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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세기의 1.4조 재산분할… SK 지배구조 `대격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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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노소영 이혼소송 '역대 최대 규모'… 崔, 상고 뜻 밝혀
재판부 "노태우가 무형적 도움 줘… 재산 모두 분할 대상"
[기획] 세기의 1.4조 재산분할… SK 지배구조 `대격변`
최태원(왼쪽)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지난달 16일 서울 서초동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이혼 소송 항소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태원(63) SK그룹 회장이 노소영(63) 아트센터 나비 관장에게 이혼에 따른 재산 분할로 1조3000억원이 넘는 금액을 지급하라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아직 법적 다툼의 여지는 남아있지만, 최 회장의 재산 중 상당수가 지주사인 SK㈜ 보유 주식으로 묶여있는 점을 고려하면 국내 재계 2위인 SK그룹의 지배구조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서울고법 가사2부(김시철 김옥곤 이동현 부장판사)는 "원고(최 회장)가 피고(노 관장)에게 위자료 20억원, 재산분할로 1조3808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최 회장은 노 관장과 별거 후 김희영 티앤씨 재단 이사장과의 관계 유지 등으로 가액 산정 가능 부분만 해도 219억원 이상을 지출하고 가액 산정 불가능한 경제적 이익도 제공했다"며 "노 관장이 SK그룹의 가치 증가나 경영활동의 기여가 있다고 봐야 한다"며 "최 회장의 재산은 모두 분할 대상"이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노태우 전 대통령이 최종현 전 회장의 보호막이나 방패막이 역할을 하며 결과적으로 (SK그룹의) 성공적 경영활동에 무형적 도움을 줬다고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두 사람의 재산 합계를 약 4조원으로 보고 재산분할 비율을 최 회장 65%, 노 관장 35%로 정했다. 재판부는 1조원이 넘는 재산분할 액수를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현금으로 지급하라고 했다.

이는 2022년 12월 1심에서 인정한 위자료 1억원, 재산분할 665억원 결정보다 20배 넘게 늘어난 규모다. 재산분할은 현재까지 국내에 알려진 역대 최대 규모다.

최 회장 측 변호인단은 판결 직후 곧바로 대법원에 상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최 회장 측 변호인단은 "피고(노 관장) 측 주장에 대한 입증은 단 하나도 없는 상황에서 원고 측에 대해서만 100% 입증을 하지 못하면 믿지 못하겠다며 일방적인 판단을 한 것은 사실인정의 법리 오류"라면서 "아무런 증거 없이 일방적 편견과 예단에 기반해 기업의 역사와 미래를 흔드는 판결에 동의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반면 노 관장 대리인인 김기정 변호사는 판결 직후 기자들과 만나 "혼인의 순결과 일부일처제 주의에 대한 헌법적 가치를 깊게 고민해주신 아주 훌륭한 판결"이라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최 회장의 주식회사 SK 주식이 재산분할 대상이 맞다는 항소심 판단에 대해 "선대 회장으로부터 상속받은 돈으로 산 주식이 확대·유지됐다는 상대방 주장에 증거가 없다는 판단"이라며 "부부공동재산으로 형성돼서 30년 동안 확대됐으니 나누는 것이 맞다는 것"이라고 했다.
재계에서는 대법원에서 2심과 같은 결정을 내릴 경우 SK의 지배구조에 큰 변화가 올 것으로 보고 있다.

재산분할금을 지급하기 위해 최 회장이 지분을 매각할 경우 SK의 최 회장 지배력은 약화될 수밖에 없다.

이런 약한 고리를 노리고 2003년 소버린 사태처럼 외국계 헤지펀드가 공격할 수도 있다. SK의 주력이자 국가 핵심산업인 반도체와 통신, 배터리 산업 경쟁력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란 목소리도 나온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장은 "재산 분할을 위해 SK㈜ 주식을 건들게 되면 외부에서 의도적인 공격을 받았을 때 방어가 어려울 수 있다"며 "지배구조에 다소 영향을 줄 수 있지만 일부 주식을 팔아서 지급하는 방안이 유력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장우진기자 jwj1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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