주목된다. 극우의 약진 배경에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에 따른 안보 불안이 꼽히는 만큼, 동유럽권을 중심으로 방산 수요가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현지 외신 등에 따르면, 출구조사 결과 이번 유럽의회 선거에서는 중도우파인 유럽국민당(EPP)이 184석으로 1위 자리를 유지할 전망이다. 그러나 극우인 유럽보수와개혁(ECR), 정체성과민주주의(ID)가 의석이 기존 69석에서 80석, 49석에서 53석으로 각각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극우 세력이 연대할 경우 139석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제2당인 중도좌파 사회민주진보동맹(S&D)과 의석수가 비슷해진다. 전체적으로 유럽 의회에 보수 계열의 힘이 더 강해지면서, 방산에 대한 예산 비중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분쟁 등으로 안보에 대한 불안 여론이 이번 선거에 적잖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수출업계에서는 이 같은 상황이 국내 방산 업체에 기회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무역협회는 'EU 의회 선거 관련 정당 그룹별 주요 공약 및 전망' 보고서에서 방산 육성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EU 내에 확산되고 있는 것이 국내 방산 업체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국내 방산 업체는 최근 폴란드를 비롯해 인근 국가인 루마니아, 슬로바키아 등으로 수출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

다만 EU가 역내 방산에 대한 투자와 보호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것은 변수다. EU 회원국을 중심으로 밀어주기를 할 경우, 한국 정부가 EU와의 우방국 지위를 얼마나 공고히 하느냐에 따라 수출 여부가 결정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EU 집행위원회는 지난 3월 역외 방산물자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EU 방위산업 전략(EDIS)'를 발표한 적이 있다.

최근 영국의 차기 자주포 사업(MFP)에서 한국산 자주포가 떨어지고 독일산이 선정된 것도 이러한 관계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영국이 EU를 탈퇴했으나 여전히 강력한 동맹을 맺고 있으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내에서 리더십 역할을 수행 중이기 때문이다.

여종욱 무역협회 브뤼셀지부장은 "차기 EU 의회와 집행위의 역내 산업 육성 방향이 명확해짐에 따라 EU의 그린·방위 산업 관련 가치사슬에 한국 기업이 참가할 수 있도록 정책적 관심이 필요하다"고 정부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러나 EU가 당장 방산 자생력을 키우기는 쉽지 않고, 여기에 미국 의존도를 낮춰야 하는 만큼 한국에 러브콜을 보낼 가능성이 높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유럽은 방산 물자의 약 63%를 미국에 의존하고 있다. 역외 조달 비율은 78%에 이른다.
미국 대선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과 경쟁 중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NATO 무용론을 주장하고 있는 점도 유럽의 고민거리다.

위경재 하나증권 연구원은 "무기 체계가 부족한 현시점에서 NATO에 대한 미국의 입장이 변화하고 있어 EU가 NATO 의존도를 낮추려는 것"이라며 "해외 무기 체계 도입을 견제한다는 것보다 사라져 버릴 수 있는 해외 무기 체계에 대응하기 위한 역내 무기 체계 개발에 진짜 목적이 있다고 해석하는 것이 옳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지정학적 한계를 극복할 만한 K-방산의 기술력을 보여줘야 할 시점이라고 주장한다. 예를 들어 산악 지형이 많은 한국과 지리적 특성과 비슷한 루마니아의 경우 한국산 전차·자주포 등에 대한 관심도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국내 방산 업체가 현지 생산에 적극적인 것도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4조원대 규모의 보병전투장갑차 도입 사업을 계획 중인 루마니아는 핵심 조건으로 기술 이전을 통한 현지 생산을 내걸 것으로 보인다. 폴란드도 최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의 무기 공급 계약에서 현지 생산을 요청한 적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EU 방위산업 전략(EDIS)에 따라 회원국들이 EU 자체 생산 무기를 도입할 것을 종용 받고 있다"며 "자국 보호무역주의가 확산되는 가운데 정부 차원에서의 지원과 더불어 기술력과 세일즈 차별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임주희기자 ju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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